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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수영 향한 애정행각, 눈치 안 봐"…'압꾸정' 정경호, '까칠 장인' 탈 쓴 '찐 사랑꾼'(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2-11-29 12:00 | 최종수정 2022-11-29 15:32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작품보다 사람이 먼저인 배우 정경호(39). 인연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그의 연기론은 따뜻한 인간미가 넘쳐 흘렀다.

코미디 영화 '압꾸정'(임진순 감독, 빅펀치픽쳐스·홍필름·비에이엔터테인먼트 제작)에서 실력 톱 성형외과 의사 박지우를 연기한 정경호. 그가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압꾸정'을 선택한 이유부터 작품에 쏟은 노력과 열정, 배우들의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자신했다.

성형의 메가 압구정동의 한 성형외과를 배경으로 의사와 사무장이 사건에 휘말리며 예상치 못한 사업을 펼치게 된 이야기를 풀어낸 영화 '압꾸정'은 충무로의 MCU(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 세계관을 확고히 구축한 배우 마동석의 새로운 코미디 장르로 많은 관심을 끌었다. 무엇보다 '압꾸정'은 '범죄도시' 시리즈를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빅펀치픽쳐스·홍필름·비에이엔터테인먼트가 의기투합해 다시 한번 시너지를 발휘, '범죄도시' 시리즈와는 또 다른 결의 유쾌한 장르 영화로 11월 마지막 극장 출사표를 던졌다. 호쾌한 액션이 아닌 유쾌한 말맛과 신명 나는 캐릭터들의 케미로 강력하게 업그레이드돼 관객을 찾았다.

특히 '압꾸정'은 2020년, 2021년 방영된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 이후 스크린으로 컴백한 정경호의 활약이 많은 관심을 끌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흉부외과 과장 김준완과 또 다른 까칠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의 성형외과 의사 박지우로 변신한 정경호. 박지우는 한때 압구정에서 잘나가던 최고 실력의 성형외과 의사였지만 현재는 면허 정지가 된 신세로 재기를 꿈꾸는 인물이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냉철한 비즈니스 세계인 압구정에서 우연히 강대국(마동석)을 만나게 되면서 변화하는 유쾌한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 관객의 웃음을 확실히 보장한다.


이날 정경호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을 끝내고 '압꾸정' 시나리오를 받았다. 영화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는데 같은 의사 캐릭터를 연결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역할 자체도 까칠하고 안하무인한 부분이 '슬기로운 의사생활' 캐릭터와 비슷해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게 됐다.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의 직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강대국(마동석)과 앙상블이 중요하지 캐릭터의 직업은 장치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 부분에 힘을 얻어서 마동석 형과 티키타카에만 집중하려고 했다. 의사 역할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어려움을 다시 느꼈고 이번 작품도 쉽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코미디 연기에 대한 어려움도 상당했다는 정경호는 "코미디 연기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우리만 웃겨서 되는 일이 아니다. 코미디 장르는 '우리만 웃느냐. 남들도 같이 웃기느냐'의 문제다. 공감의 조건이 조심스럽게 드라마라고 생각하는데 '압꾸정'은 그런 부분을 잘 살린 것 같다. 슬픈 감정도 어렵지만 남들을 웃기게 하는 것은 드라마의 힘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압구정에서 로케이션을 진행한 것에 "영화에 등장하는 장소 중 80% 이상 서울 압구정동에서 촬영했다. 이렇게 촬영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압구정동에서 촬영을 했다. 압구정동은 개인적으로 욕망의 도시라고 생각한다. 성공하고 싶은 사람들이 꽉 차 있는 동네, 그리고 성공하고 싶은 욕망덩어리만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압꾸정'이 그런 스토리로 촬영을 해 감회가 새로웠다"고 덧붙였다.


