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터뷰 종합]"호평 신기해"…'죽인밤' 이미도, 무명배우에서 추석 영화 주연이 되기까지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0-09-25 17:10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무명배우를 거쳐 추석 영화의 주연이 되기까지, 배우 이미도의 성실한 연기 행보가 마침내 빛을 발했다.

여고 동창생들이 살기 위해 죽지 않는 존재 언브레이커블을 죽이기 위한 전대미문의 대결을 그리는 코믹 스릴러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신정원 감독, ㈜브라더픽쳐스·TCO㈜더콘텐츠온 제작). 극중 양선 역을 맡은 이미도가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2004년 영화 '발레교습소'로 데뷔한 후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다양한 캐릭터로 자신만의 색채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온 배우 이미도. 그가 시사회 이후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코미디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으로 추석 극장가를 겨냥하기로 위해 나섰다.

양선은 톱스타를 꿈꾸는 무명 배우로 아무리 노력해도 고쳐지지 않는 사투리 때문에 촬영장에서 번번이 혼나기만 한다. 연기도 제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연인인 닥터 장의 수상하고 의심스러운 행동 때문에 더 속이 상한다. 닥터 장을 찾던 중 우연히 여고동창 소희(이정현)의 집으로 향하게 되고,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휘말리게 된다.

이미도는 시사회 이후 쏟아진 호평에 대해 "밤새 리뷰나 반응을 찾아봤다. 정말 재미있게 봐주셔서 의외이기도 했다. 이 코드를 좋아해주실 거라 생각 못했는데, 좋게 봐주셔서 신기하다. 너무 다들 살기 빡빡하고 힘든데, 누군가의 웃음을 터지게 했다는 게 기분이 좋더라"며 기분좋게 입을 열었다.
시나리오부터 독특했다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이미도는 시나리오 첫 인상에 대해 묻자 "너무 황당했다. 지금은 영화로 만들어져서 이해가 쉽지만, 외계인이라는 설정만 있지 어떤 외계인인지 설명도 없고 과학적이지 않지 않나. 많이 황당하기도 했다"면서도 "그런데 시나리오는 술술 읽혔다. 황당한 이야기지만 신정원 감독님 작품이라고 하니 이해가 되면서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이미도는 세 여성 캐릭터가 극을 이끌어가는 작품이기에 더욱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오랜만의 영화인데, 진짜 여자배우가 할 만한 역할이 많지 않았다. 정말 좋은 캐릭터가 오길 기다렸지만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이 작품을 더욱 적극적으로 하고 싶었다"며 "그저 여성 세명이 이끌어가는 영화가 새롭다고 하는 것부터 블랙코미디적 상황인 것 같다. 그리고 여성 배우들이 코미디를 담당하는 영화는 더 적다. 우리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아서 이런 작품이 더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열린 사사회에서부터 극중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양동근의 엄청난 팬이라고 밝혔던 이미도. 그는 그렇기에 더욱 '브로콜리 양송이 커플'(극중 커플의 애칭)에 몰입하기 쉬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대본에는 브로콜리와 양송이의 러브라인이 많이 드러나 있지 않았다. 양동근이 아닌 다른 배우였으면 이렇게까진 아니었을 거다. 양동근 배우였기에 감정이 더 많이 드러났던 것 같다"며 웃었다.

팬임을 밝혔을 때 양동근의 반응을 묻자 "양동근 선배가 며칠 전에 그러더라. 보통은 자기 팬이어도 한번 말하고 마는데, 이렇게 계속 만날 때 마다 팬이었다고 말하는 팬은 처음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근데 저도 보통은 팬이었던 다른 배우들을 만나면 한번 말하는데, 이번에 이 작품을 하며 (양동근에게) 또 반했다"며 "같이 작품을 하며 정말 반했다. 정말 연기를 잘 한다. 이래서 '양동근 양동근' 하는 것 같다. 다시 한번 또 반하게 돼서 팬심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도는 이어 "기술 시사에서 남편이 와서 같이 봤는데, 이상형 양동근과 삼자대면을 했다. (양동근이) 남편과 분위기가 비슷하더라. 남편도 제가 양동근 선배의 팬인 걸 알고 있다. '내 20대 이상형과 30대 이상형이 만났네요'라고 하면서 가운데서 혼자서 괜히. 양동근 선배가 처음엔 진짜 부담스러워하다가 이제는 포기하셨다. 만날 때마다 좋다고 하니 얼마나 부담스러웠겠나"며 웃었다.


양동근의 매력에 대해 묻자 "에전에 '논스톱'도 그렇고 '네 멋대로 해라'를 보고 반했었다. 그래서 또 반하게 된 건, 이 연기를 현장에서 보고 반하게 됐다. 이 사람은 정말 타고난 사람이다. 래퍼 YDG도 좋아한다. 그 사람의 예술성을 좋아하는 거다"고 답했다.

자신 또한 무명배우의 삶을 살았었기에 극중 무명배우인 양선의 입장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는 이미도. 그는 "20대 중후반에 저의 모습을 많이 생각하며 연기했다. 이상은 높은데 현실은 어려운 때다. 그러면서 열정이 넘치고 안에 에너지로 가득 차 있지만 높은 이상의 꿈을 좇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정원 감독의 전작 '점쟁이들'에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던 이미도는 "감독님께 제가 그때 출연했던 단역인지 알고 계시냐고 물었는데, 대답을 잘 안해주시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랬던 제가 감독님의 차기작에 주연진으로 이름을 올리게 돼 더욱 뜻 깊다"고 말했다.

무명 배우를 거쳐 영화의 주연으로 우뚝 선 이미도. "정말 가족들의 응원 때문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 부모님은 정말 단 한번도 불안해하신 적이 없다. 부모님은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싶었다"며 "상견례 때 아버지가 시부모님께 "미도는 그냥 연예인이 아니라 김혜자 선생님 처럼 국민 배우가 될 아이입니다"라고 하시더라. 정말 놀랐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는 줄 몰랐다. 그 이야기를 듣고 배우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게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도는 이정현, 서영희와 호흡에 대해서도 말했다. "현장에서 처음 합을 맞췄다. 극중 설정이 동창이지만 교류가 별로 없는 설정인데, 현장에서 찍을 때 실제로도 좀 어색했다. 그런데 합을 맞추지 않아도 정말 잘 맞았다"며 "마지막 쯤에는 추격신을 할 때 웃음이 나올 정도로 합이 잘 맞았다. 특히 서영희 언니와는 육아 동지이다보니 쉬는 시간에 수다를 떠느라 많이 친해졌다"며 웃어보였다.

서영희와 육아 이야기로 시간을 많이 보낸다는 이미도. 그는 육아 생활을 공개하는 인스타그램이 화제를 모으면서 온라인상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현장에서 제일 민망한 순간이 스태프들이 '인스타 잘 보고 있어요'라고 하는 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지금은 '부캐'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배우로서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고 왔는데 저의 생활을 다 알고 계시는 것이 처음에는 민망했지만, 일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모습을 좋은 에너지로 봐주시니까 정말 감사하다. 이전에는 여자 배우들이 자기의 결혼이나 아이 키우는 걸 보여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연기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두 가지 모습을 온전히 받아주시니 자존감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시실리 2km', '차우', '점쟁이들'로 독보적인 장르와 스타일을 개척한 신정원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이정현, 김성오, 서영희, 양동근, 이미도 등이 출연한다. 오는 29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TCO(주)콘텐츠온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