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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가장 크게 남는 작품"…소주연이 밝힌 '잔칫날', 그리고 가족♥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12-01 14:12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지금까지 한 작품 중 가장 크게 남는 '잔칫날', 참 많이 행복했다."

휴먼 영화 '잔칫날'(김록경 감독, 스토리텔러 픽처스 제작)에서 홀로 아버지의 장례식장을 지키는 경만(하준)의 동생 경미를 연기한 배우 소주연(27). 그가 1일 오전 진행된 국내 매체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잔칫날'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잔칫날'은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에 정신을 차릴 겨를도 없이 장례비용을 마련해야 하는 남매의 팍팍한 현실 속 그럼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서로에게 위로를 전하는 뭉클한 가족애를 다룬 작품이다. '삶의 비애와 아이러니를 유쾌하고 성숙한 시선으로 담은 작품'이라는 호평과 함께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작품상, 배우상(하준), 관객상, 배급지원상까지 4관왕을 수상한 이력을 가진 기대작 '잔칫날'은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초토화된 극장가에 작지만 큰 울림을 선사하며 '아트버스터'의 저력을 발휘할 계획.

소주연은 "오래전부터 독립영화라는 장르에 도전하고 싶었고 또 사람 냄새나는 가족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잔칫날'이 딱 그랬다. 오디션을 봤는데 너무 마음이 움직였다. 이 작품을 함께하고 싶다는 욕심이 커졌다. 오디션 때 연기를 하면서 눈물이 많이 났다. 오디션에서 이렇게 눈물이 많이 난 적은 처음이었다"며 "'잔칫날'에 임하기 전 김록경 감독과 정말 많이 만났다. 대본 리딩도 많이 하고 나도 내 이야기를 김 감독에게 많이 했다. 그렇게 김 감독과 많이 가까워졌다. 우는 연기가 힘들 줄 알았는데 감정적으로 그렇게 힘들지 않더라.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지만 이상하게 '잔칫날' 현장에 오면 경미로 있게 되면서 집중이 좀 더 잘 됐다"며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잔칫날'은 영화 '속닥속닥'(18, 최상훈 감독)을 비롯해 SBS '낭만닥터 김사부2', KBS2 '회사 가기 싫어', MBC '내사랑 치유기' 등 안방과 스크린을 오가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소주연이 깊은 감성 열연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가장 슬픈 아버지의 장례식 날 홀로 장례식장을 지키며 상주인 오빠 경만이 자리를 비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답답한 상황을 견디는 인물을 연기한 소주연. 다양한 감정의 눈물 연기로 보는 이들의 콧잔등을 시큰하게 만들며 공감을 자아냈다.

경미로 깊은 내면 연기를 펼친 소주연은 "그동안 내가 맡았던 캐릭터는 전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중 경미는 많이 서툴지만 아빠를 보내고 나서 성장통이 잘 보이는 캐릭터인 것 같다. 오히려 영화 전에 큰 부담감이 있었다. 실제로 도전은 쉽게 하지만 막상 도전하면 겁을 내는 스타일인데 막상 시작하니 겁은 났지만 너무 행복했다. 예전에는 감정 신을 연기적으로 걱정했는데 '잔칫날'을 촬영하면서 화나고 억울한 감정을 다 토해내면서 내가 좀 더 성장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잔칫날'에 매료된 소주연은 "이 영화 자체를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마음속에 품고 가셨으면 좋겠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큰 공감대를 일으키면서 감상할 수 있는 영화가 '잔칫날'인 것 같다. 관객들에게 큰 공감과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며 독려했다. 이어 "지금까지 해왔던 작품 중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남는 작품이 '잔칫날'인 것 같다.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계속 상기시키면서 촬영해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 처음부터 끝까지 배웠던 게 많았던 것 같다. 이 작품을 하면서 많이 행복했다. 연기를 할 때 실제 캐릭터 감정처럼 하고 싶다는 생각은 많지만 테크닉적으로 따라주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경미의 감정이 올곧이 이해돼 더 마음이 쓰이는 것 같다"며 인터뷰 중 눈물을 쏟기도 했다.


소주연은 하준과 남매 케미를 과시한 것에 대해 "사실 하준 오빠와는 촬영 이후 더 친해진 것 같다. 영화가 끝나고 더 남매가 됐다. 하준 오빠는 내게 의지가 됐다고 하는데 나는 오빠 얼굴만 봐도 의지가 됐다. 현장에서 진짜 같은 느낌이었다. 언젠가 다시 한번 남매 케미로 함께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 좋았다"고 웃었다.


이어 "실제도 경미랑 비슷하다. 가족들에게 애교도 많고 장난이 많은 딸이다. 외동딸이라 형제, 자매가 없는데 그래서 부모님께 더 잘하려고 한다"며 "만약 영화 속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경만처럼 아버지의 장례식 비용을 벌기 위해 나서지는 못할 것 같다. 아무래도 외동이라는 지점에서 쉽게 장례식장을 나서지는 못할 것 같다. 인간관계를 잘 쌓아서 주변의 도움을 받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잔칫날'은 지난달 24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언론·배급 시사회로 첫 공개 됐고 시사회 이후 곧바로 하준, 소주연, 김록경 감독이 참석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영화를 알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소주연이 출연 중인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도시남녀의 사랑법'(정현정·정다연 극본, 박신우 연출) 현장에서 보조출연자가 타 현장의 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촬영이 멈추는 상황이 발생, '잔칫날' 제작진 역시 긴급하게 기자간담회 취소를 결정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하준, 소주연 측은 시사회 도중 코로나19 1차 접촉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고 현장에서 모두 퇴장, 귀가 조치를 취했다.

이와 관련해 소주연은 "일단은 모두가 놀랐겠지만 나 역시 너무 놀랐다. 걱정이 많이 됐다"고 조심스럽게 당시를 곱씹었다. 그는 "좋은 날인데 일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돌아가야 한다는 게 속상하기도 했다. 하준 오빠가 속상하지만 이게 최선인 것 같다고 말해주더라. 또 어려운 시기에 '잔칫날'을 개봉하게 돼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다. 한편으로는 너무 감사하기도 하다. 그 당시 병원에 가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자가 격리를 한 뒤 이틀 정도 쉬고 현재는 '도시남녀의 사랑법' 촬영을 다시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잔칫날'은 무명의 행사 MC로 근근이 사는 남자가 아버지의 장례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가장 슬픈 날 아이러니하게도 잔칫집을 찾아 웃어야 하는 3일 동안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하준, 소주연, 오치운, 이정은, 정인기 등이 출연하고 김록경 감독의 첫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2일 개봉 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트리플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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