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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 "상 줄 맛 난다"…청룡 D-2, 기쁨과 감동으로 가득찼던 순간들

안소윤 기자

기사입력 2022-11-22 08:32 | 최종수정 2022-11-23 07:22


황정민, 천우희, 진선규, 구교환(왼쪽부터).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국내 최고 권위의 영화 시상식, 청룡영화상은 배우들의 스토리가 담긴 수상 소감을 통해서 비로소 완성된다.

그동안 배우들은 기쁨의 눈물로 수상 소감을 전하며 영화 같은 명장면들을 탄생시켰다. 지난 한 해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영화인에게 주어지는 상인만큼, 배우들 역시 진심이 담긴 소감으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오랜 무명 설움을 딛고 일어선 황정민

황정민의 '밥상 소감'은 현장에 있던 관객뿐 아니라, TV로 지켜보던 시청자들에게도 큰 울림 선사했다. '너는 내 운명'에서 지고지순한 시골 총각을 연기한 그는 2005년 제26회 청룡영화상에서 데뷔 이래 첫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10년의 무명 생활 끝에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된 황정민은 "60여명 정도 되는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멋진 밥상을 차려주면, 저는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된다"고 소감을 남겨 객석을 감동 물결로 가득 채웠다. 또 작품을 함께 만들어간 모든 스태프, 배우들에 공을 돌린 황정민은 겸손의 미덕까지 갖춘 배우의 면모를 여과 없이 보여줬다.


동료 배우들도 울컥하게 만든 천우희

자신의 이름 세 글자가 호명되자 감격의 눈물을 쏟아낸 천우희는 진심 어린 수상 소감으로 동료 배우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천우희는 2014년 제35회 청룡영화상에서 '한공주'로 생애 첫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당시 손예진, 김희애, 전도연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수상의 기쁨을 누리게 된 그는 "유명하지도 않은 제가 이렇게 큰 상을 받다니… 저에게 이 상은 포기하지 말라는 뜻으로 주신 것 같다. 앞으로도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겠다"라며 배우로서 포부를 밝혔다. 천우희의 한계 없는 열연이 빛을 발했던 영화 '한공주'는 한국 독립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게 됐다.


웃음과 감동 동시에 안겨준 진선규

진선규의 눈물 소감도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2017년 흥행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영화 '범죄도시'에서 조선족 조직폭력배로 등장한 진선규는 제38회 청룡영화상의 남우조연상 주인공이 됐다. 마치 스크린 속 캐릭터가 그대로 튀어나온 듯, 머리를 짧게 깎고 무대에 오른 그는 "저 조선족, 중국에서 온 사람 아니고요. 대한민국 국민입니다"라는 짧은 멘트 하나로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만들었다. 꾸밈없이 솔직한 모습을 드러낸 진선규는 그저 영화를 사랑하는 배우로서의 순수한 열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기생충' 릴레이 소감의 창시자 안나푸르나필름 이안나 대표

2019년은 영화 '기생충'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영화 최초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과 미국 아카데미 4관왕 영광을 안은 '기생충'은 제40회 청룡영화상에서도 가장 강력한 수상작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현장에 있던 모든 이들이 '기생충'의 수상 장악을 예측했을 때, 촬영조명상 수상의 영예는 '스윙키즈'에게로 돌아갔다. 이날 김지용, 조규용 감독을 대신해서 무대에 오른 안나푸르나필름 이안나 대표는 "'기생충'이 받을 줄 알고 아무것도 준비를 안 했다"며 함께 후보에 오른 '기생충'에 감사 인사를 전하는 동시 센스 있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후 배우 조우진, 정우성, 조여정이 이 대표의 수상 소감을 패러디하며 현장 분위기를 더욱 유쾌하게 만들기도 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구교환

지난해 열린 제42회 청룡영화상에서는 배우 구교환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청정원 인기스타상을 수상한 구교환은 영화 '모가디슈' 팀의 류승완 감독과 배우 조인성, 김윤석 등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무대 아래서 선후배들과 기쁨을 나눈 구교환은 "제가 '모가디슈'팀에게 인기 많은 줄은 알았는데 밖에서도 인기가 많은 줄은 몰랐다. 파이팅"이라는 힘찬 소감으로 객석을 휘어잡았다. 더불어 해당 클립 영상을 본 네티즌들까지 "상 줄 맛 난다",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리액션"이라고 뜨거운 호응을 보내며 다시 한번 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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