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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픈개와 산다' 채리나♥박용근→서이숙…가족 그 이상의 이름 반려견 [종합]

김수현 기자

기사입력 2020-06-18 21:53



[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반려견과 함께 하는 가족들의 일상이 공개됐다.

18일 방송된 KBS2 '나는 아픈 개와 산다'에서는 또 하나의 가족이 된 반려견의 생로병사와 그를 돌보는 반려인의 진한 휴먼 스토리가 담겼다.

이날 채리나는 "제주도에 이효리가 있으면 용인에는 채리나가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전 야구선수 박용근과 결혼한 채리나는 파양의 아픔이 있는 영순이를 데려와 키우고 있다.

SNS에서 영순이를 우연히 보게 된 채리나는 오래 방치되어있던 영순이가 눈에 밝혀 데리고 왔다고. 채리나는 "무더운 7월에 오래 갇혀 있었다. 그 당시 남편 박용근은 남자친구였는데 그에게 말해서 데리고 오게 됐다. 물을 오래 못 먹어서 물만 보면 배가 꽉 찰 때까지 먹었다. 귓 속은 검은 젤리 같은 게 가득했다"며 "얘를 만나서 삶이 달라졌다. 영순이를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고 말했다.

영순이는 8마리의 자식들을 빠짐없이 잘 돌보기도 했다. 현재는 2마리만 남아 영순이와 함께 살고 있었다. 영순이는 사고를 치는 자식들과 달리 축 쳐져 있는 모습을 보였다. 채리나는 "네 애들이잖아. 왜 가까이 오는 걸 싫어하냐"고 안타까워했다.

영순이를 행동적문가에게 보였는데 약간의 우울증이 있다고. 채리나는 "아직 저도 정답을 찾지는 못했다"며 혼란스러워했다. 수의사는 영순이에 대해 비만과 우울증이 함께 왔다고 진단했다. 수의사는 "배가 살짝 더 들어가야 정상이다"라며 건강을 걱정했다.


야구단 코치이자 박영순의 아빠 박용근은 아침부터 채리나와 함께 영순이의 식사를 마련했다. 다이어트 한약까지 첨가됐다. 영순이는 우울증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식탐을 자랑했다.

채리나는 "먹고 싶은 거 다 해주고 싶지만 지금은 건강하게 저희와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과거 영양실조까지 걸렸던 영순이인만큼 그에 대한 가족의 사랑이 넘쳐 영순이가 비만이 됐던 것. 채리나의 어머니는 영순이를 위해 몰래 고구마를 먹이며 사랑을 표현했다.


이용근은 "어머니에게는 손주 손녀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사랑을 많이 주신다"며 "그런데 저는 간식을 최대한 줄일 수 있을 때까지 줄이려고 한다"고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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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순이의 상태는 생갭다 심각했다. 심지어 구토까지. 채리나는 수의사를 만나 비만 이외에는 특별한 병이 없다고 들었지만 문제는 존재했다. 엑스레이에서 영순이의 몸에 이상이 발견된 것.


두 번째 스타는 서이숙이었다. 원목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깔끔한 집. 반려견과 눈을 뜬 서이숙은 데뷔 32년 차 베태랑 배우였다. 서이숙은 반려견 노을이와 준이를 소개했다. 서이숙은 "중년의 여배우가 이제 중년이 된 강아지와 어떻게 사는지를 보여주려고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즐거운 간식 타임. 서이숙은 간식을 준다는 말과는 달리 약봉지를 꺼내들었다. 서이숙의 반려견은 심장약과 고지혈약, 방광 관련 약까지 먹어야 했다. 노견이다보니 어쩔 수 없는 상황. 서이숙은 능숙하게 반려견에게 약을 먹여 눈길을 끌었다. 서이숙은 "중년이 되면 우리도 영양제로 살지 않냐. 우리 셋 다 약으로 살고 있는 인생들이다"라고 말했다.

건식사료를 잘 먹지 않는 반려견들을 위해 달달하고 몸에 좋은 간식을 섞어주는 노하우도 보여줬다. 서이숙은 자신을 위해서도 정성스러운 식사를 만들었다. 서이숙은 빤리 쳐다보는 반려견을 보면서 미안해하면서도 "너는 먹었으니 안된다"며 단호하게 행동했다.

산책 시간, 서이숙은 신이난 반려견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섰다. 서이숙은 "이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 산책이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산책밖에 없다"며 "나오면 아픈 놈들이 아니다. 집에서 나오자마자 막 크게 뛰고 금방 지쳐서 걷는다"고 말했다. 이어 "난 해마다 다르고 얘네들은 날마다 다르다"며 산책을 이어갔다.


