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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덕후' 개발자 윤명진 네오플 본부장, 그가 그려갈 '던파 모바일'의 현재와 미래는?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22-04-10 16:24 | 최종수정 2022-04-11 06:30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개발과 서비스를 이끌고 있는 윤명진 네오플 액션스튜디오 본부장. 사진제공=네오플



'성공한 덕후가 만든 게임은?'

진심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선 일을 하지 말라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공과 사적인 영역을 반드시 나눠야 조화롭다는 입장일 터이다. 반대로 취미와 일을 분리하지 않는, 이른바 '덕업일치'가 가장 재밌게 인생을 즐기는 방법이라는 의견을 가진 이들도 적지 않다.

게임을 즐기는 것을 뛰어넘어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며 개발사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의 생각은 후자와 맥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업계에선 이번 개발자가 꽤 있다. 이 가운데 윤명진 네오플 액션스튜디오 본부장 겸 총괄 디렉터(이사)는 대표적으로 성공한 '덕후'(일본어로 전문가를 뜻하는 '오타쿠'를 한국식으로 줄여 부르는 단어)로 꼽힌다. 유저로서 즐기던 게임 '던전앤파이터'를 오랜 기간 업데이트를 하고 사업까지 이끌다가, 이젠 IP를 활용한 개발을 진두지휘하며 플랫폼 확장을 통해 더 많은 글로벌 유저에게 어필하는 자리까지 오른 덕이다.

그 첫번째 작품으로 지난달 24일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 모바일)은 액션 게임임에도 불구, 엔씨소프트의 '리니지W'와 '리니지M' 등 강력한 MMORPG 양강 체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지난 7일 첫 업데이트를 하는 등 유저들의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 개발과 서비스에 한창인 윤 디렉터를 서면으로 만나 개발 과정과 함께 향후 청사진까지 들어봤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윤 디렉터는 '던파'의 얼굴과 같은 인물이다. 자신을 소개하자면.

대부분 개발자가 그랬듯 어렸을 적부터 게임을 무척 좋아했다. 6살 때 우연히 '버블버블'이라는 게임을 보게 된 후로 부모님 몰래 매일 오락실을 가서, 게임을 즐기던 형들의 플레이를 하루 종일 구경했다. 물론 어려서 직접 하는 것은 서툴렀다. 오락실을 하도 찾다보니 부모님께서 일찍 컴퓨터를 사주셨는데, 이 덕분에 게임뿐 아니라 프로그래밍도 일찍 접하게 됐다. RPG 장르를 특히 좋아해 '영웅전설' 시리즈나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창세기전' 시리즈, '디아블로' 시리즈 등을 아주 재미있게 즐겼다.

―개발자를 꿈꾸게 된 계기는.


지금처럼 컴퓨터를 쉽게 배울 수 있는 시기가 아니어서 '베이직'(BASIC)책으로 배웠는데, 마침 예제로 간단한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코드가 들어있었다. 직접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믿을 수 없이 충격적이고 재밌었기에 그 때부터 개발자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네오플 입사 후 어떤 일을 했나.

대학 졸업 후 잠시 방황을 할 때 가까운 동생과 함께 식음을 전폐하고 PC방에서 '던파'에 빠져 들었다. 이 상황에서 지금의 아내인 당시 여자친구가 '그렇게 좋아한다면 네오플에 한번 지원을 해봐라'라고 조언, 마침 당시 채용중이던 통계 분석 직원으로 시작해 2008년부터 지금까지 다니고 있다.

신입일 때는 국내의 '던파' 데이터 분석을 했고, 이후 유료화, 마케팅, 사업, 이벤트, 라이브 서비스 기획 등 여러 가지 일을 거쳐 개발직군으로 이동하게 됐다. 디렉터가 된 이후 '던파' 혁신 업데이트나 나이트런 행사, 뉴 밸런스 업데이트, 2013년도 '던파 페스티벌', 아이유와 신봉선 프로모션 등 유저분들이 호평을 해주셨던 많은 이벤트를 직접 기획하고 실행했다.

―어떤 요소가 '던파' 유저들의 마음을 잡았다고 생각하는지.

처음부터 콘텐츠 개발자로 시작한 것이 아니기에 직원이라기 보다는 유저로서 '던파'를 즐기고 지켜보면서, 그 입장에 더 가까웠다. 그래서 디렉터를 맡게된 후 '적어도 사용자를 불편하게 하지 않는 게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주로 했는데, 서비스 초반 콘텐츠 업데이트 양이 많거나 퀄리티가 아주 좋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유저분들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을 정말 많이 수정했다. 또 당장의 매출을 위해 유저분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업데이트를 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이를 많이 이해해주신 덕이라 할 수 있다.―'던파' IP를 활용한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데, '던파 모바일'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던파' 디렉터를 하며 PC에서의 그래픽을 그대로 써서 다른 플랫폼 게임으로 확장시키고 싶어 가볍게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봤는데, 모바일 기기와 도트 그래픽의 조화가 생갭다 너무 좋아서 본격적으로 개발을 하게 됐다.

―개발 철학은.

개발자에 앞서 플레이어로서 '이 게임을 하기 전과 후가 어떻게 다른가?'에 대해 집중하는 편이다. 스토리가 중심인 게임이라면, 그 스토리를 잘 전달하기 위해 어떻게 게임을 풀어 나갔는지 등을 중요하게 본다면 '던파 모바일'처럼 액션 게임의 경우엔 어떤 방식으로 재미를 만들어 주었는지, 그리고 어드벤처 게임이라면 어디를 더 탐험해 보고 싶은지 등을 제대로 만들어서 의도를 잘 전달시킬지 고민한다. '던파 모바일'을 개발하면서 적어도 플레이 이후 최고의 액션 게임이라는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가장 집중했다.

―향후 계획과 방향성은.

우선 인기 순위 1위는 목표로 했지만, 매출 1위라는 기대치 못한 결과까지 주신 유저분들께 감사할 따름이다. 덕분에 16년간 '던파'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플랫폼 확장도 가능했다. 화려한 콤보와 스킬을 사용해 몬스터들을 처치하고 던전을 클리어하는 액션 게임으로서의 재미 그리고 좋은 장비를 획득해 더 어려운 던전과 몬스터를 클리어함으로써 스스로가 강해진 것을 체감하는 RPG로서의 재미를 계속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에 더해 모험가분들이 신뢰할 수 있는 개발사가 되는 것도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다. 7일 업데이트를 시작으로 유저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그리고 앞으로 어떤 플랫폼으로 플레이를 해도 똑같은 액션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계속 도전해 나갈테니 지금처럼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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