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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 "개그우먼 시절 따돌림당해 극단적 선택 시도...박나래가 은인" 오열 ('금쪽상담소')[종합]

이게은 기자

기사입력 2022-07-22 22:46 | 최종수정 2022-07-22 22:47



[스포츠조선닷컴 이게은기자] 개그우먼 미자가 동료들에게 왕따를 당했다고 털어놓으며 눈물을 쏟았다.

22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는 배우 전성애와 개그우먼 딸 미자 모녀가 고민을 털어놓는 모습이 그려졌다.

두 모녀는 2세 계획으로 갈등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미자는 "오히려 시어머니는 쿨한데 엄마는 결혼 20일차부터 압박했다. 제가 음주 콘텐츠를 하고 있는데 술을 끊으라고 하신다. 만날 때마다 하신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전성애는 "신랑도 나이가 있어 우려가 되는 거다. 또 부부간의 유대가 있어야 하기에 아이가 필요하다. 잘 되라고 한 건데 서운하다"고 강조했다.

오은영은 미자에게 "엄마가 선을 넘은 부분이 있는지?"라고 질문했다. 미자는 "초등학교 때부터 혼전순결하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썸 탈 기미만 있어도 난리가 났다. 남자친구가 있어도 둘이 있으면 안 되고 어두운 곳에 있지 말라고 하셨다. 만나도 친구들하고 만나라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전성애는 딸을 위해 주의 차원에서 한두 번 말한 것뿐"이라며 성교육의 일종이라고 이야기했다.

미자는 "중학교 때 '미스터 콘돔'이라는 영화 제목을 봐서 엄마한테 콘돔이 뭐냐고 물었는데 '어디서 들었어! 알 필요 없어!'라며 불같이 화를 내셨다. 몇 년 후에 용도를 알게 됐는데 성이 두려움의 대상이 됐다. 결혼했다고 해서 개방적으로 변하지 않더라. 지금은 '성'만 들어도 조심해야 될 것 같다"라고 속마음을 꺼냈다. 이에 오은영은 "어머니는 성교육을 끊임없이 했다고 하시지만 성에 대해 편안한 대화를 하지 않으신 것 같다"며 위험한 상황에서의 대처 방법만 설명한 것 같다고 짚었다.

모녀는 또 다른 걱정거리도 털어놨다. 전성애는 미자가 "언제부터인가 사람을 피하기 시작했다"며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미자는 "평생 혼자 살고 싶었다. 사람의 필요성을 잘 못 느낀다. 혼자 있는 게 익숙하다"며 눈물을 훔쳤다. 또 남에게 싫다는 의사 표현을 잘 하지 못해 편치 않은 상대와 해외여행까지 간 적 있다고도 했다.

전성애는 미자가 "누군가 저로 인해 기분이 상한 것 같으면 며칠 밤을 못 잔다. 사람 만나는 게 괴롭다"고 말을 이어가자, "이런 얘기를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딸이 개그우먼 생활을 하면서 너무 힘든 시기를 겪었다"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동료들에게 너무 심하게 따돌림을 당했다는 것. "어떻게 감당했을까 싶을 정도의 일이 있었다. 못 견뎌서 개그우먼을 그만뒀고 집에서 2, 3년을 죽은 아이처럼 암흑에서 살았다"고 말했다. 미자는 "그만두면 홀가분
할 줄 알았는데 3년 정도 우울증이 오더라. 거실에도 나가지 않았다. 극단적인 시도를 여러 번 했다. 극단적인 시도를 실패했을 때 아빠한테 죽여달라고 칼을 드린 적도 있다. 그 기억이 생생하다"며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오은영은 미자가 꽤 심한 우울증 상태였다고 짚으며 당시 무기력증, 비관적 심리적 상태 등을 겪은 것이라고 말했다. 미자는 가장 힘들었던 부분을 묻자 "대인관계가 가장 힘들었다. 눈 감고 날 괴롭힌 사람들에게 복수하는 생각을 했다. 상상 속에서 500번씩 죽였는데 앞에선 말 한 마디를 못한다"며 눈물을 쏟았다.


