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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스크린 속 배우 박하선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줬다. 영화 '첫번째 아이'에서 기혼 여성의 다채로운 삶을 보여준 그는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작품에 참여한 소회를 밝혔다.
'워킹맘'으로서 느끼는 고충에 대해서는 "아이가 유치원에서 오후 5시면 끝나기 때문에 개인적인 저녁 약속을 잡은 지 꽤 오래됐다"며 "다행히 좋은 분들을 만나 육아에 대한 도움을 많이 받아왔지만, 남에게 아이를 맡기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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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선은 영화 '첫번째 아이'를 촬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에 대해 "작품을 촬영하는 과정보다 저에게 닥친 현실적인 상황으로 인해 더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영화 촬영 당시, 아이가 한 달 정도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는 박하선은 "제가 병원과 촬영 현장을 오가며 출퇴근을 했다. 현장에 오면 다들 괜찮냐고 물어보셨지만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또 동생이 세상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였고 14년 키운 반려견도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는 '이 영화를 어떻게 찍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행복했는데, 나중에는 한꺼번에 안 좋은 일이 몰려와서 '이 영화를 찍으려고 이러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27일 열린 '첫번째 아이'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작품을 관람한 그는 "이제야 동생, 반려견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3년 정도 지나니 괜찮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보고 난 후 가장 먼저 동생과 아이에게 고마운 마음을 느꼈다"며 "시사회 끝나고 기사가 많이 나오니까, 주변에서 많이들 걱정하셨는데, 다행히 '어? 나 힘들었네' 정도에서 끝났다"고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지쳤던 몸과 마음을 극복할 수 있었던 계기에 대해서는 "20대 때는 일이 그냥 힘들기만 했고 당연히 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30대가 되고나서부터 일이 재밌어졌다. 그리고 한해 한해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의 소중함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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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부터 SBS 파워 FM'박하선의 씨네타운'(이하 '씨네타운')을 진행하며 청취자들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 중이다. 박하선은 "방송국으로 매일 출근을 하면서 안정감과 소속감이 동시에 든다"고 말했다. 이어 "녹음이 오후 1시에서 2시 사이에 끝나기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아이가 보통 밤 10시 정도에 잠이 들면, 저는 새벽 2시까지 대본을 보거나 영화를 본다. 원래도 해왔던 일이지만, '씨네타운' 진행에 도움이 돼서 기쁘다"고 일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배우로서 늘 재밌는 걸 꿈꾸다는 그는 "시트콤을 또 하고 싶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이 왜 내가 코미디 연기를 하는 걸 좋아하지 싶었는데, 이제야 알 것 같다. 제 자신이 재미를 느껴야만 작품이 잘 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재밌고 좋은 건 안 가리고 다할 것 같다"고 의연해진 모습을 드러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