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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박해일(45)이 서스펜스 멜로 영화 '헤어질 결심'(박찬욱 감독, 모호필름 제작)에 대해 "오랫동안 연기하면서 처음 느낀 감정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헤어질 결심' 속 여러 명장면 중 송서래(탕웨이)의 실체를 알게 된 장면과 송서래의 진심을 알게 된 이후 바닷가 엔딩 장면을 가장 힘들게 촬영했다 꼽은 박해일은 "장해준이 송서래의 집에서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라고 말하는 신이었다. 어떤 톤으로 또 어떤 감정으로 장해준의 감정을 표현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았다. 내가 붕괴된 느낌이었다. 내 기질에서 전혀 해보지 못한 연기와 상황이었다. 난리도 그런 난리가 아니었다. 박찬욱 감독도 옆에서 이렇게 도와주고 저렇게 도와주고 애를 써줬다. 촬영이 있기 사흘 전부터 세트에 방문해 혼자서 중얼중얼하며 연습했다. 촬영하는 순간까지도 감정을 놓치기 싫어 고민이 컸고 난감했는데 결과적으로 박찬욱 감독이 멋진 장면을 만들어 줬다"고 곱씹었다.
이어 "엔딩인 바닷가 장면은 신기한 경험을 했다. 송서래를 찾기 위해 바닷가에 뛰어 들어가는 신인데 갑자기 블랙아웃이 되면서 아무 기억이 나지 않았다. 혹자는 이런 상태를 무아지경이라고도 하고 무중력 상황에 걷는 기분이라고도 한다. 순간 주변에 스태프, 카메라가 모두 사라지고 블랙아웃이 됐다. 스스로도 장면에 완벽히 집중하는 줄도 모르고 연기했던 것 같다. 또 송서래와 처음 만나는 취조실에서도 탕웨이의 작은 호흡 소리에 집중하다 보니 무중력 상태가 된 기분을 느꼈다. 작품을 이렇게 빠져서 연기한 적이 거의 처음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