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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일은 "정말 다시 무대에 설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옛날에 묻어버린 꿈이었는데 여러분 앞에 다시 서게 돼서 떨리고 재밌었다"며 벅찬 심정을 전했다. '리베카' 무대를 30년 만에 라이브로 선보였다는 그는 "가사도 다시 다 외우고, 모든 것을 다 배웠어야 했다. 옛날 내 모습 보면서 다시 하려고 하니까 느낌이 좀 다르고 똑같이 할 수는 없어서 그냥 느끼는 대로 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활동 당시 모습이 최근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면서 갑작스러운 주변의 관심이 부담스럽기도 했다는 양준일은 "여러분들이 보고 싶어 하는 모습은 20대고, 난 50대인데 이 모습으로 나와서 나의 20대 모습과 경쟁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냥 좋아하는 모습 그대로 두고 안 나오는 게 나을 거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며 "인터넷을 통해 날 잡고 꺼내는 느낌이 들어서 개인적으로는 조용히 살기가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 '슈가맨' 출연을 처음에 망설였던 이유에 대해 "미국에 아내와 아이만 두고 혼자 올 수도 없었고, 내가 하는 일이 휴가 받는 게 아니라 다달이 살아가는 거라 2주 동안 쉬면 돌아가서 월세를 못 낸다. 물질적인 것도 컸고, 정신적으로도 더 이상 연예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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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미국 교포 출신인 양준일은 외국어를 남용했다는 이유로 방송 정지를 당하기도 하고, 아무도 자신을 위해 작사를 해주지 않아서 '리베카'와 '가나다라마바사'의 가사를 직접 쓸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사연을 털어놨다. 이를 듣고 있던 유재석은 "그 당시에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와 본인이 하고 싶었던 음악이 많은 분들한테 인정을 받지 못해서 얼마나 속상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안타까워했다.
특히 양준일이 2집 활동 후 어쩔 수 없이 한국에서 자취를 감춘 이유는 보는 이들을 분노케 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인으로서 10년짜리 비자를 갖고 들어왔다. 6개월마다 확인 도장이 필요해서 도장 받으러 갔는데 당시 업무 담당자가 '난 너 같은 사람이 한국에 있는 게 싫다. 내가 이 자리에 있는 동안 절대 이 도장은 안 찍어줄 거다'라고 했다"며 "이후 내가 공연에 올라가려고 했는데 출입국 관리소에서 나왔고, 어쩔 수 없이 미국으로 돌아갔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양준일은 8년 후 'V2'라는 이름으로 다시 컴백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돌아온 후 다음 음반을 내고 싶어서 많은 제작사를 찾아갔지만, '양준일은 절대 안 된다'고 해서 내 이미지를 숨기고 'V2'로 나왔다. 그 이름은 나의 두 번째 버전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V2'로 이미지 변신에 완벽하게 성공하고, 노래의 반응도 좋았지만 그는 잘못된 계약 문제로 제대로 활동할 수 없어서 영어 강사를 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고. 결국 미국에 다시 돌아간 양준일은 "나이는 찼고 경험은 없어서 일자리 잡기가 너무 힘들었다. 현재는 음식점에서 서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양준일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계획은 안 세운다. 그냥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서 살면 된다. 굳이 계획이 있다면 겸손한 아빠, 남편으로서 사는 것"이라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 또 "정말 꿈 같다. 내가 묻어놨던 꿈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다. 감사함으로 차 있다"며 출연 소감을 밝혔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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