전작들을 통해 '까칠 연기 장인' '예민 보스'라는 수식어를 얻게 된 정경호는 "평소에는 까칠한 표현을 잘 안 하는 편이다. 정말 친한 사람들에게 툭툭 이야기할 때 아주 가끔 그런 모습도 나온다고 하더라. 그래도 까칠한 편은 아닌 것 같다. 보이는 부분에서 마르고 예민해 보여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핑계 아닌 핑계인 것 같지만 20년 정도 연기를 해왔고 그중 10여년 정도 까칠한 연기를 맡으니까 실제로도 살이 안 찐다. 지금 촬영하고 있는 역할도 섭식장애가 있어서 더 까칠해 보인다. 이번까지만 하고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예전에는 이미지가 굳혀진 것에 두려움이 있었다. 과거에는 늘 같은 모습이고 비슷한 연기 톤의 상황을 연기하는 것을 기피하고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적지 않은 마흔이라는 나이를 접하게 됐고 새로운 시나리오인 '압꾸정'에서 같은 성향의 캐릭터를 접하다 보니 내 나이대에 할 수 있는 까칠함도 충분히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20~30대 까칠함과 40대 때의 모습이 다르지 않을까? 아무리 비슷한 역할이라고 해도 다른 점을 찾아야 하는 게 배우의 숙제인 것 같다. 물론 다른 캐릭터 연기도 하고 싶다"고 웃었다.

이어 "20대 때는 내 멋에 취해 연기했다. 30~40대 접어들면서 잘하고 싶고 꿈꿔왔던 배우라는 직업이 내가 집중하지 못하고 열심히 하지 않으면 좋은 기회가 스스로 없어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책임감 있게 '이거 아니면 안 된다'라는 마음으로 임하게 됐다. 차기작에서 전도연 선배와 연기를 같이 하게 됐는데 20대에 꿈꿨던 선배와 멜로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더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오랜 절친인 마동석과 호흡을 맞춘 소감도 털어놨다. 정경호는 "20년 전 데뷔 하기 전 마동석 형을 알게 됐다. 마동석 형이 운동을 할 때 나도 운동을 막 시작할 때였다. 끊임없이 같이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인연이 잘 안 닿아 이렇게 만나게 됐다. '압꾸정'으로 만나 좋은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마동석 형은 지금도 제작을 많이 하고 있지 않나? 현재도 3~40편 제작하고 있더라. 정말 한국 영화계에 좋은 영향을 주는 배우인 것 같다. 여러 배우, 제작진에게 기회를 주는 것 같다. 영화 한 편이 만들어지기 쉽지 않은데 그런 부분에서 마동석 형은 연결을 잘 시켜주는 것 같다. 내게도 작품을 많이 권하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시도를 할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신인 배우, 신인 감독, 제작사 등 많은 기회를 주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오늘(29일) 아침에도 마동석 형에게 문자를 보냈다. 어제(28일)도 VIP 시사회에서 많이 놀랐다. 3~400명 가까이 사람들과 인사하고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놀랐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장문의 느낌을 보냈다. 어른이 되어가는 입장에서 마동석 형을 보면서 많이 느꼈다"고 마음을 전했다.


10년째 열애 중인 소녀시대 출신 배우 수영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잊지 않았다. 앞서 정경호와 수영은 2012년 교회를 통해 인연을 맺었고 2014년 공개 열애 후 현재까지 예쁜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정경호는 "나는 보통 한번 인연을 맺으면 오래 가는 편이다. 여자친구와도 10년 가까이 만나고 있는데 결혼은 시기가 되면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서로 아직은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이제는 열애에 있어서 많은 눈치, 의식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여자친구와 시간이 오래됐고 많은 추억이 생겼다.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눈 사람이기도 하지 않나?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따지고 보면 여자친구와만 고민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어제 VIP 시사회에 보러 와줬고 재미있다는 이야기해주더라. 서로 연기를 하는 배우로서 배려 때문에 평가 보다는 응원을 하려고 하는 편인 것 같다"고 수줍게 고백했다.

연예계 대표 소식좌로 불리는 정경호는 "나는 소식좌가 맞는데 여자친구는 소식좌가 아니다. 실제로 여자친구에게 반한 이유 중 하나가 복스럽게 많이 먹는 것 때문인 것 같다"며 "마동석 형님도 연애를 오래 한 뒤 혼인신고를 하셨고 오나라 누나도 오래 연애를 이어가고 있지 않나? 셋이 만나면 늘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고 수줍게 웃었다.

'압꾸정'은 샘솟는 사업 아이디어로 입만 살아있는 압구정 토박이가 실력 톱 성형외과 의사와 손잡고 K-뷰티의 시조새가 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마동석, 정경호, 오나라, 오연서 등이 출연했고 '동네 사람들'의 임진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30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쇼박스,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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