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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신인상은 배우를 시작한 이라면 가장 먼저 꿈꾸는 상이다. 인생에 단 한번만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더욱 그렇다. 올해도 수많은 '괴물 신예'들이 경쟁을 펼치며 청룡영화상 신인상 트로피를 노리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 권위의 영화 시상식 '제43회 청룡영화상'이 오는 25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성대하게 개최된다. 코로나19 막바지로 극장가가 다시 활기를 띄며 많은 영화들이 개봉했고, 눈에 띄는 신인들도 다수 등장했다. 올해도 청룡영화상은 그들 중 보석같은 이들을 발굴해내 한국영화의 뿌리를 더욱 단단하게 할 작정이다.
2014년 영화 '상의원'으로 데뷔한 김동휘(27)는 독립영화 등에 출연하면서 차근차근 연기력을 쌓아올리다 올해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에서 주연을 맡으며 '포텐'을 터뜨렸다. 특히 본인이 롤모델로 꼽은 배우 최민식과 무리없이 호흡을 맞췄다는 것만 해도 그의 내공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서인국(35)은 그동안 드라마에서 많은 연기를 선보였지만 대부분 그를 배우로 이끌어준 드라마 '응답하라 1977' 속 모범생 윤윤제에서 파생됐다. 반면 '늑대사냥'은 서인국이 이런 연기도 할 수 있는 배우라는 것을 각인시켜준 작품이 됐다. 강렬하면서도 파격적인 악역 캐릭터를 맡아 피가 철철 흘러넘치는 공간에서의 악역이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하는 지를 그려냈다.
'인생은 아름다워' 속 옹성우(27)는 첫사랑 오빠의 이미지를 한가득 담고 있다. '서울대작전'에서의 장난끼 넘치는 캐릭터를 뒤로 하고 옹성우는 여성들의 '로망' 방송반 오빠 역을 깔끔하게 소화해내며 여심을 흔들었다. 많지 않은 분량이지만 영화를 감성 넘치게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
이서준(31)이라는 배우는 낯설지만 '한산: 용의 출현'(이하 한산2) 속 와키자카 사헤에를 기억하는 이는 많을 듯하다. 그만큼 이서준은 강렬한 연기로 '한산2' 속 와키자카 야스하루(변요한)의 오른팔 역할을 임팩트있게 만들었다. 그의 연기가 아니었다면 이 캐릭터가 이같이 돋보이진 않았을 것이라는 평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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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헌트'는 이정재라는 걸출한 감독을 발굴해낸 작품이기도 하지만 '될성부른 떡잎' 배우 고윤정(26)을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 2019년 드라마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으로 데뷔하는 그는 첫 영화 '헌트'에서 표정만으로도 조유정의 기분이 느껴질 정도로 탁월한 심리묘사를 선보였다.
김신영(39)의 잠재력은 어디까지 일까. 단순히 '헤어질 결심' 후반부 장해준(박해일)의 후배 형사 역할이었지만 임팩트는 강렬했다. 그는 웃음기 쏙 뺀 캐릭터에서도 김신영이라는 배우가 관객을 몰입시킬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
이제 'SKY캐슬'속 부모 품에 안겨 앙탈을 부리는 여고생 김혜윤(26)은 잊을 때가 됐다. 불도저를 몰고 입에 욕을 달고 사는 소녀, 구혜영이 등장했으니 말이다. '불도저에 탄 소녀'에서 김혜윤은 112분 내내 스크린에 등장해 관객을 끌고 다니며 작품에 몰입시킨다.
신시아(24)는 단숨에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에 주연으로 발탁될 만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는 작품 속에서 초능력이 있으면서도 순수한 마음을 지닌 소녀 역을 맡아 전작 구자윤(김다미) 못지 않은 강렬함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가수 아이유가 아닌 배우 이지은(29). 신인이지만 신인 같지 않은 느낌은 비단 톱가수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브로커'에서 자신이 낳은 아기를 베이비박스에 버리는 비정한 엄마이면서도 끝끝내 그 모정을 놓지 못하는 인간을 설득력있게 그려냈다. 영화 말미 침대에 누워서하는 그의 "태어나줘서 고마워"는 보는 이들 모두에게 힐링을 줬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