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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군복 공장에서 일하게 해준다는 일본의 거짓말에 속아 중국 관동에 도착했을 때 소녀의 나이 열여섯. 그곳에서 일본군으로부터 죽어도 잊을 수 없을 지옥 같은 인권유린을 당하다 고향에 돌아왔을 땐 무려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있었다. 아픔을 감추고 살던 소녀는 용기를 내 입을 열었고 한 평생을 진실 규명과 가해자의 진정한 사과를 위해 싸우고 또 싸웠다. 고단한 삶을 마치고 눈을 감았을 때 소녀는 어느덧 94세 할머니가 되어 있었다. 27년간의 치열했던 투쟁. 하지만 할머니가 된 그 소녀는, 단 한번의 사과를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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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동 할머니가 손을 씻는 장면을 의미심장하게 비추며 시작하는 영화. 이에 대해 송 감독은 "할머니의 씻고 싶었던 과거에 대한 생각들이 행동으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 손을 굉장히 오래 씻는 분이다. 제작진의 의아할 정도로 이렇게 손을 오래 씻는 사람이 있나는 생각을 했을 정도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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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 윤미향 대표는 "할머니가 하고 계신 진주 목걸이가 있는데 끝에 절 표시가 있다.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누군가를 만나서 인터뷰를 할 때는 착용하시는 나비 목걸이가 있다. 해외 긴 여행길에 오르시거나 비행기를 탈 때, 마음이 불안하실 때는 당신의 종교가 불교이기 때문에 절 표시가 있는 목걸이를 하신다. 그걸로 마음에 위안을 받으시는 것 같더라"고 할머니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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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윤 대표는 "이 영화를 한국분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또한 우리나라 관객들은 할머니들이 저렇게 해외 각국을 다니면서 저렇게 싸우고 몸부림칠 때 우리 정부는 무엇을 했나, 또 우리 국민은 무엇을 했나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셨으면 좋겠다"라며 "그리고 무엇보다 일본의 시민들이 이 영화를 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렇게 할머니들을 공격하고 할머니들의 주장이 거짓말이라고 폄해하는 일본 우익들의 목소리를 다시금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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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병상에서의 할머니의 모습도 기억이 난다. 할머니는 정말 살고 싶어 하셨다.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정말 죽기 싫다는 말을 하셨다. 그 말씀을 들을 때 정말 가슴이 아팠다. 할머니가 더 사셨으면 좋았을텐데, 지금 영화를 보면서도 할머니가 정말 많이 보고 싶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한편, '김복동'은 8월 8일 개봉된다. 상영 수익 전액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 쓰일 예정이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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