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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부부의 세계' 김희애가 선사하는 감정의 카타르시스가 안방을 집어삼켰다.
자신을 기만하고 아들까지 상처 입게 만든 이태오를 향한 지선우의 들끓는 복수심은 예측할 수 없는 '숨멎' 전개를 만들어내고 있다. 거센 태풍의 중심에서 균형을 잃지 않고 강단 있게 나아가는 지선우의 선택에 응원과 지지가 쏟아지고 있다. 남편뿐 아니라 친구, 가족, 이웃까지 거짓 위에 쌓은 관계의 모래성이 이제 모두 무너져 내렸다. 지선우는 비틀린 관계를 비웃음으로 갚아주며 감정의 핵심을 짚어내는 대사로 폐부를 찌르고 있다. 이에 자신을 둘러싼 거짓의 가면들에 날카로운 비수를 꽂으며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던 지선우의 사이다 모먼트를 짚어봤다.
허울뿐인 우정에 날린 경고, "그렇담 행동 똑바로 해, 이제부터!"
"태오 씨가 어떻게 망하는지 똑똑히 지켜보셔야죠" 지선우의 서늘한 분노
모든 것이 거짓인 세계에서 지선우가 기댈 곳은 없었다. 같은 아픔을 겪었던 이태오의 모친 배정심(정재순 분)도 마찬가지였다. 남편의 배신으로 오랫동안 한을 품고 살아왔으면서도 아들의 배신에는 눈을 감았다. 위로받고 하소연하고 싶었을 지선우에게 "한 번 실수 용서하고 품어주면 지나갈 일"이라고 아들을 감싸고 "바늘 끝 하나 안 들어가는 너랑 사느라 내 아들도 고단했다"라며 지선우를 비난했다. "준영이 일이라면 너도 그랬을 것"이라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도 했다.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불행 앞에서 지선우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배신을 목도한 지선우는 독기를 품었다. "빈털터리로 쫓아낼 거고요. 이 동네 다시는 발도 못 붙이게 할 겁니다. 준영인 영원히 못 볼 거예요. 태오씨가 어떻게 망하는지 똑똑히 지켜보셔야죠"라며 서늘하게 복수를 다짐하는 지선우는 외롭게 불행과 마주 서기 시작했다. 시청자들 역시 지선우의 감정에 공감하며 뜨거운 응원을 쏟아냈다.
"본능은 남자한테만 있는 게 아니다. 이런 짓 그만해" 외도를 합리화하는 손제혁에 대한 일침
아내를 기만하고 가정을 비웃으며 끊임없이 쾌락을 좇는 손제혁은 이태오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부부와 믿음, 사랑에 대한 이들의 왜곡된 시각은 시청자를 분노케 했다. 이태오의 배신에 눈감았으면서도 오히려 지선우에게 손을 내밀며 접근한 손제혁. "도대체 바람은 왜 피우는 거야?"라는 지선우의 질문에 손제혁은 "바람은 남자의 본능"이라고 대답했다. 배신을 가볍게 여기고 신의와 약속을 우습게 만드는 말들은 비루하고 하찮았다. 마치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그들이 배신 앞에 지선우는 또 다른 진실을 드러냈다. "본능은 남자한테만 있는 게 아니다. 여자라고 바람피울 줄 몰라서 안 피우는 게 아니다. 다만 부부로서 신의 지키며 사는 게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너도 이런 짓 그만해라"라며 싸늘한 경고를 날렸다. 날카로운 지선우의 일침은 부부라는 관계가 갖는 본질에 관한 질문을 던지며 묵직한 울림을 남겼다.
"바람피우는 남자가 한 약속, 과연 믿을 수 있을까?" 가장 약한 고리를 건드린 비수
이태오와의 달콤한 사랑에 빠져있는 여다경은 2년여의 세월 동안 지켜봐 온 감정을 확인했고, 지선우를 비웃었다. 하지만 지선우는 알고 있었다. 이태오가 여다경 앞에서 여유로울 수 있는 것은 지선우가 준 안정 때문이라는 것을. 지선우와 이태오 역시 한때 그들처럼 뜨거웠다는 것도. 시간 안에 감정의 풍파를 모두 겪어낸 지선우는 여다경 본인조차 인식하지 못한 불안을 공략했다. 아이 낳을 준비를 하는 여다경에게 "바람피우는 남자가 한 약속이 과연 믿을 만한 건지 모르겠다"라는 말로 둘의 감정을 비웃었다. 우연히 여다경 가족을 만난 자리에서 "감독님 잘생겨서 여자 많았겠다"라는 엄효정(김선경 분)의 농담에도 "그런 일이 생기더라도 남자한테 배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여유롭게 비수를 날렸다. 자신의 사랑과 신의가 무너져 내린 위에 더 강해진 지선우는 역으로 여다경의 심리를 이용하고, 예리하게 벼른 칼날을 꽂으며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한편,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 5회는 오는 10일 오후 10시 50분에 방송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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