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육청들이 '게임이용장애'라는 명목의 질병코드화에 다소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7개 교육청이 질병코드 도입에 찬성 의견을 나타내면서, 교육부의 부처 종합 입장이 찬성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이 23일 공개한 교육부의 시도교육청 의견 수렴 결과 자료에 따르면 7개 교육청이 "게임 중독 학생에 대한 적극적이 상담 및 치료의 계기가 될 것이다"라는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6개 교육청은 "국내 도입 시 전문가 협의 등 중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보류 의견을 냈고, 4개 교육청만이 "디지털 문화 확산 및 게임의 순기는 등 긍정적인 측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또 학생 낙인효과 등 비교육적 영향 발생이 우려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전체적으로는 보류 혹은 반대 의견이 10개 교육청으로 59% 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보류의 경우는 얼마든 찬성쪽으로 기울 수 있어 교육부의 종합 의견이 어떻게 결정될지 주목된다. 교육청들의 의견은 이미 지난 6월 유은혜 교육부총리에게 대면 보고된 상황이며, 향후 교육부는 국무조정실 민관협의체에서 부처 종합 입장을 밝힐 때 이 의견들을 참고해 반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논란을 의식한 듯 교육부는 각 시도 교육청이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당초 이동섭 의원실이 교육청별 답변 전체가 담긴 사본 제출을 교육부에 요구했으나, 교육부는 일부 교육청이 입장 공개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개별 교육청 이름을 밝히지 않고 '찬성, 검토, 반대'로만 의견을 묶어 제출했다. 이동섭 의원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에 대한 각 교육청별 의견을 살펴본 결과 찬성 여론이 가장 우세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의 종합 입장 역시 찬성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의견들이 나온다"며 "그러나 검토와 반대 의견을 낸 교육청들도 다수 존재하는 만큼 교육부는 게임이 지닌 순기능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국무조정실 민관협의체에 신중한 입장을 밝혀야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