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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라미란(49)이 소시민 히어로로 돌아왔다.
특히 '시민덕희'는 20여년의 시간 동안 단역부터 조연, 주연 한 계단씩 올라가 대중으로부터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라미란이 타이틀롤을 맡아 코미디부터 휴먼, 액션까지 연기 대잔치를 펼쳐 눈길을 끈다. 평생 모든 돈을 보이스피싱 사기로 인해 잃어버리고 절망에 빠지지만 이내 '덕벤져스' 봉림(염혜란), 숙자(장윤주), 애림(안은진), 그리고 덕희에게 황당한 구조 요청을 보낸 보이스피싱범 재민(공명)과 함께 경찰 못지않게 수사망을 좁혀나가며 잃어버린 돈을 되찾기 위해 두 팔을 걷는 소시민 히어로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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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개인적으로는 코미디에 강한 배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코미디 연기를 좋아해 주는 대중들도 이제 나를 보면서 '코미디로는 볼 거 다 봤다'라는 느낌이 들 것 같다. 코미디에 대한 기대가 있다면 앞으로 좀 더 분발하겠다"고 웃었다.
이어 "때로는 시청자가 원하는 모습이 아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있다. 캐스팅되는 입장으로 내가 늘 원하는 작품만 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나름의 선택을 하고 집중을 하려고 한다. 코미디가 아닌 작품도 많이 했지만 아직 대중은 코미디 장르를 더 좋아해주는 것 같은데 그 기대를 깨고 싶은 마음도 있다"며 "내 나름대로 장르를 많이 섞고 있다. 올해 방영 예정인 tvN '텐트 밖은 유럽-남프랑스 편'도 그렇고 JTBC '나쁜엄마'도 그렇다. 사실 '나쁜엄마' 방송 때 '텐트 밖은 유럽'이 방영될 예정이었는데 너무 온도 차가 있어서 미뤄졌다. 그만큼 계속 나를 환기시키려고 노력했다. 대중은 잘 되는 것만 보고 드러나는 것만 보이니까 늘 같은 느낌으로 보일 수 있다. 그래도 너무 안 보이면 잊힐 수 있다. 나라는 사람이 있다는 걸 대중이 잊을까 봐 두렵다. 2021년 제41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는데 그것도 벌써 받은 지 몇 년 됐다. 내 존재감 자체를 잃고 싶지 않다. 몇 년에 한 번씩 좋은 작품을 하는 분도 있는데 그게 정말 쉽지 않더라. 지금도 다음 작품이 없으면 불안하다"고 고백했다.
라미란은 "지금도 다음 작품에 대한 불안감이 있지만 그래도 나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큰 행운이 왔고 그 행운을 잘 잡았구나 싶다.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는데 생갭다 너무 잘 된 것 같다. 이 행복이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그 상황을 즐기려고 하고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가지려고 한다. 너무 많이 나와서 노출돼 지겨울 수 있고 대중에게 읽혀 재미가 없어질 수도 있다. 그래도 대중에 나를 보며 '왜 또 나왔어'라는 반응보다 안정감과 편안함을 주는 반가운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시민덕희'는 라미란, 공명, 염혜란, 박병은, 장윤주, 이무생, 안은진 등이 출연했고 신예 박영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4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