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김설현과 임시완의 무해한 케미스트리가 안방을 물들이고 있다.
그렇게 대범의 도움으로 부동산을 찾은 여름은 폐허가 된 당구장을 소개받고 고민에 빠졌다. 건물주 아들 성민(곽민규)은 입주를 반대하며 "여기 빈 지 20년 됐거든. 여기서 사람이 죽어 나갔어"라고 겁을 줬다. 부동산 사장은 다급하게 월세 5만원을 제시했고, 여름은 1년 6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솔깃해 계약했다. 비록 불도 켜지지 않고 아무것도 없는 건물이지만, 여름은 이제 내 집이 된 당구장에서 첫날밤을 보내며 행복해했다.
다음날 여름은 서울에서 하지 못했던 일들을 안곡에서 실천하기 시작했다. 아침 하늘을 여유롭게 감상하고, 도서관 회원 카드를 만들었다. '여기서는 남 눈치 보지 말고 살자. 내 뜻대로'라고 결심한 여름은 순댓국에 낮술을 즐기며 자유를 만끽했다. 이러한 로망 실현의 대가는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돌아와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그 뒤를 따라 나온 대범은 가방을 전해주기 위해 처음 말문을 떼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손짓, 메모로만 대화를 나눴기에 여름은 대범이 말을 못하는 줄 알고 있었다. 창피함에 고맙다는 인사도 못하고 자리를 피한 여름은 "말할 수 있는거야?"라고 놀라워했다. 안곡살이 이틀 만에 진상 주민이 된 여름은 '그래. 이제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다. 후회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살아주자'라고 다시 한번 다짐, "할 수 있다!" 스스로 기합을 넣으며 힘찬 엔딩을 완성했다.
여름과 대범 그 자체가 된 김설현, 임시완의 케미는 보는 내내 미소를 유발했다. 김설현은 만취해 주정을 부리고, 온 힘을 다해 화장실을 참는 여름의 모습을 귀엽고도 사랑스럽게 그려냈다. 임시완은 말수가 적은 대범을 순수하고 따뜻한 캐릭터로 그려내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몇 마디 대사만으로도 대범의 매력을 끌어올린 임시완의 탁월한 캐릭터 표현력이 빛났다. 오해, 화장실 소동으로 꼬여버린 두 사람이 앞으로 어떤 인연을 이어갈지 기대감을 높였다.
뿐만 아니라 이날 방송에서는 물건을 훔치다 여름에게 들킨 고등학생 봄(신은수), 서울로 떠나고 싶어하는 공무원 지영(박예영), 당구장 세입자로 들어온 여름이 달갑지 않은 성민(곽민규) 등 개성 넘치는 안곡마을 주민들이 등장해 흥미를 높이기도 했다. 또 엔딩에서는 여름을 지켜보는 수상한 남자의 뒷모습이 미스터리함을 더하며 궁금증을 모았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