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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떠나 보낸 나연이"…'너를 만났다', VR로 성사된 특별한 母女의 재회 [종합]

이우주 기자

기사입력 2020-02-07 10:37



[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MBC '너를 만났다'가 VR(가상현실)로 모녀의 특별한 재회를 성사시켰다. 하늘에 떠나 보낸 나연이를 만나고 온 엄마 장지성 씨는 "아주 잠시였지만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지난 6일 방송된 'MBC 스페셜 특집-VR휴먼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이하 '너를 만났다')에서는 가상현실로 특별한 만남을 구현했다.

네 아이의 엄마였던 장지성 씨는 3년 전 가을, 일곱살배기 셋째 딸 나연 양을 떠나 보냈다. 감기인 줄 알았던 병이 '혈구탐식상림프조직구증'이라는 희귀 난치병이었고, 발병한 지 한 달 만에 나연이는 하늘로 떠났다.

장지성 씨는 '너를 만났다'에 출연한 계기에 대해 "잊어버리는 느낌이 두렵다. 지금은 소정이랑 민서 나연이가 비슷한 나이니까 아직까지 기억하지만 소정이가 서른이 될 때까지 나연이는 계속 일곱 살이지 않나. 나연이를 기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우울증을 앓은 사람이 치매가 빨리 온다더라. 슬슬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아직도 문득 나연이가 생각난다는 장지성 씨는 "하늘이 맑은 날은 나연이 생각이 많이 난다. 흐린 날은 흐려서 많이 난다. 운전하고 가는데 하늘을 봤는데 구름에 나연이가 잠드는 모습이 보였다"고 회상했다.

장지성 씨를 위해 국내 최고 VR 기술진이 모였다. 장지성 씨는 딸이 생전 좋아했던 미역국을 준비했다. 나연이와의 만남을 앞두고 장지성 씨는 "어떻게라도 한 번 보고 싶었으니까 볼 수 있었으면 좋겠며 떨리는 마음으로 VR장비를 착용했다.

가상 세계로 들어온 장지성 씨는 나연이의 노래 소리를 들었다. 이어 '엄마'라고 외치는 소리와 함께 나연이가 나타났다. 나연이의 등장에 장지성 씨는 울음을 터뜨렸고, "한 번만 만져보고 싶다"며 나연이를 안으려고 애썼다. 나연이가 사는 세상 속에서 장지성 씨는 나연이의 일곱 번째 생일을 축하했다. 나연이는 "우리 엄마 울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엄마를 달랬고, 장지성 씨는 "나연이가 어디에 있든 나연이를 찾으러 갈 거다. 엄마는 아직 해야 할 일이 있다. 다 마치고 나면 나연이한테 가겠다"며 나연이와 못다한 작별 인사를 했다. 장지성 씨와 나연이의 특별한 재회에 가족들은 물론 시청자들도 함께 울었다.


이후 장지성 씨는 블로그를 통해 출연 소감을 밝혔다. 장지성 씨는 "꿈에서라도 보고 싶었지만 꿈에서 만날 수 없고 내 꿈에서 나연이는 웃지 않는다. 나의 죄책감 때문인지 늘 원망의 눈빛. 웃으면서 나를 불러주는 나연이를 만나 아주 잠시였지만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늘 꾸고 싶었던 꿈을 꾼 것 같이"라며 "나연이를 그리워하고 아파하기보다는 더 많이 사랑하면서 내 옆의 세 아이들과 많이 웃으며 살고 싶다. 그래야 나연이를 만날 때 떳떳할 수 있으니"라는 글을 남겨 보는 이들을 먹먹하게 했다.

wjle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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