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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꼭 11명의 희생이 필요했을까.
블록베리는 지난달 스태프에 대한 폭언 등 갑질을 했다는 이유로 인기 멤버인 츄를 팀에서 제명, 퇴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팬들은 크게 반발했고, 츄 또한 "팬들에게 부끄러울 만한 일은 하지 않았다"고 맞서며 논란은 가중됐다. 츄는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항상 밝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보여왔고, 광고주와 스태프까지 "츄가 갑질을 했을 리가 없다"며 편을 들고 나서며 블록베리에 대한 여론은 크게 악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달의 소녀가 컴백하더라도 츄 관련 이슈에 부딪혀 원하는 대로 활동을 전개할 수 없으니 차라리 여론이 안정될 때까지 컴백을 미루겠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츄 한 명의 사태로 11명이 희생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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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결정권을 가진 A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에게 불만을 표출하고 불신을 드러내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고 하지만, 해당 스태프는 말 그대로 블록베리 소속 직원일 뿐 큰 권한은 없다. 스케줄 변동 또한 윗선에 보고하고 허락을 받아야 하는, 그저 '미생'에 불과한 인물이다. 그런 스태프에게 다짜고짜 화를 내고 깔아뭉개는 태도는 또 하나의 폭력에 불과하다. 수익은 3대 7로, 비용은 5대 5로 나누는 등 불공정 계약에 화가 난 츄의 마음이야 이해하겠지만, 가해자도 아닌 일반 스태프에게 화풀이를 하는 건 과한 행동이었다.
더욱이 대화 내용을 좀더 살펴보면 츄는 단체 활동에도 제약을 걸고 있다. 자신의 대기시간을 줄여달라거나, 이런 식으로 자신을 대한다면 단체 활동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거나, 활동 시간 자체를 축소해달라는 등 팀 활동과 멤버들을 고려하지 않은 여러가지 발언을 했음이 드러난다. 즉 츄 또한 100% 피해자는 아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츄는 새로운 소속사에 둥지를 틀고 EBS '공상가들', MBC '심야괴담회' 등에 잇달아 출연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 대신 다른 11인의 멤버들은 소속사와 츄의 싸움에 등이 터졌다. 불필요한 비난 여론에 직면했을 뿐 아니라 츄의 이탈로 팀의 사기가 꺾이고 공백이 생겼다. 심지어는 열심히 준비한 앨범마저 발매하지 못하게 됐다. 이달의 소녀는 츄 한명의 팀이 아니다. 츄 하나 때문에 11인의 희생이 강요되어서는 안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