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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비주얼 쇼크를 목도하게 될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강산이 변하고도 남을 시간에 더욱 광활하고 신박한, 또 심오한 메시지와 충격적인 영상 혁명을 선보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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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등판한 '아바타2'는 기대보다 더 장엄하고 묵직한, 여기에 더 섬세해진 터치로 완성된 고퀄리티 비주얼로 관객의 오감을 제대로 충족시켰다. 역시는 역시. 명불허전 품격을 제대로 증명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한계 없는 아이디어와 상상력, 그리고 이러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세계관을 뒷받침해주는 수준 높은 기술력을 몽땅 때려 부은 초호화 명품 종합선물세트 '아바타2'로 위기의 전 세계 영화계에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사랑의 결실인 장남 네테이얌(제이미 플래터스), 차남 로아크(브리튼 달튼), 막내 투크티리(트리니티 블리스)를 주축으로 뇌사에 빠진 그레이스 오거스틴(시고니 위버) 박사의 딸 키리(시고니 위버)를 입양하고 또 전편에서 인간들이 철수할 당시 너무 어려 지구로 가지 못한 남겨진 인간 아이 마일스 소코로, 일명 스파이더(잭 챔피언)까지 품은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 서로 다른 생김새와 성향, 정체성까지 쉽사리 융화될 수 없는 이들이 끊임없이 부딪히고 갈등하면서도 끝내 뭉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피보다 진한 정(情), 그리고 심연에 자리 잡은 가족애다. 아버지가 된 제이크 설리와 어머니가 된 네이티리는 가족을 지키는 힘의 원동력인 부성애와 모성애를 기반으로 의미 있는 성장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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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해양 시대를 연 '아바타2'는 VFX의 극악 난이도로 불리는 물 CG를 실제보다 더 실제처럼 표현하며 압도적인 기술력을 과시했다. HFR(High Frame Rate), HDR(High Dynamic Range) 등 최고의 기술 레벨을 적용한 '아바타2'는 무엇보다 90만 갤런의 물탱크에 주연 배우들이 직접 들어가 온전히 숨을 참고 수중 퍼포먼스를 구현하면서 리얼리티를 극대화한 지점도 백미 중의 백미다. 또한 어마어마한 사이즈의 바다 생명체 툴쿤부터 독특한 모습의 수중 크리처들이 대거 등장해 경이로운 '아바타' 세계를 더욱 아름답게 펼쳐냈다.
전편에 이어 인류의 멈추지 않는 탐욕과 더욱 심각해진 환경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지점도 눈길을 끈다. 해양 생물을 향한 인간의 끔찍한 사냥과 학대는 환경문제를 외면했던 양심에 정곡을 찌르며 강력한 경종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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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다양해진 OTT 플랫폼이 쏟아지면서 대세로 자리 잡은 숏 폼 콘텐츠에 익숙해진 관객이 '아바타2'의 역대급 러닝타임인 192분(3시간 12분)을 어떻게 참을 수 있을지 우려를 낳기도 한다. 더불어 영화는 물론 드라마를 통해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가족애 코드를 국내 관객이 장장 3시간 동안 극장 안에서 오롯이 집중하며 몰입할 수 있을지도 '아바타2'의 장벽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최근 열린 내한 기자회견에서 "같은 돈을 내고 퀄리티 높은 콘텐츠를 길게 보면 더 좋은 것 아닌가? 영화가 형편없는 게 아닌 이상 좋은 영화를 길게 보는 것은 여러모로 이득이다. 좋은 것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친바 있다. 다다익선(多多益善)이 될지, 과유불급(過猶不及)이 될지 주사위는 던져졌다. 그가 '아바타2'로 '아바타'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2022년 마지막 극장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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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