반려견을 향한 애정이 같한 서이숙은 "내가 가장 힘들 때 왔다. 2011년 갑상샘암 수술을 받았다. 빈 집에 왔는데 힘들었다. 친구의 권유로 입양하게 됐다"며 "노을이를 껴안고 울었다. 그동안 계속 쌓아온 게 터졌다. 연극 무대에서 주목받기 시작할 때 병이 생겼다. 잘 이겨냈었는데 한 번 터지더라. 그냥 있어준 것 만으로도 고마웠다. 지금은 운명처럼 얘네와 같이 끝까지 늙어가는 거다"라고 털어놓았다.

서이숙은 목욕에도 능숙한 만능 집사였다. 먼저 씻고 나온 노을이는 방석을 뜯으며 신이 났으면서도 서이숙의 등장에 급 착한척 모드로 웃음을 자아냈다.

서이숙은 노을이가 뜯어놓은 방석을 꼬매며 일상을 보냈다. 노견 준은 예전과 달리 부쩍 기운이 없는 모습. 서이숙은 반려견들의 병원 기록을 보며 건강을 체크했다. 서이숙은 "어제도 밤새 생각했다. 강아지 수술을 잘 못한 의사에게 한 마디도 못 했다"며 준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다음날 병원에 간 서이숙은 "우리 사람도 그렇다. 병원에 가면 긴장되지 않냐. 애들이 힘들지 않을까 했다. 수술할 일이 없었으면 했다"고 밝혔다. 서이숙과 걱정과 달리 다행히 노을이에게는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준이. 한 쪽 무릎 뼈가 거의 없었다. 수의사는 "문제가 뭐냐면 방광에 결석이 엄청 많다"며 지적했다.

모든 검진이 끝난 뒤 서이숙은 잔뜩 지친 채 자리에 앉았다. 의사로부터 관리 방법을 잘 숙지한 서이숙은 앞으로도 아이들을 잘 관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세 번째 주인공은 동물 병원에 가 약 이름을 줄줄 읊었다. '담소네공방' 인디 듀오 팀 김담소였다. 4세 몰티즈 마리와 함께 살고 있는 김담소. 마리는 신부전증을 앓고 있었다. 김담소는 "마리가 심부전증을 확진 받고 나서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신부전증에 대한) 공부를 하루 종일 했다. 여러 가지를 찾다보니까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몰랐다. 사람도 잘 만나지 못 했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비용 문제에 부딛힌 김담소는 직접 알약을 만들어 먹이기까지 하며 정성으로 마리를 케어했다. 입양될 때부터 몸이 약했던 마리. 4년 전 인터넷에서 가정 분양인 걸로 알고 데리고 왔던 마리는 알고 보니 개 번식 공장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왔었다. 김담소는 마리를 데리고 온 초반 잘못된 지식으로 사료를 적게 먹인 탓에 몸에 문제도 생겼었다.

김담소는 '담소네공방' 작업실에도 마리를 데리고 갔다. 마리는 김담소의 무릎에 얌전히 앉아 시간을 보냈다. 김담소는 틈틈이 마리를 살펴보며 작업에 집중했다.

마리의 병원비는 만만치 않았다. 김담소는 적금을 깨면서까지 마리의 병원비를 감당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검진 결과는 좋지 않았다. 3개월 동안의 극진한 노력에도 결과는 좋지 않았고, 수의사 역시 안타까워했다.

집으로 돌아온 김담소는 싱숭생숭한 마음에 표정이 좋지 않았다. 김담소는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단 한 번도 없었다. 힘들다고 생각도 해본 적 없다. 후회를 해본 적도 없다. 저는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고 즐길 수 있는 생활도 있는데 마리는 저밖에 없다. 제가 데리고 왔으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 순서는 단란한 집안의 막내 짱구네 집이었다. 짱구의 아버지는 그를 데리고 산길로 향했다. 한 나무 앞에 멈춰선 짱구 아버지는 이내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잘 있었냐"며 아들 앞에 섰다. 15년 전 먼저 떠난 막내아들이 잠들어 있는 나무였던 것.

막내 아들을 가슴에 묻고 1년 후 운명처럼 찾아온 짱구. 먼길 떠난 자식이 선물이라도 보낸 듯 짱구는 가족들의 곁에 반려견 그 이상의 의미로 자리했다.

비만세포종을 앓고 있다는 짱구의 수술에 대한 가족회의가 길어졌고, 결국 수술이 결정됐다. 짱구는 수술을 잘 마친 후 건강한 모습으로 아버지에게 돌아가 가족들을 미소 짓게 했다.

shy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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