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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지난 한 해 동안 '명품' 조연 배우들의 열연은 그야말로 명불허전이었다. 작품 속 신스틸러로 활약을 펼쳐온 이들이 각각 청룡영화상 남·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며 뜨거운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대한민국 최고 권위의 영화 시상식, 제43회 청룡영화상이 오는 25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성대한 막을 올린다. 올해는 팬데믹 영향으로 꽁꽁 얼어붙었던 극장가가 되살아나면서 여느 때보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고경표(32)의 변신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헤어질 결심'에서 해준(박해일)의 후배 형사 역을 맡은 그는 흥미진진한 극 전개에 힘을 보탰다. 작품에 연달아 이름을 올리며 다작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고경표는 탄탄한 연기력에 성실성까지 더해져 눈에 띄게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지환(42)이 '범죄도시2'를 통해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전편과 180도 달라진 비주얼로 돌아온 그는 유쾌한 면모에 인간미까지 더하여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특히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와 재회하는 장면은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며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변요한(36)은 '한산:용의 출현'(이하 '한산')의 최대 수혜자로 불리고 있다. 그가 그려낸 와키자카 야스하루는 극 중 이순신과의 대립신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낸 바 있다. 영화 '자산어보'에 이어 '한산'까지 연이어 사극 장르에 도전한 변요한은 관객들에 짙은 여운을 선사했다.
드라마 '미생'의 장그래는 임시완(33)에게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비상선언'에서 순수함을 벗고 빌런으로 변신한 모습은 관객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리는데 충분했다. 임시완은 눈빛과 표정, 말투 등 작은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는 노련한 연기력으로 대중들의 기대를 확신으로 바꿔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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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진(42)은 볼수록 새롭다. '모가디슈'의 소말리아 한국 대사관 대사 부인 김명희는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비상선언' 속 승무원 사무장 김희진으로 빈틈없이 꽉 채웠다. 극 중 캐릭터를 완벽히 본인의 것으로 만들어낸 그는 '신선함'이라는 무기로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했다.
오나라(48)는 '장르만 로맨스'에서 특유의 사랑스러운 팔불출 면모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의 전남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현(류승룡)과는 현실감 넘치는 호흡으로, 비밀 연애 중인 순모(김희원)와는 '단짠'을 오가는 커플 연기를 펼치며 캐릭터의 양면성을 부각시켰다.
제36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영예를 안았던 이정현(42)이 올해는 여우조연상 트로피 사냥에 나선다. '헤어질 결심'에서 해준의 아내로 분한 그는 현실적이면서도 욕망적인 모습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부부 사이의 행복을 위해 정해진 매뉴얼대로 살아가는 정안의 삶을 세밀한 감정선으로 묘사하며 객석의 공감을 얻어냈다.
'마녀 Part2. The Other One'(이하 '마녀 2')는 서은수(28)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냥 가녀리고 청순하지 않은, 강렬한 카리스마로 무장시킨 여전사의 모습으로 파격 변신했다. 캐릭터 소화를 위해 촬영 전부터 액션스쿨을 다녔다는 서은수는 숨겨진 '액션 퀸' 면모로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헌트'에서는 전혜진(46)의 활약상이 단연 돋보였다. 안기부 해외팀 요원으로 등장한 그는 박평호(이정재)를 보좌하는 오른팔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캐릭터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또 이정재와 정우성이 펼친 애증의 브로맨스에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우먼파워'를 여실히 보여주며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