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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김재희, 사별한 아내 향한 그리움 "형 故김재기 기일에 떠나" ('특종세상')[종합]

조윤선 기자

기사입력 2022-09-16 02:04 | 최종수정 2022-09-16 07:10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록그룹 부활 4대 보컬 김재희가 세상을 떠난 아내를 향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15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최근 아내와 사별한 김재희의 가슴 아픈 사연이 공개됐다.

이날 김재희는 "형이 세상을 떠난 날이 8월 11일인데 아내가 떠난 날이 2022년 8월 11일이다. 같은 날 떠났다"고 담담히 말했다. 김재희의 형이자 부활의 보컬이었던 故 김재기는 1993년 3집 앨범 녹음 도중 교통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이후 김재희는 형의 자리를 대신해 부활의 4대 보컬로 활동하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김재희는 형의 죽음에 힘들어했고, 그런 그의 곁을 지켜줬던 건 첫사랑이었던 8세 연상의 아내였다. 두 사람은 오랜 연애 끝에 결혼을 했고, 딸을 낳으며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그러던 중 김재희의 아내는 희귀암 판정을 받았고, 5년간 투병 생활을 이어오다 지난 8월 세상을 떠났다. 공교롭게도 김재희의 아내가 세상을 떠난 날은 형 故 김재기의 29주기로 충격과 안타까움을 더했다.

아내의 빈자리를 견딜 수 없어서 장례를 치르자마자 새집을 알아봤다는 김재희는 이사를 앞두고 유품을 정리하다 눈물을 터뜨렸다. 김재희는 "기존에 있었던 암이었으면 약물로 완화되기도 했을 텐데 (아내는) 약이 없는 암에 걸렸다. 방송뿐만 아니고 정말 활동 자체를 거의 접고 세상의 좋은 약들은 다 써보자 하고 뛰어다녔다"며 "가까운 옆 나라도 가보고 먼 나라에 있는 약도 구해서 먹어봤다. 사실 1년 정도밖에 못 산다고 얘기했는데 5년을 버텨낸 거다"라고 밝혔다.

김재희의 아내가 마지막에는 대장, 소장 절제술까지 받으면서 누구보다 삶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던 건 바로 늦은 나이에 낳은 외동딸 때문이었다고. 김재희는 "아내의 목표는 하나였다. '아이가 대학 졸업할 때까지만 살았으면 좋겠다'고 기도하는 음성이 아직도 들린다. 생생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김재희는 아내가 미리 마련해둔 음식들로 고3 딸을 위한 밥상을 준비했다. 아빠가 묻는 말에만 대꾸하며 조용히 밥을 먹던 딸은 엄마 이야기가 나오자 조심스럽게 자리를 피했다. 김재희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 같다. 워낙 충격을 받았고, 엄마가 세상을 그렇게 떠났으니 자기도 마음이 어떻겠냐. 잘 이해하고 보듬어 주는 게 필요할 거 같다"고 말했다.

해지된 아내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그리워하던 김재희는 "죽기 일주일 전에도 눈빛이 초롱초롱했다. 세상을 떠나리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 했다. '또 이겨낼 거야'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실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이런저런 마무리도 하고, 작별도 하는 게 좋은데 그런 걸 하나도 못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금까지도 실감보다는 꼭 먼 곳에 있는 거 같은 느낌이다. 근데 생각해 보면 '아, 이제 돌아오지 못하지' 이런 생각이 들어서 실감하게 된다"며 아내를 향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아내의 병간호를 위해 활동을 중단했다가 현재는 다시 가수 복귀 준비를 하고 있다는 김재희는 "아내가 '너희 둘을 여기에 놓고 가면 어떻게 살까' 그런 걱정을 하더라. 그런 소리를 들었을 때 내가 강하고 단단하게 (마음먹고) 아이도 정말 보란 듯이 키워야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먼 훗날 내가 하늘나라에 갔을 때 '보란 듯이 열심히 살아서 키웠어'라고 얘기하고 싶다. 정말 이제는 내가 차돌처럼 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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