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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아바타, 아바타를 넘다"…'아바타2' 13년 공백→3시간 12분 러닝타임에도 역시는 역시(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2-12-13 16:43 | 최종수정 2022-12-14 08:27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비주얼 쇼크를 목도하게 될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강산이 변하고도 남을 시간에 더욱 광활하고 신박한, 또 심오한 메시지와 충격적인 영상 혁명을 선보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판도라 행성에서 새로운 가정을 일군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와 네이티리(조 샐다나)에게 욕심을 굽히지 않는 인간들의 무자비한 위협과 공격이 다시 시작되면서 겪게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이하 '아바타2').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제이크 설리·네이티리의 고난과도 같은 여정과 새로운 터전에서 힘겹게 적응하고 화합하며 성장하는 가족애를 전면에 내세운 '아바타2'가 마침내 오늘(14일), 전 세계 최초 한국에서 개봉했다.

앞서 2009년 12월 17일 개봉한 전편 '아바타'는 우주에서 펼쳐지는 모험과 전쟁을 주요 소재로 삼은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로 지구 에너지 고갈 문제에 직면한 인류가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판도라 행성의 원주민 나비족과 전투를 벌이는 신선한 스토리를 담아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그동안 본 적 없는 혁명적인 3D 기술로 압도적이고 새로운 비주얼을 선사, 영화적 쾌감을 극대화한 작품으로 영화사(史) 지갗동을 일으켰다. '아바타'는 개봉 당시 영화계 혁명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만 1362만4328명의 관객을 동원한 '아바타'는 한국 영화 시장 최초의 외화 1000만 시대를 열었고 현재까지 역대 외화 흥행 3위 기록하며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비단 국내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28억9734만달러(약 4조667억원)를 달성하며 13년째 역대 월드와이드 최고 흥행 수익 기록을 보유한 세계 최고의 흥행작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러한 월드와이드 최고의 마스터피스로 거듭난 '아바타'는 무려 13년의 긴 공백기를 끝내고 엄청난 기대 속 후속편 '아바타2'로 컴백, 2022년 겨울 극장가 대미를 장식할 올해 마지막 블록버스터로 화룡점정을 찍게 됐다.

13년 만에 등판한 '아바타2'는 기대보다 더 장엄하고 묵직한, 여기에 더 섬세해진 터치로 완성된 고퀄리티 비주얼로 관객의 오감을 제대로 충족시켰다. 역시는 역시. 명불허전 품격을 제대로 증명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한계 없는 아이디어와 상상력, 그리고 이러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세계관을 뒷받침해주는 수준 높은 기술력을 몽땅 때려 부은 초호화 명품 종합선물세트 '아바타2'로 위기의 전 세계 영화계에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다시 극장을 찾은 '아바타2'는 스토리부터 특별했다. 제이크 설리가 나비족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이 속에서 펼쳐진 네이티리의 로맨스가 '아바타' 세계관의 기틀을 구축했다면 '아바타2'는 본격적으로 가족으로 시선을 확장해 남녀노소 구분 없는 공통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사랑의 결실인 장남 네테이얌(제이미 플래터스), 차남 로아크(브리튼 달튼), 막내 투크티리(트리니티 블리스)를 주축으로 뇌사에 빠진 그레이스 오거스틴(시고니 위버) 박사의 딸 키리(시고니 위버)를 입양하고 또 전편에서 인간들이 철수할 당시 너무 어려 지구로 가지 못한 남겨진 인간 아이 마일스 소코로, 일명 스파이더(잭 챔피언)까지 품은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 서로 다른 생김새와 성향, 정체성까지 쉽사리 융화될 수 없는 이들이 끊임없이 부딪히고 갈등하면서도 끝내 뭉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피보다 진한 정(情), 그리고 심연에 자리 잡은 가족애다. 아버지가 된 제이크 설리와 어머니가 된 네이티리는 가족을 지키는 힘의 원동력인 부성애와 모성애를 기반으로 의미 있는 성장을 완성했다.


또한 열대우림에서 바다로 배경을 옮긴 '아바타2'는 전작을 뛰어넘는 역대급 비주얼을 선사하며 혁명적인 기술력의 집대성을 펼쳐냈다. 환상의 산호섬에서 살고 있는 멧케이나족을 '아바타2'에 배치, 환상적인 해양 세계의 진수를 선보였다. '나비족의 해군 특수부대' 버전이기도 한 멧케이나족은 토노와리(클리프 커티스)와 로날(케이트 윈슬렛)이 이끄는 부족으로 '아바타2'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열대우림에 최적화된 나비족 제이크 설리·네이티리와 달리 꼬리가 더 두껍고 피부는 상어와 비슷, 바다색을 띠고 있는 피부까지 색다른 비주얼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떠돌이가 된 제이크 설리·네이티리 가족을 부족의 일원으로 받아주는 중요한 키플레이 역할을 도맡았다.


본격 해양 시대를 연 '아바타2'는 VFX의 극악 난이도로 불리는 물 CG를 실제보다 더 실제처럼 표현하며 압도적인 기술력을 과시했다. HFR(High Frame Rate), HDR(High Dynamic Range) 등 최고의 기술 레벨을 적용한 '아바타2'는 무엇보다 90만 갤런의 물탱크에 주연 배우들이 직접 들어가 온전히 숨을 참고 수중 퍼포먼스를 구현하면서 리얼리티를 극대화한 지점도 백미 중의 백미다. 또한 어마어마한 사이즈의 바다 생명체 툴쿤부터 독특한 모습의 수중 크리처들이 대거 등장해 경이로운 '아바타' 세계를 더욱 아름답게 펼쳐냈다.

전편에 이어 인류의 멈추지 않는 탐욕과 더욱 심각해진 환경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지점도 눈길을 끈다. 해양 생물을 향한 인간의 끔찍한 사냥과 학대는 환경문제를 외면했던 양심에 정곡을 찌르며 강력한 경종을 울린다.


이렇듯 오직 극장에서만 체감할 수 있는, 극장이기에 가능한 쾌감의 집대성인 '아바타2'는 13년의 기다림이 헛되지 않았다. 가히 영상 혁명이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새로운 역작이 추가됐다.

물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다양해진 OTT 플랫폼이 쏟아지면서 대세로 자리 잡은 숏 폼 콘텐츠에 익숙해진 관객이 '아바타2'의 역대급 러닝타임인 192분(3시간 12분)을 어떻게 참을 수 있을지 우려를 낳기도 한다. 더불어 영화는 물론 드라마를 통해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가족애 코드를 국내 관객이 장장 3시간 동안 극장 안에서 오롯이 집중하며 몰입할 수 있을지도 '아바타2'의 장벽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최근 열린 내한 기자회견에서 "같은 돈을 내고 퀄리티 높은 콘텐츠를 길게 보면 더 좋은 것 아닌가? 영화가 형편없는 게 아닌 이상 좋은 영화를 길게 보는 것은 여러모로 이득이다. 좋은 것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친바 있다. 다다익선(多多益善)이 될지, 과유불급(過猶不及)이 될지 주사위는 던져졌다. 그가 '아바타2'로 '아바타'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2022년 마지막 극장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아바타: 물의 길'은 조 샐다나, 샘 워싱턴, 시고니 위버, 우나 채플린, 지오바니 리비시, 스티븐 랭, 케이트 윈슬렛, 클리프 커티스, 조엘 무어, CCH 파운더, 맷 제랄드 등이 출연했고 제임스 카메론이 메가폰을 잡았다. '아바타2'는 오늘(14일) 전 세계 최초 한국 개봉했다. 쿠키 영상은 없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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