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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韓영화 100주년 겹경사"…'기생충' 봉준호X송강호, 황금종려상과 함께한 금의환향(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05-27 15:28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2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봉 감독과 송강호가 황금종려를 들고 포즈취하고 있다.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5.27/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들어올린 영화 '기생충'(바른손이엔티 제작)의 봉준호(49) 감독과 송강호(52)가 금의환향했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는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27일 오후 2시 3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대한한공 KE902편을 타고 귀국했다. 역사적인 대한민국 영화 최초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자이니 만큼 공항에는 일찌감치 200여명의 취재진이 모여 봉 감독과 송강호를 기다렸다.

비행기에서 내린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는 입국장에서 나서기에 앞서 비행기에서 내려 취재진과 짧은 인터뷰를 가졌다. 수상 소감을 묻자 봉준호 감독은 "저도 수상이 처음이지만 한국 영화 자체로 처음이기 때문에 특히 기쁜일인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송강호는 "여러분들의 성원과 사랑이 오늘의 결과를 만든 것 같다. 끊임없이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국 영화 100주년을 맞아 전해진 낭보. 이에 대해 송강호는 "한국 영화에 대한 관객 여러분들의 열광같은 것들이 오늘의 한국 영화를 만든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봉 감독은 "폐막식 파티때 심사위원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한국 영화 100주년이라고 말씀드렸더니 기뻐하시더라. 칸에서 한국 영화 100주년에 선물을 주셨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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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 감독은 칸에서 "봉준호가 곧 장르"라는 극찬을 받은 것에 대해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며 "정말 기뻤다. 수상한 것만큼 기뻤다"고 전했다. 이어 수상 직후 포토콜에서 무릎을 꿇고 송강호에 트로피를 건네는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에 대해 송강호는 밝게 웃으면 "감독님께서 퍼포먼스를 해주셔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고 봉 감독은 "다른 감독 배우들도 많이 하는 것"이라며 "저희는 가벼운 퍼포먼스였다"며 웃었다.

개봉을 앞둔 소감에 대해서도 전했다. 수상 이후에도 여전히 개봉을 떨리다는 그는 "모든 감독과 제작자는 개봉 직전이 가장 떨리고 부담되고 설레고 기대가되기도 한다. 복잡한 마음이다"고 전했다.

개봉 수상만큼이나 화제가 됐던 표준근로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기생충'은 스태프들의 표준 근로시간을 정확히 지키고 완성된 작품임이 알려져 팬들의 더욱 큰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봉 감독은 "'기생충'만의 유별난 건 아니고 2~3년전부터 영화 스태프의 급여나 그런건 정상적으로 정리가 됐다. 한국 영화는 2~3년전부터 정리를 해왔다. 영화인들 모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2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봉 감독과 송강호가 황금종려를 들고 포즈취하고 있다.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5.27/
송강호는 '기생충'의 관람포인트에 대해 "상 자체 보다도 지금까지 노력해왔던 영화 진화의 결정체를 보여줬다는걸 기쁘게 생각한다. 관객 여러분들도 그 점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봉 감독은 배우들에게 공을 돌리며 "강호 선배님뿐만 아니라 멋진 배우들이 있다. 배우들이 뽑아내는 희노애락이 있다. 배우들의 화려한 연기를 주목해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인터뷰를 마친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3시 20분께 밝은 표정으로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봉 감독과 송강호가 모습을 드러내자 입국장은 황금종려상 수상을 축하는 환호와 플래쉬 세례가 쏟아졌고 이에 두 사람은 손을 흔들어 보이며 인사했다. 봉준호 감독은 취재진을 향해 "처음있는 수상이고 한국 영화 100년 역사에서도 처음있는 일이라 겹경사라고 생각한다. 기쁜일이라고 생각한다. 개봉을 몇일 앞두고 있기 때문에 한국 관객들과 만남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어 송강호는 "지난 20년동안 봉 감독이 노력했던 결과물이 정점을 찍은 것 같아서 자긍심이 크고 보람도 느끼고 자랑스럽다. 제가 대표로 남아있지만 저 뿐만 아니라 정말 훌륭한 배우들이 많이 나온 작품이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여러분들이 사랑해주실거락 생각한다. 몇일 있으면 개봉하니까 많이 성원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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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두 사람은 한국에 와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을 묻자 입을 모아 "집에 가고 싶다"며 웃었다. 특히 봉준호 감독은 "쭌이라고 제가 키우는 강아지가 보고 싶고 충무김밥이 먹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송강호 역시 "집 생각이 가장 먼저 난다. 8일간이나 나가있었고 거리도 먼 곳이라 많이 지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인사를 마친 두 사람은 황금종려상을 꺼내 보이며 다시 한번 수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으로 26일(한국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제72회 칸 영화제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한국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칸ㆍ베를린ㆍ베니스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은 것은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이후 7년만의 일.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건 한국 영화 100년 역사상 최초다.


쿠엔틴 타란티노, 켄 로치, 페드라 알모도바르, 테렌스 맬릭, 다르덴 형제, 자비에 돌란 등 세계적인 거장 감독을 제치고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들어올린 봉준호 감독은 수상 직후 무대에 올라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내게 영화적인 큰 모험이었다.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그 작업을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있어 가능했다. 먼저 홍경표 촬영감독 등 모든 아티스트들에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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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살인의 추억' 이후 '괴물', '설국열차', '기생충'까지 함께한 자신의 페르소나 송강호를 언급하며 "이 자리에 함께 해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동반자 송강호의 코멘트를 꼭 듣고 싶다"며 수상 마이크를 양보했다. 이에 송강호는 "인내심과 슬기로움과 열정을 가르쳐준 존경하는 모든 대한민국의 배우들에게 이 영광을 바친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봉준호 감독은 "지금 가족이 뤼미에르 극장 2층에 와있다. 가족에게 감사하다"며 "나는 12살의 나이에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 먹은 소심하고 어리숙한 영화광이었다. 이 트로피를 손에 만지게 될 날이 올 줄 몰랐다. 감사하다"며 감격의 소감을 마무리했다.

한편,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다.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출연한다. 30일 국내에서 개봉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정재근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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