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올 상반기 게임사 주가, '반토막' 속출한 이유는?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22-07-03 15:42 | 최종수정 2022-07-04 07:54


2022년 상반기, 게임사들의 주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이후 글로벌 긴축과 경기 침체 우려, 우크라이나 전쟁발 급격한 인플레이션 등 엄청난 위기 속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코스피와 코스닥이 급락세를 보인 여파 때문이지만, 게임사들은 더 크게 움츠려 들었다. 주가 하락 시기에 외면을 받는 대표적인 성장주란 이유도 있지만, 여기에 블록체인과 P2E(돈 버는 게임), 암호화폐, 메타버스 등 지난해 중반 이후 불어닥친 신기술과 트렌드 열풍을 주도하다가 암호화폐가 폭락하자 휘말릴 수 밖에 없는 탓도 컸다.

이에 더해 지난 2년간 코로나19 팬데믹의 수혜주였지만, 올해부턴 이런 '외부효과'가 사라진 가운데 실력으로 진검 승부를 펼쳐야 하는 엄혹한 현실을 맞닥뜨리고 있다. 하반기 역시 쉽지 않은 상황임은 분명하다.


넥슨이 지난 3월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반토막 속출

지난해 거래 최종일인 12월 30일과 비교해 지난 1일 지수는 코스피 22.58%, 코스닥 29.45% 각각 떨어졌다. 완전히 하락 장세로 접어든 상황이다.

하지만 지수 하락이 '강풍' 수준이었다면, 게임사 주가에는 '퍼펙트 스톰'이 몰아쳤다. 기본적으로 반토막 수준이 됐고,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더 떨어진 경우도 허다했다.

이른바 '3N' 가운데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을 제외한 넷마블은 46.08%, 엔씨소프트는 45.57% 추락했다. 넷마블은 공매도 세력의 주요 타깃이 되기도 했지만, 결국 기존 캐시카우 게임들의 매출 하락을 반전시킬 신작의 부재 여파가 컸다. 넥슨이 지난 3월 출시한 신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앞세워 주요 국내 게임사 가운데 유일하게 상반기에 주가가 25.31% 상승한 것을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게임사 중 시가총액 1위를 기록중인 크래프톤은 무려 53.15%의 하락율로 더 심각한 상황이다. 1일 주가는 21만 5500원으로, 지난해 8월 상장가인 49만 8000원과 비교하면 더 처참하다. 그 사이 시가총액은 14조원 가까이 증발해 버렸다.

카카오게임즈와 위메이드는 각각 지난달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와 '미르M' 등 신작을 출시, 매출 상위권에 올려놓았지만 아직 그 실적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며 주가가 각각 46.87%와 66.78% 하락했다. 특히 두 회사는 메타보라와 위믹스를 위시로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과 자체 암호화폐, P2E 게임 출시 등으로 지난해부터 큰 주목을 받았기에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의 폭락과 궤를 같이 할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카카오게임즈는 매출의 70% 이상을 책임지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 개발사인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IPO 추진 영향도 있었다.

역시 관련 산업주로 각광받았던 컴투스홀딩스와 네오위즈홀딩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두 회사는 지난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지만, 상반기에 각각 79.71%와 71.65%의 대폭락을 경험했다. 기대감이 선반영된데다, '밴드 왜건' 효과가 컸지만 이에 걸맞는 히트작을 배출하지 못한 영향이다.

펄어비스는 개발중인 신작 '도깨비'로 인해 메타버스 관련주로 주가가 일정 부분 상승했지만, 큰 기대를 모으며 중국에 선보인 '검은사막 모바일'이 판호 발급 이슈로 인한 적절한 출시 시기를 놓치며 시장 공략에 실패한 타격을 그대로 떠안았다. 주가가 무려 64.39% 추락한 이유다.


컴투스의 신작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넥슨의 신작 '히트2'

크래프톤이 올 12월 출시 예정인 '칼리스토 프로토콜'


반전 카드는

게임사뿐 아니라 ICT 업계 전반적으로 우수 개발자를 확보하기 위해 '도미노'처럼 번진 연봉 인상이 이젠 상당한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킹스레이드'로 한 해 1000억원 이상의 매출까지 올렸던 중견 게임사 베스파가 지난해 적자임에도 불구, 파격적인 연봉 인상을 했다가 결국 고비용 구조를 버텨내지 못하고 지난달 말로 전 직원에게 권고 사직을 통보한 것은 업계 전체에 큰 충격이 되고 있다. 비용을 뛰어넘는 매출이 발생해야 하고, 이는 결국 히트작 출시에서 답을 찾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젠 모바일게임 유저들도 온라인에 버금가는 하이엔드급 작품을 바라거나 혹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참신한 콘텐츠를 요구하는 등 시장의 기대는 날로 커지고 있기에, 개발 기간이 예전보다 훨씬 길어지고 있다. 하반기에도 많은 신작을 기대하긴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기대작들이 상당하다.

넷마블은 오픈월드 MMORPG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을 오는 28일 국내에 정식 출시하고, 컴투스도 이번 달 '서머너즈 워' IP를 계승한 MMORPG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밖에 크래프톤은 오는 12월 SF 서바이벌 호러 장르인 '칼리스토 프로토콜' 출시를 예고했고, 넥슨은 '히트' IP를 잇는 '히트2'의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2022년 주요 게임사 상반기 주가 등락률

게임사=2021년 12월 30일 종가=2022년 7월 1일 종가=등락률

넥슨=2224엔=2787엔=+25.31%

크래프톤=46만원=21만5500원=-53.15%

엔씨소프트=64만3000원=35만원=-45.57%

넷마블=12만5000원=6만7400원=-46.08%

카카오게임즈=9만1000원=4만8350원=-46.87%

펄어비스=13만8300원=4만9250원=-64.39%

위메이드=17만7900원=5만9100원=-66.78%

컴투스=15만8200원=7만1200원=-54.99%

컴투스홀딩스=23만7500원=4만8200원=-79.71%

네오위즈홀딩스=9만6300원=2만7300원=-71.65%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