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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다양한 취향 저격"…박서준, '사자' 불주먹X오컬트 향한 자신감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9-07-24 13:12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과연 제가 원톱 주연을 이끌 그릇이 되는 걸까요?"

미스터리 액션 영화 '사자'(김주환 감독, 키이스트 제작)에서 악과 마주한 격투기 챔피언 박용후를 연기한 배우 박서준(31). 그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사자'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사자'는 2017년 여름 극장가에 등판해 무려 565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성적을 거둔 '청년경찰'의 김주환 감독과 '대세'로 떠오른 박서준의 두 번째 만남, 그리고 '명배우' 안성기와 '블루칩' 우도환까지 가세한 만큼 제작 단계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한국의 오컬트 블록버스터다.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새로운 퇴마 소재와 과감한 장르적 시도, 강렬한 판타지와 액션으로 버무려진 '사자'는 한국의 '콘스탄틴'(05, 프란시스 로렌스 감독)으로 등극하며 텐트폴 시장인 올여름 극장가, '나랏말싸미'(조철현 감독)에 이어 두 번째 주자로 나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특히 '사자'를 통해 파격 변신에 나선 박서준은 그동안 선보인 캐릭터와 상반된 매력으로 여성 관객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청년경찰'의 대박 흥행에 이어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예능 '윤식당2'까지 성공을 이끌며 핫스타로 떠오른 박서준은 '사자'에서 무뚝뚝하고 강한 겉모습 속 깊은 상처를 간직한 인물로 한층 성숙한 연기력을 펼쳐 눈길을 끈다. 악을 쫓는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 안신부의 보조 구마 사제 최신부(최우식)와 케미스트리는 물론 섬세한 감정 연기,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직접 고난도 액션을 완벽 소화하는 등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만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날 박서준은 스크린 첫 원톱 주연을 맡은 소감에 대해 "주연을 맡기 시작하면서 가장 큰 부담은 '내가 이 현장을 잘 이끌 수 있는 그릇이 될까?'다. 결과물이 좋기 위해서는 현장이 즐거워야 하고 현장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나는 찍히는 입장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늘 포커스를 받고 있고 주연의 몫을 받는 편이다. 흥행에 대한 부분은 전체적인 영화로 봤을 때 연기하는 배우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부분은 있지만 모든 부분에서 부담을 느끼려는 것은 아니다. 영화는 내가 전부가 아니지 않나? 이 작품에서 나는 메인 롤이긴 하지만 정작 체감은 안 된다. 주변에서 원톱으로 불러주셔서 그때마다 느끼지만 그걸 중심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영화 속에서는 주변 인물들과 관계를 생각에 원톱이라는 생각은 못 했다. 이번 영화는 내가 하는 연기에 있어서 흐름을 놓치지 않고 가져가려고 했다. 내가 맡은 부분을 잘하려 고민하지만 흥행은 어쨌든 열어 봐야 아는 거라고 생각한다. 영화나 드라마도 다 그런 것 같다.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기대도 되고. 순간에는 최선을 다하지만 뒤돌아 보면 아쉬움도 남더라. 이번에도 '청년경찰'처럼 깜짝 흥행을 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사자'에 대한 개인적인 소회로 "재미있게 봤다. 언론 시사회 전 기술 시사를 통해 먼저 봤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사자'가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예상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 부분이 궁금했는데 사전에 준비를 많이 해서 그런지 결과물을 보고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CG에 대해 이질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어떻게 보여질지 고민이 많았다. 일부러 CG를 아날로그 느낌으로 줬다. 이 정도면 만족스럽다고 느꼈다"며 "보통 CG가 들어가는 장면이라고 하면 크로마키 백에서 촬영을 하는 방법도 있고 여러 방법이 있다. 그런데 우리 영화는 최대한 현실감을 살리기 위해 통으로 CG를 쓰는 것보다 부분적으로 CG를 사용하려고 했다"며 "그거 또한 보는 사람들의 관점에 따라 많이 달라질 것 같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사자' 클라이맥스 액션 시퀀스에서 불주먹 액션을 소화한 것에 "그 장면은 찍기 전에 어떻게 연기할 수 있을까 싶었다. 용후가 주먹을 쓰는 과정에서 불 CG가 더해지는데 그 장면을 촬영할 때 LED를 쥐고 연기를 하니까 생갭다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얼마나 CG 불이 얼마나 올라올지, 불의 움직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싶었다. 오히려 손에 쥐고 있으니까 연기하는데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현실에서는 없는 상상이니까 더 재미있었다. 우리가 늘 현실적인 것만 바라보다 비현실적인 상황을 영화로 경험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지 않나? CG 연기는 나조차 믿지 못하면 연기할 수 없고 내가 믿어야 조금이나마 관객도 믿지 않을까 싶어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장르에 대해 "그 부분이 가장 궁금하다. 완전 엑소시즘으로 가면 좀 더 매니아적인 영화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액션으로 간 부분은 대중성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촬영하면서 엑소시즘, 오컬트라는 소재가 메인이라고는 생각 안 했다. 요즘 영화는 다양한 볼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름 시장에는 그만큼 많은 관객이 선택을 하지 않나? 조금 더 다양한 볼거리가 들어간 영화가 맞지 않나 싶었다. 오컬트는 확실히 긴장감을 살려줄 수 있는 소재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관객이 어떻게 볼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요즘 관객은 저마다 취향에 맞게 영화를 선택하지 않나? 우리 영화가 그런 의미에서 관객에게 또 하나의 선택지를 던져준 영화가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매 작품 상대 배우와 남다른 케미를 선보인 '케미 장인' 박서준. 그는 '사자'에서 대선배 안성기와 호흡에 "이번 작품을 통해 안성기 선배와 호흡을 맞췄는데 언제나 항상 젠틀하고 자기 관리도 철저한 분이라는 걸 느꼈다. 내겐 정말 아버지 같은 분이다"고 애정을 전했다.