미자와 친분이 있는 박나래는 "언니와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연락도 잘 안 하길래 나중에 왜 연락 잘 안 하냐고 물어보니, 제 시간을 뺏는 것 같다면서 미안하다고 했다. 언니에게 만나자고 하면 거절한 적이 없는데, 언니가 사람 만나는 걸 힘들어하는지 몰랐다. 이 얘기를 듣고 그동안 내가 억지로 끄집어낸건 아닌가 마음이 불편했다"며 울먹였다.

미자는 "나래는 제게 은인이다. 3년 동안 사람들과의 연을 끊고 살았을 때 전 죽음밖에 없었다. 3년 후 세상 밖으로 나가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나래가 계속 제게 말을 걸어줬다. '혼자 있지 마. 나랑 같이 있자'고. 당시 저를 싫어하는 몇몇이 나래에게 저를 안 좋게 얘기했다더라. 근데 나래가 '난 내가 본 것만 믿어. 미자 언니 안 좋게 얘기하지 마'라고 했다더라. 그런 얘기를 누군가에게 처음 들어봤다. 저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고 구석에만 있었는데 제 편에서 이야기 해준 거여서 너무 고맙고 저희 가족들은 은인으로 생각하고 있다. 우울증이 나래 덕분에 좋아졌다"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오은영은 박나래를 향해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셨다. 너무 잘하셨다. 굉장한 도움을 줬다"며 미소지었다.

미자는 오은영이 자신에게 지나치게 순응하는 성향이 있다고 짚자 "선배들이 권위적인 말을 했을 때 완전 복종하고 살았다"며 무릎을 쳤다. 오은영은 이에 대해 권위적인 대상에게 부정적인 의견과 감정을 억압하며 순종하는 '착한 아이 증후군'이라고 설명했다.


오은영은 또 미자가 자신의 세운 기준에 반드시 도달해야 하는 완벽주의적 성향을 가졌다고 했다. 이건 인간관계에서도 나왔다고. 미자는 "저를 험담하는 무리가 있으면 무리 전체를 안 봤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은영은 "(험담을) 듣고만 있던 사람까지 가해자와 동급 취급을 한 것일 수도 있다. 완벽주의 기준에 따르면 누구도 용납이 안되는 거다. 그렇게 되면 인간관계에서 남는 사람은 없다"라고 말했다.

모녀 사이 또 다른 갈등은 어머니의 상처에 있었다. 미자는 "엄마 옛날 얘기를 평생을 들어와서 레퍼토리를 다 외웠다. 정색하면 엄마는 서운해했다"고 말했다. 전성애는 "아버지가 바람을 많이 피웠다. 어머니는 아버지로 인한 스트레스를 제게 풀곤 했다. 어머니께 모진 말도 많이 들었고 맞아서 피가 솟구친 적도 있다. 어릴 때 경험해서 평생 잊혀지지 않는다. 돌아가시기 2~3달 전, 어머니가 딸이지만 친구같고 언니같다고 하셨는데 소름돋았다"며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오은영은 "정서적 학대를 받아오셨다. 누군가 따뜻한 말을 건넸더라면 존중받는다고 느낄 텐데 그게 부족했던 것 같다. 마음의 수용을 해주는 사람은 딸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또 경청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저 같은 사람에게 말씀하시는 게 좋다"며 전문가와의 상담 병행을 추천했다.

오은영은 이어 전성애가 2세 계획을 서두르라는 이유를 알겠다면서 "전성애 씨에게 미자 씨는 기쁨이자 행복이라서 그렇다. 딸에게 고통과 아픔을 수용 받았기에 딸이 인생에서 기쁨과 행복인 거다. 너도 배우자를 만났으니 이런 기쁨을 놓치지 말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마음을 알게 된 미자는 "엄마가 '너로 인해 기뻤던 순간이 많다'고 이야기하신다. 배우 전성애보다 미자 엄마로 불리는 걸 훨씬 좋아하신다"며 공감했다.

joyjoy9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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