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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첫사랑은 처음 느끼는 사랑의 감정인 만큼, 평생 가슴 속에 지니고 산다는 말이 있다. 배우 배다빈에게 '현재는 아름다워'가 그러했다. 20대 끝자락에 만나 30대 시작을 함께 한 첫 주연작, 그의 배우 인생에 '현재는 아름다워'는 첫사랑 같은 작품이다.
지난달 18일 종영한 KBS2 주말극 '현재는 아름다워'에서 현미래 역할로 출연한 배다빈은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본지와 만나, 작품을 종영한 소감을 들려줬다.
지난 4월 첫방송해, 50부작으로 시청자들을 만나 왔다. 방송 기간만 5개월이고, 촬영 기간은 장장 10개월이었다. 배다빈은 10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달려온 만큼,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는다고 했다. "아직 마음을 정리하는 중이다. 잘 떠나보내는 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원섭섭한 기분은 안 들고 아쉽고 그리운 마음이 더 크다. 현장이 너무 따뜻해서 벌써 너무 그립다."
무엇보다 첫 주연작으로 호흡이 긴 주말극을 만났다. 배다빈은 주연작에 설레는 마음보다는 고민하고 걱정되는 것이 많았다며, 자신을 도와준 동료들과 스태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사실 첫 주연작이라 마냥 기분 좋은 설렘이라 하기에는, 걱정이나 고민되는 부분이 많았다. 좋아하는 작가님 글에 여자 주인공을 맡겨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컸지만, 이걸 해낼 수 있는 능력과 마음을 준비하는 게 컸다. 감사하고 설레는 긴장감과 부담감으로 끝까지 하려고 했다. 물론 모든 역할이 중요하고 소중하다고 생각하는데, 긴 호흡에 많이 비추이는 캐릭터라 흐름에 방해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또 10개월간 생방송처럼 찍어야 하는 구조이기도 했고 분량도 많았다. 호흡을 길게 한 적은 처음이라 낯선 지점들이 있었는데 선배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시고, 스태프분들도 많이 도와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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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래와 싱크로율도 짚었다. "미래가 현재를 만나기 전에 다른 사람들을 배려했던 모습들은 아직 제 안에 있는 모습이고 닮았다고 생각한다"는 배다빈은 "미래가 현재를 만난 후에 자기 자신을 챙기고 성장하는 모습은 계속 제가 노력하고 싶은 부분이다. 작품을 통해 성장한 것 같다. 미래 덕분에, 미래처럼 좋은 방향으로 날 잘 아끼면서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배다빈에게 현미래가 어떤 존재인지에도 궁금증이 생긴다. "저에게 고맙고 미안한 존재다. 저한테 와줘서 고마웠다. 그래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 많이 노력해, 조금 더 이 친구의 삶을 잘 보여주고 싶었다. 노력할 수 없을 만큼 노력했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친구를 만나 부족한 점을 인지해서 조금 미안한 것 같다. 한 살 뒤에 만났으면 이 친구 삶을 공감 가게 만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있지만, 지금 만난 미래가 또 최선이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드라마의 메시지도 곱씹었다. 마지막화에서 '현재는 과거 된다, 현재가 바뀌면 미래가 바뀔 수 있다'는 이가네 아버지 이민호(박상원)의 내레이션과 같은 맥락이었다.
"현재를 위한 미래를 살고 있고, 미래를 위한 현재를 살고 있다. 어느 하나가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현재의 나를 위해 조금 더 뭔가를 포기하고 참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 살아나야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미래를 위해 희생하는 것도 존중한다. 저도 이 작품을 통해 내 앞에 있는, 곁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고, 또 그 사람이 사랑한 날 사랑하고 그런 것을 되짚는 기회가 됐다. 봐주신 분들에게도 그런 기회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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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뭘 하고 싶은지 몰랐었다. 뉴질랜드에서 한국에 왔으니 열심히 아르바이트해야 하니, 우연히 광고 모델 촬영장에서 연기해보고 모델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적성에 맞기보다는 재밌더라. 카메라 앞에 서고 즐겁고 재밌었다. 제가 어떤 걸 좋아하고 뭘 하는 사람인지 찾고 싶었는데, 절 보여주는 것이 새롭더라. 그러면서 긴 호흡 필름을 작업할 때 잘 해 내고 싶다고 생각했다. 맡은 바를 잘 해내고 싶었던 것이 연기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우연히 첫 작품을 만나 연기를 접했는데, 제가 한 연기 때문은 아니고, 대본으로 위로를 하고 나도 위로를 받을 수 있더라.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직업은 가지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나쁜 형사', '아스달 연대기',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경우의 수',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 등에서 차근차근 조연을 맡아오며 연기 내공을 키워오다, 만난 첫 주연작 '현재는 아름다워'은 연기 인생에 큰 변곡점이 됐다. 차기작 '한강' 역시 그가 주연으로 나서게 된다. 배다빈은 이러한 점에서 '현재는 아름다워'는 첫사랑 같은 작품이라고 고백했다.
"되게 많이 표현하는 게 저한테는 첫사랑이다. 제가 느낀 감정들, 이 시원하지도 않고 섭섭하다고 표현하기엔 가볍고, 뭔가 헛헛한 것들이 있다. 29살 끝자락에 만나서 30살 시작과 끝을 같이 했는데, 그 시간이 통째로 잠시 간 기분이다. 작가님이 배우로 첫사랑을 한 것 같다고 하시더라. 첫사랑이니 당연히 평생 기억에 남지 않을까."
이제 막 주연작으로 신고식을 치른 만큼, 배다빈의 앞으로에 기대가 높다. 특히 매력적인 마스크로 다채로운 역할도 잘 소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날 인터뷰 당시에도 짧은 머리로 나타나, '현재는 아름다워' 현미래와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 놀라움을 샀다.
"작품을 볼 때마다 '내가 하면 어떤 연기일까?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저 배우분이 연기한 것을 나도 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잇다. 어떤 사람과 어떤 캐릭터를 정해두지 않고, 매 순간 저한테 와주는 대본과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 기회가 저한테 온다면, 크기가 어떻든 어떤 역할이든, 운명이라 생각하고 하고 싶다. 길게 봐서는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하루 끝에 낙이 드라마 봤을 때라는 분들이 많은데, 시간 내서 봐주시는 분들에게 흐름을 깨지 않고 싶다. 화나는 역할을 맡았다면 화나게 만들었으면 좋겠고, 위로받고 싶은 분이 찾았다면 감동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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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