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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인도영화 '민사라 칸나', '기생충'에 표절 의혹 제기..CJ "공식 항의無"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02-18 13:50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국 영화 101년 역사 최초 아카데미 4관왕을 정복하며 전 세계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 바른손이앤에이 제작)이 난데없이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인디아투데이, 인디아 익스프레스 등 인도 현지 언론은 17일 '기생충'이 인도 영화 '민사라 칸나'(99, KS 라비쿠마르 감독)를 표절했다는 영화 제작자 PL 테나판의 주장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기생충'의 투자·배급사인 CJ ENM은 '민사라 칸나' 제작자의 표절 시비에 황당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CJ 측은 "'기생충'이 '민사라 칸나'를 표절한 작품이라는 주장에 아는 바가 없다. 인도 제작사로부터 공식적으로 접수된 사항이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민사라 칸나'의 프로듀서인 PL 테나판은 "'기생충'의 기본 플롯은 우리 영화의 중요 플롯을 따라간 것이다. 그들이 우리 영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훔쳐갔다. 우리는 이미 변호사와 (표절 관란한) 이야기를 마친 상태다. 국제 변호사를 선임해 '기생충'의 고소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기생충'의 제작사를 표절로 고소할 예정이다"고 밝혀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반면 '민사라 칸나'를 연출한 KS 라비쿠마르 감독은 "이 논쟁은 우리 영화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가져다 줄 것이다. 아직 '기생충'을 보지 못했지만 '민사라 칸나'가 영감을 준 '기생충'이 오스카를 수상해 기쁘다. 나와 별개로 '기생충'의 표절 소송은 제작자에 달려있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PL 테나판이 1999년 제작하고 KS 라비쿠마르 감독이 연출한 '민사라 칸나'는 젊은 남성 카난이 백만장자 사업가 집안의 여성 이쉬와리야와 사랑에 빠진 뒤 그 집안의 운전사로 들어가고, 또 그의 가족들 역시 하인과 요리사로 들어가 신분을 밝히지 않은채 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이선균)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가족희비극이다.

주인공과 그의 가족들이 부자집으로 위장취업한다는 설정 외에는 어디에도 표절을 의심할만한 대목은 없다. 더구나 '민사라 칸나'는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한 남자의 서사를 중심으로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를 펼친 작품이지만 '기생충'은 전원 백수 가족 기택네의 이야기를 통해 계급간 갈등, 빈부격차 등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 이 같은 PL 테나판의 난데없는 표절 시비에 인도는 물론 전 세계 관객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중이다. PL 테나판의 '기생충' 표절 시비는 '오스카 효과'의 최정점에 있는 '기생충'의 후광을 받고자 펼치는 억지 표절 주장이라는 게 대부분의 반응이다.

심지어 한 인도 매체는 "'기생충'은 계급에 대한 이야기와 사회적 차별을 담은 블랙 코미디다. 플롯을 보면 비슷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영화를 보면 매우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영화의 내용은 물론 미학적인 면에서도 '기생충'과 '민사라 칸나'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한편, 기존 장르의 틀에 갇히지 않은 허를 찌르는 상상력에서 나온 새로운 이야기로 인간애와 유머, 서스펜스를 넘나드는 복합적인 재미를 선사한 것은 물론 사회와 시스템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 메시지로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은 '기생충'은 2019년 5월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곧바로 그해 5월 30일 국내 개봉해 5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 작품성과 흥행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또한 전 세계 '#봉하이브(hive·벌집)' 신드롬을 일으킨 '기생충'은 배급사 네온(NEON)을 통해 지난해 10월 11일 북미에서 정식 개봉,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갱상, 그리고 대망의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감독상·국제영화상·갱상까지 휩쓸며 한국 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중이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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