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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④] 박세영 "연기인생 8년차..강인한 女캐릭터 원해요"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05-31 09:01


사진=씨엘엔컴퍼니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세영(30)이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박세영은 2012년 SBS '내일이 오면'으로 연기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KBS2 '적도의 남자'(2012), SBS '신의'(2012), KBS2 '학교 2013'(2013)을 ㄱ치며 주연으로 발돋움했다. KBS2 '지성이면 감천'으로 주인공이 됐고 MBC '내 딸 금사월'(2015)에서는 오혜상 역을 맡아 역대급 악역을 선보였다. 또 SBS '귓속말'(2017)에서도 연이어 악역을 맡아 시선을 모았다. MBC '돈꽃'으로는 악역을 벗고 '순수 그 자체'인 선한 인물 나모현 역을 맡아 열연하며 '명품 드라마'의 탄생에 일조했다.

1년의 공백기 후 박세영은 최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김반디 극본, 박원국 연출)으로 돌아왔다. '조장풍'은 왕년엔 불의를 참지 못하는 유도 폭력 교사였지만 지금은 복지부동을 신념으로 하는 6년차 공무원 조진갑(별명 조장풍)이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으로 발령 난 뒤 갑질 악덕 사업주 응징에 나서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통쾌 작렬 풍자 코미디 드라마다. 박세영은 극중 조진갑의 전 아내이자 원칙주의자 형사인 주미란 역을 맡아 걸크러시한 매력을 선보였다.

박세영은 1년의 공백기를 지나며 수많은 고민을 해왔다.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 그는 "일단은 시간의 흐름대로 물 흐르는대로 연기를 하는 것보다 생각할 시간을 가지고, 결과가 도출이 되지 않더라도 이런 생각을 해보는 것이 첫 목표였다. 내가 어떻게 했는지를 돌아보고 나니 저는 항상 같은데 생각이나 행동이 변하고 있더라. 그걸 인지하게 되고 이런 생각을 가지면서 '이렇게 살았었구나' 돌아보게 됐고, 저라는 사람을 돌아보니 그냥 주어진 일을 해내는 것에 급급했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일을 더 건강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일을 하면서 소진될 때도 있고 끌려가는 느낌이 들 때도 있었지만, 내가 더 주체적으로 살고픈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사진=씨엘엔컴퍼니 제공
이 생각이 들 때 박세영의 삶에는 변화도 찾아왔다. 세 자매의 막내로서 부모님과 함께 생활해왔던 그지만, 이제는 독립을 해 혼자의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 것. 박세영은 "사실 독립은 3년간 꾸준히 준비해왔던 거다. 3년 전부터 부모님께 '3년 후 독립하겠다'고 했었고, 1년이 지나고 '2년 뒤다', 또 2년이 지나고는 '1년 뒤'라고 얘기를 할 정도였다. 제가 너무 '막내막내'하게 크다 보니 혼자 뭔가를 잘하든, 못하든, 실패하든, 성공하든 한 번 주체적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나씩 해보자는 도전으로 시작했다. 혼자 사는 것이 무섭긴 하지만, '생갭다 괜찮다'는 마음이 든다. 아무래도 혼자라는 기분이 가장 좋다. 배우라는 직업이 사무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책상이 있는 것도 아니다. 제 공간은 사실 촬영장에 타고 다니는 차 정도였는데 저만의 공간이 있다는 느낌이 다르다. 대본을 볼 때도 느낌이 다르다. 다만 집 전체가 방음이 잘 되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 단점"이라고 설명했다.

박세영은 최근 '입체적이고 강인한 여성 캐릭터'에 빠져있었다. 그는 '여성의 강인함'이 나오는 작품을 좋아한다며 "여자가 멋있는 작품이 너무 좋다. '여리여리하다'거나 '여자여자하다'는 것은 여자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없지 않나. 그냥 사람의 모습일 뿐이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강인함이 이제 강조됐다기 보다는 그전까지 보이지 않았던 모습들을 보여준 거다. 아이의 엄마만 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이런 모습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벌써 데뷔 8년차를 맞이했다. 프로필상 데뷔는 2002년 방송됐던 '어사 박문수'였지만,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것은 2012년부터란다. 박세영은 "'미스 빙그레' 모델로 나가게 돼서 그때부터 MTM이라는 연기 학원을 다니게 됐고, 거기에서 갑자기 단역을 하게 됐던 거다. 그리고는 예고를 다녀서 작품 활동을 못했다. 제가 유승호 씨나 다른 아역 배우들처럼 활발한 활동을 했던 것도 아니니 활동을 접었고 대학교도 다니다가 '어릴 때의 꿈이니 진짜로 해보자'고 해서 대학을 다 다니고 한 학기만 남았을 때 데뷔했다. 스물 다섯 살에 데뷔한 셈이다. 어쨋든 7년을 해왔고, 햇수로는 8년이 되어버렸다. 시간이 참 빠르다"고 회상했다.


사진=씨엘엔컴퍼니 제공
박세영은 '필모그래피와 함께 성장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배우. 그는 "사실 딱 계획대로 되지는 않았다. 내 마음대로 작품을 정하고, 내년에는 이런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정할 수는 없다. 이미 리스트업이 된 작품들 중에 하는 거니. 그 시기에 맞게 할 수 있는 선에서 선택을 해왔다. 또 제가 선택을 받아야 할 수 있으니 열심히 해왔던 거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하나하나 모든 작품들이 자양분이 된 것은 맞다. 어떤 작품은 너무 힘든 작품들도 있었고, '이 작품을 해서 뭐를 얻을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어떤 경험이든 도움이 안되는 것은 없다. 어떤 때는 '이 작품을 해도 되나, 오점이 되지는 않을까' 고민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 모든 것이 과정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니 내려놓게 됐다. 선생님들과 주말 드라마를 연이어 하다 보니 '이렇게 버틴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며 한 작품 한 작품에 연연하지 않는 것이 이런 것이란 간접경험도 할 수 있었다. 조언도 많이 들었는데 그런 것들이 다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세영은 이제야 자신의 연기에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나는 언제 연기를 잘하지?'라고 생각하지만, 많은 선배들이 '10년이 지나면 조금은 알아'라고 하신다. 그런데 5년이 지났을 때 겁이 나더라. 5년이 지났는데 '나는 아무것도 모르겠는데'였다. 그런데 그 말이 뭔지를 조금씩 약간씩 알게 되면서, '해야 되는구나'라는 깨달음이 있었다. 생각만 한다고 갑자기 잘하게 되는 것은 아니니까.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 연기는 더 늘지 않을까."

박세영이 출연했던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은 8.7%(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보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또한 '갑질타파'와 '권선징악'이라는 의미를 남기기도 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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