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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게은기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폭언 부부' 사연을 듣고 눈물을 훔쳤다.
아내는 인터뷰를 통해 "남편에게 '내 아이들 키워줘서 고마워' 이런 따뜻한 말 한마디를 바란다. 크게 바라지 않는다. 제가 산후 우울증인지 몰랐다. 아이가 신생아일 때였다. 밤에 집이 어두웠는데 베란다를 보니 어느 순간 너무 죽고 싶었다. '떨어지면 어떤 느낌일까?'라는 느낌 처음 받아봤다. 혼자 울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남편에게 '너무 힘들다. 우울증인 건가? 죽고 싶은 생각들었다'라고 말하니까 '애 키우면 다 그런 생각할걸. 너만 힘든 거 아니야'라고 했다. '모든 엄마들이 다 겪는 거'라고 하더라"라며 눈물로 말했다.
이 인터뷰를 보던 오 박사는 조용히 눈물을 훔친 후 "부모 자리가 어렵죠?"라며 공감했다. 이어 남편을 향해 "모든 엄마가 그렇다고 했는데 맞다. 근데 그렇다고 해서 안 힘든 게 아니다. 아내분은 우울증이 맞다"고 말했다. 아내는 "제 이름으로 생명보험을 들려고 문의했다. 그 정도로 위태롭다고 느꼈다"며 오열했다.
오은영 박사는 코가 빨개지거나 손이 떨리는 외관상의 문제가 없어도 남편의 술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술과 관련된 문제가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유전이라고. 실제로 남편의 아버지 또한 지금의 남편 못지않게 술을 많이 마셨고, 부모님의 이혼 사유 중 술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꺼내며 남편은 본인의 삶이 아버지의 삶과 거의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후에 쌍둥이 아이들이 좀 더 자라면 평생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는 걸 권할 것이라며 술의 유전적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남편에게 절주가 아닌 단주를 권고했다. 그리고 아내 역시 술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아내에게도 단주를 권했다. 오은영 리포트에 출연한 이상 똑같은 생활을 반복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어느 때보다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또한, 부부 관계 개선을 위해 남편과 아내가 치열한 하루를 보내고 다시 만나는 순간이 오면, 눈을 맞추고 서로 위로해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매일 똑같은 말이라도 반복해서 건네다 보면 부부 사이의 긍정적인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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