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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母 아닌 子의 마음으로"…'부재의 기억' 세월호 유가족이 선 오스카 레드카펫의 의미(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0-02-18 13:40


사진=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무엇보다 아이들과 당당히 레드카펫에 서서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는 단편 다큐멘터리 영화 '부재의 기억' 귀국 보고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부재의 기억'을 연출한 이승준 감독과 한경수 PD, 훈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세월호 유가족 오현주씨, 김미나씨가 참석했다.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하는 '부재의 기억'은 참사의 책임소재와 그 원인에 집중하는 기존의 세월호 다큐멘터리와는 달리, 당시 현장의 영상과 통화 기록을 중심으로 2014년 4월 16일 그 날의 현장에 고스란히 집중하며 국가의 부재에 질문의 던지는 작품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노미네이트 여부에 온 관심이 집중됐던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작(자) 발표에서 단편 다큐멘터리상 부문에 깜짝 노미네이트 돼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지난 10일 열린 시상식에서는 아쉽게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참석만으로도 큰 의미를 남겼다. 특히 세월호 유가족인 단원고 2학년 8반 고 장현준 군의 어머니 오현주씨와 2학년 5반 고 김건우 군의 어머니 김미나씨가 아들들의 명찰 목에 걸고 레드카펫에 서 뭉클함 감동을 안겼다.
AP 연합뉴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오현주씨와 김미나씨는 남달랐던 아카데미 참석 소감에 대해 말했다. 김미나씨는 "원래 우리(유가족)가 레드카펫에 오르는 건 예정이 없었는데, 감독님과 PD님의 아내분들이 양보해주신 거다. 그래서 옷도 평범한 옷밖에 없었는데, 교민분들이 '이렇게 입으면 안 된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데 당당한 옷을 입어야 된다'며 드레스도 빌려주시고 화장도 해주셨다"며 "엄마가 아니라 아이의 입장으로 레드카펫을 밟았다. 제가 아니라 건우를 비롯한 300여명의 아이들과 함께 갔다. 유명한 사람들을 보게 되니 신기하고 설šœ嗤 그것보다도 아이들과 당당히 사진을 찍어서 행복했다"고 전했다.

오현주씨는 "아카데미 후보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간절히 바랐던 건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었다"며 "6년간 진실을 밝히도록 싸워왔는데 '부재의 기억'이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되면서 많은 분들의 노력에 조그만 결실을 맺게 된 것 같다"고 먹먹한 소감을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뉴욕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단편 부문 대상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아카데미에 출품이 됐고 최종 후보에까지 노미네이트 된 '부재의 기억'. 이승준 감독은 아카데미가 미국 중심의 영화제임에도 소재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부재의 기억'의 노미네이트로 확인했다며 "이야이가 어느 나라에서는 일어나는지는 중요하지 않는 것 같다. 물론 그들의 보는 방식 느끼는 방식이 다른 지점도 있지만 비슷한 부분도 충분히 많다. 그런 지점을 충분히 고려해서 작품을 제작한다면 (아카데미나 외국 관객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고 느꼈다. 같이 아파하고 분노하고 울었다. 느끼는 지점은 똑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한국 영화의 아카데미 진출에는 든든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물론 치밀한 계획도 중요하다. 무조건 잘 만들기만 하면 아카데미에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우리도 미국 파트너가 있었기에 노미네이트가 가능했던 부분도 있었다. 개인차원에서는 절대 못한다. 비용도 많이 들어가고 프로모션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을 충분히 고려한다면 앞으로도 (한국 작품의 아카데미 진출은) 희망적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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