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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마니악한 오컬트 장르로 그 어려운 1000만 지붕을 뚫었다.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 '파묘'(장재현 감독, 쇼박스·파인타운 프로덕션 제작)가 한국 영화 역사상 가장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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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의 흥행 원동력이 된 'N차 관람'에 대해 특히 놀랐다는 장재현 감독은 "주변을 보면 한 번 본 사람보다 여러 번 본 관객이 많더라. '파묘'를 가지고 스토리가 생산되고 나도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것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너무 행복한 순간이었다"며 "감독이 만든 영화를 관객이 다시 만들고 나 또한 관객의 해석을 보면서 좋은 영감을 받았다. 요즘 극장가의 바뀐 풍경이기도 하다. 최근 관객을 만났는데 '파묘' 캐릭터의 생일을 묻기도 하더라. 그 정도로 '파묘'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고 나도 덕분에 큰 자양분이 된 것 같다. 한 편의 영화가 가지는 가치인 것 같고 또 다른 영화를 완성하는 과정인 것 같다. 영화가 생명력이 길어지는 게 감독으로서는 어떤 것보다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고 고백했다.
장재현 감독은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던 이스트 에그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밝히면서 관객의 상상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가장 놀랐던 부분이 오니가 언급하는 참외와 은어에 대한 해석이었다. 관객이 일본 역사를 바탕으로 해석했는데 관객의 해석을 듣고 누가 물어보면 '나도 저렇게 생각했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였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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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에 대해 장재현 감독은 "오니가 은어와 참외를 달라는 말에 화림은 은어만 준다. 일본에는 참외가 없다. 일본은 모과과의 한 종류인 마쿠와가 있는데 그 단어 자체가 고어다. 사실 현대 일본어를 배운 화림이 오니의 마쿠와 단어를 듣고 해석을 못 한 것이다. 오니가 바라는 것을 다 알아듣지 못한 화림은 패닉이었고 실제 화면에 담긴 표정도 혼란스러운 얼굴이었다. 관객이 자막을 보느라 김고은의 표정 연기를 잘 못 보고 넘어가는 장면인데 자세히 보면 김고은이 패닉에 빠진 모습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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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의 시즌2에 대해서도 "'묘벤져스'가 워낙 연기를 잘해줬고 그래서 캐릭터도 많은 사랑 받았다. 하지만 캐릭터만으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드는 게 쉽지 않다"며 "무덤이야 또 다른 곳을 파면 된다. 하지만 내겐 더 재밌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좋은 이야기를 만나서 이 캐릭터로 다시 영화를 만든다면 나도 보고 싶긴 하다. 좋은 이야기를 만나기를 기대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2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파묘'는 지난 22일 10만8890명을 동원해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파묘'의 누적 관객수는 969만9897명, 1000만 돌파까지 단 30만103명을 남겨뒀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