그는 "촬영 중 깜짝 놀란 부분이 내가 맡은 역할이 아무래도 격투기 선수다보니 촬영 중간에도 운동을 해야했다. 지방 촬영을 할 때에는 호텔이 아니고서야 피트니스 센터를 찾기 어려워 제작진의 배려로 호텔에서 머물기도 했다. 운동을 위해 새벽에 일찍 일어나 호텔 피트니스 센터가면 보통 아무도 없다. 어느날은 아무도 없는 피트니스 센터에 중년의 남성이 뛰고 있더라. 그게 안성기 선배였다. 그 때 충격 아닌 충격을 받았다. 안성기 선배는 운동도 고난이도의 운동을 하시더라"고 감탄을 자아냈다.

이어 "'과연 내가 안성기 선배의 나이가 됐을 때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안성기 선배의 철저한 관리와 현장에서 늘 웃으시는 모습들을 보며 많이 배웠다. 현장에서 안성기 선배는 가끔 내가 봐도 불편한 상황이 있는데 항상 모든 일을 웃으면서 대하더라. 내가 어떤 고민이 생겼을 때 조언을 구하면 처음에는 그냥 말씀 해주시다가 며칠이 지난 뒤 '내가 다시 한번 생각해봤다'며 또 이야기를 해주신다. 대사도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었다. 정말 준비를 많이 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창 후배인 나도 늘 준비를 많이 해야겠다는 경각심을 많이 느꼈다"고 덧붙였다.


박서준은 절친 최우식의 특별 출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서 박서준은 최우식이 주연을 맡은 '기생충'(봉준호 감독)에 특별 출연하는 등 우정을 과시한 바 있다. 박서준은 "최우식과 서로 작품을 공유해서 약속한 캐스팅은 아니었다. 상황이 우연하게 맞아 떨어진 것이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이어 한국영화 최초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 특별 출연에 대해 "최근 '사자'를 홍보할 때 갑자기 '1000만 돌파 축하드린다'고 하더라. 그때 좀 당황스럽긴 했다. 어쨌든 봉준호 감독의 현장을 경험할 수 있었다는게 소중한 경험이었던 것 같다. 어제(23일) 최우식을 만났는데 1000만 관객을 동원해 상패를 받았더라. 그때 '왜 내 것은 없느냐?'라고 농을 던졌고 최우식도 '한 번 물어보겠다'고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사자'는 격투기 챔피언이 구마 사제 신부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강력한 악(惡)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박서준, 안성기, 우도환 등이 가세했고 '청년경찰'의 김주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31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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