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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게은기자] 푸른나무재단 김종기 명예 이사장이 학폭(학교 폭력)과 싸우게 된 아픈 이야기를 공개했다.
김종기 이사장은 "교통사고나 병으로 잃은 게 아니다. 아들은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처음엔 차 위에 떨어져서 살았는데 다시 아파트에 걸어 올라갔더라. 16살 아들이 죽었을 때 부모의 심정은 이루 형언할 수가 없다. 평생 아들을 가슴에 대못을 박듯 묻고 살게 됐다"라며 비통함을 전했다.
이어 "(당시) 베이징에 출장을 갔는데 어쩐지 밤에 잠이 안 오더라. 새벽에 감이 이상해 아내에게 전화를 했는데 한참 침묵하다가 폭포수처럼 '여보 대현이가 죽었어'라고 하며 엄청 울었다. 땅이 꺼지고 호텔이 폭파되는 느낌이었다"라고 다시금 아픈 기억을 꺼냈다. "왜 몸을 두 번이나 던져서 어린 나이에 삶을 마감했는지 영문을 모르고 있었다. 너무 원통하고 (스스로가) 한심했다. 아들을 돌보지 못하고 회사일에만 몰두했다는 죄책감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죽기 전 신변을 다 정리했더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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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기 이사장은 "아들이 놀이터와 노래방에서 힘든 시간을 반복해왔던 것 같다. 입학 후부터 몇 달 동안 폭력이 지속된 거다. 친구들이 보낸 메시지로 학폭을 당했다는 걸 알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화가 난 김종기 이사장은 가해 학생들에게 복수하고자 이들을 직접 만났지만 이는 오히려 재단 설립의 시초가 됐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가해 학생들을 직접 만나서 폭행 이유를 물었더니 벌벌 떨더라. 측은했다. 사실 복수를 하려고 했는데 처벌하는 게 능사가 아니니 하늘에 맡기자는 생각이 들었다. 다신 비극적인 죽음이 이땅에 있어서 안될 것 같아 단체를 잘 운영해서 제2의 대현이가 없도록 해야겠다고 방향을 선회했다"라고 부연했다.
가수 성시경과의 뜻밖의 인연도 전했다. 유재석이 "성시경 씨가 아드님하고 친하셨냐"라고 묻자 "엄청 친했다. 같이 반포에 살아 우리 집에 수없이 와서 같이 시험공부도 했다. 명절 때도 모자를 푹 쓰고 와서 절하고 '소주 한잔하시죠'라며 찾아온다. 시경이는 우리 홍보대사로 활동하기도 했다"라며 미소 지었다.
joyjoy9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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