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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음악인생 후회 NO"…이장희, '韓 포크 전설'이 밝힌 #음악·자연♥ #데뷔 50주년 #황혼

남재륜 기자

기사입력 2020-01-30 17:11


가수 이장희 데뷔 50주년 기념 쇼케이스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열렸다. 이장희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신문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1.30/

[스포츠조선 남재륜 기자] 데뷔 50주년을 맞은 한국 포크의 전설 이장희(73)가 "단 한 번도 음악 인생을 후회한 적 없다"고 밝혔다.

30일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는 가수 이장희의 데뷔 50주년을 기념한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이날 이장희는 니트에 청바지 차림으로 통기타와 함께 무대에 등장해 나이를 잊은 멋스러움을 뽐냈다. 그는 '내 나이 육십하고 하나일 때', '그건 너' 등 주옥 같은 명곡들로 감미로운 라이브를 선사했다.

이장희는 1971년 노래 '겨울이야기'로 가요계에 데뷔해 올해 50주년을 맞았다. 이장희는 "이 자리가 감격스럽다"며 "제가 데뷔한 지 50주년이 됐다. 10대에 노래를 시작했고, 20대에 데뷔해 50주년이 됐다"고 뜻깊은 소감을 밝혔다.


가수 이장희 데뷔 50주년 기념 쇼케이스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열렸다. 이장희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신문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1.30/
1960년대 서울 무교동 통기타음악의 전당이자 복합문화공간이었던 쎄시봉의 중요 뮤지션 중 하나였던 이장희는 데뷔 전부터 이곳에서 멋진 영시 낭송과 자작곡으로 회자됐다. 그러던
이장희는 1975년 대마초 파동에 연루돼 음악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장희는 음악을 했던 것을 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음악을 해서 후회해본 적 한 번도 없다. 중·고등학교때 음악에 미쳐있었다. 대학도 중퇴하고 그래서 어머니가 많이 우셔서 마음이 아팠던 건 있다. 그러나 음악 인생을 후회해본 적은 없다"며 음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음악할 때 행복한 순간으로는 "노래를 할 때 모든 걸 다 잊어버리는 순간이 있다. 그때 아름다움을 느낀다"며 "저에게 음악이라는 건 가슴을 울리는 것이었다. 문학, 음악, 무용, 그림 등 여러 예술이 있지만 그 중 음악이 사람들과 가장 친근한 소통이 되는 것 같다. 콘서트장에서 수 만명의 모든 마음을 한번에 사로잡을 수 있지 않냐"고 덧붙였다.


가수 이장희 데뷔 50주년 기념 쇼케이스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열렸다. 이장희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신문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1.30/
이장희는 1975년 대마초 파동에 연루돼 약 35년간 음악계를 떠났다. 1980년대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던 이장희는 2004년부터 울릉도에 정착해 농부로서 살아왔다. 그러다 2010년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강호동, 유세윤, 올밴과 토크쇼를 가졌다. 이후 2011년 신곡 '울릉도는 나의 천국'으로 오랜 침묵을 깨고 가요계에 복귀했다.

이장희는 음악을 하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다며 담담히 자신의 역사를 털어놨다. "1975년에 대마초 파동이 있었다. 그때 음악을 그만뒀다. 가장으로서 일을 열심히 하고, 미국에서 여러 가지 일도 하고 방송을 하다가 지금은 울릉도에 살고 있다. 70년대에 노래를 한 후 한동안 잊혀졌다. 그러다 지난 2010년 말에 우연한 기회로 티비에 출연하며 재조명됐다. 다시 여러분에게 알려져 노래를 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다시 음악을 하게 된 소감으로는 "35년 만에 다시 음악을 시작했다. 지금이 내 음악인생의 절정이라 생각한다. 노래가 역시 나를 매료시키고, 가장 좋다"면서 "자세가 틀려졌다. 젊을 땐 사람들의 시선이 불편했는데 지금은 덜하다"며 웃었다.


가수 이장희 데뷔 50주년 기념 쇼케이스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열렸다. 이장희가 감미로운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신문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1.30/
이장희는 데뷔 50주년에도 여전한 가창력을 뽐내는 비결에 "목소리 관리는 따로 안 한다. 다만 일어나자마자 1시간 정도 걷는다. 내 하루를 지탱해주는 원동력"이라며 "목 건강은 따로 특별히 관리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타고난 건강인 것 같다. 주변에서도 목청이 좋다고 하더라"고 답했다.


이장희는 곡 작업을 하는 방식에 대해 "사실 악보를 볼 줄 모른다. 기타만 친다. 음악을 만들 때 어떤 상황을 상상한다. 작사가 가장 어려운데, 여기에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인다. 이후 그에 맞는 멜로디를 자연스럽게 붙인다"고 설명했다.

이장희가 음악보다 더 좋아하는 건 자연이라고. 그는 "자연에 가면 가장 좋다. 1988년에 우연히 한국에 올 기회가 있었다. 설악산의 어떤 암자에서 3개월 살았다. 설악산의 풍경이 정말 아름답게 보였다. 당시 내가 뭘 제일 좋아하나 고민했다. 내가 쫓는 게 돈, 명예, 여자인지. 그때 내가 좋아하는 건 자연이라는 걸 깨달았다. 자연 다음이 음악"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장희는 "나이 일흔을 넘어 울릉도에 살고 있다. 황혼의 나이다. 마지막 바다에 태양이 떠 있을 때가 가장 아름다운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 아름다운 황혼이 허무하기도 하고, 쓸쓸한 기분도 있지만 붉게 불타는 아름다움도 있다"며 이야기했다. 끝으로 그는 현재 음악가로서의 소망에 대해 "일흔이 넘어 인생의 황혼에 들어서 느낀 감정들로 노래하고 싶다. 쓸쓸함, 허전함, 평화로움, 행복 등 내 나이에 담긴 아름다운 감정들로 작업 중이다"고 전했다.


이장희의 50년 역사를 기념하는 공연은 오는 2020년 3월 2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이장희의 오랜 음악적 동료이자 우리나라 1세대 세션인 '동방의 빛'의 멤버 기타리스트 강근식, 베이시스트 조원익은 물론 최고의 세션맨들이 함께 한다.

남재륜 기자 sj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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