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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닥터 프리즈너' 박은석 "'죽이고 싶다'는 댓글..惡의 정점 찍고파"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05-24 16:02


사진=제이에스픽쳐스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은석(35)이 '닥터 프리즈너'로 악역 도전기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박은석은 2012년 연극 '옥탑방 고양이'로 데뷔한 후 연극 무대에서 활약했다. 2014년에는 '프라이드','수탉들의 싸움', '히스토리 보이즈' 등에 출연했고, 2015년에는 '엘리펀트송', '파포네 트릴로지', '레드' 등에서 활약했다. 2015년 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로 브라운관에 진출한 이후에는 MBC '한번 더 해피엔딩'(2016), KBS2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2016), MBC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2017), MBC '검법남녀'(2018), OCN '보이스2'(2018)에 출연했다. 방송 연기를 하는 동안에도 연극 '클로저'(2016)와 '블라인드'(2017), '나쁜자석(2017) '네버 더 시너'(2018) '벙커 트릴로지'(2019), '어나더 컨트리'(2019) 등에 출연하는 등 '대학로 아이돌'로서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최근 종영한 KBS2 '닥터 프리즈너'(박계옥 극본, 황인혁 연출)에서는 태강그룹 이덕성 회장과 탤런트 출신 모이라의 망나니 아들 이재환 역을 맡아 열연했다. 재벌집안에서 태어나 재벌로 키워졌지만, 정실부인이 아닌 두 번째 여자의 아들이라는 사실로 인해 '배다른 자식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인물이다. 필로폰 소지 및 투약 혐의로 3년 형을 선고받았고, 나이제(남궁민)와 악연으로 시작해 결국엔 그의 편에 서서 형 이재준(최원영)에 대항하게 되는 인물로 극에 몰입도를 높였다.

박은석이 출연한 '닥터 프리즈너'는 대형병원에서 축출된 외과 에이스 의사 나이제가 교도소 의료과장이 된 이후 펼치는 신개념 감옥X메디컬 서스펜스 드라마로, 첫 방송 이후 단 한 번도 수목극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고 종영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은 마지막회가 기록한 15.8%(닐슨코리아, 전국기준)다.

박은석은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이제 정말 끝난 거구나' 실감이 난다. 정말 너무 빨리 지나갔고, 순식간에 시간이 흘렀다"고 말하며 '닥터 프리즈너'의 종영 소감을 밝혔다.


사진=제이에스픽쳐스 제공
추웠던 1월 촬영을 시작한 '닥터 프리즈너'에서 박은석은 드라마를 여는 중요한 열쇠를 담당했다. 주인공인 나이제를 다크 히어로로 각성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것. 이 때문에 스케일이 큰 장면들 속에서 연기할 수 있었다. 박은석은 "초반 촬영이 가장 힘들었다. 분량도 많았고 날씨도 도와주지 않았다. 추운 날씨에 피 분장을 한 옷을 입고 장시간 있다 보니 힘들더라"며 "드라마에서 가장 비싼 신 두 개를 제가 찍었다. 연기적으로 주인공의 스토리와 전체적인 내용의 주축과 계기를 만들어줘야 했고, 주인공의 계기를 만드는 중요한 역할이었다. 비싼 신들이 결합이 되면서 한편으로는 무거운 마음과 걱정 반 기대 반이 있었다. 감독님도 저한테 힘을 주셨고 얘기도 많이 나눴다. 초반 장면을 5일씩 총 열흘을 찍었다. 엄청 많은 카메라가 지원이 나왔고, 차가 몇 대가 날아가고 트럭도 날아가는 신을 찍었다. 집 한 채는 '해먹은' 셈이다"고 말했다.

이런 장면들이 있었기에 박은석은 '닥터 프리즈너'에서 초반을 제대로 담당할 수 있었다. 그는 초반에 '죽여버리겠다'는 시청자들의 협박까지 받을 정도로 악역을 제대로 해낸 인물이다. "미움을 받겠다는 생각으로 완전 각오를 하고 들어갔다. 그런데 생각 이상으로 미움을 받은 것 같다. SNS를 통해서도 '화가난다. 아무리 연기지만 죽여버리고 싶다'는 DM도 왔었다. 지금도 해외에서 시청자들이 보는지 알 수 없는 언어로도 '화가 난다'는 메시지가 오더라. 그리고 '저기요 이재환씨, 아무리 연기지만 화나네요'라며 격한 반응도 보여줬다. 댓글도 많이 달리고 그러니 '임팩트가 있구나' 싶더라."

또 박으석은 "처음엔 대본을 보고 '이거 완전 미친놈이네' 이런 생각도 들었다. '지상파에서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의 수위였다. 예를들어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욕을 하는 것도 있었고 말로 하는 것도 있었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제가 표현하긴 했지만 , '어차피 이럴 거 제대로 하자'는 마음으로 했다. 그 속에서 감독님이 수위조절을 잘 해주셨다"며 "제가 아무리 센 역할을 해도 현실이 더 세더라. 저는 제가 연기를 하면서도 '드라마니까'라는 생각이 들지 않고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처럼 보이자는 마음이 컸다. 그런데 그때 한창 뉴스에서 갑질논란과 재벌2세의 이야기가 나와서 신기했고, 시기가 잘 맞았던 거 같다. 이재환이란 캐릭터가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 사회적 분위기도 그랬고, '말도 안돼'가 아니라 '진짜 저런 게 있을 거고 실제로는 더 심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이재환이 입체적으로 그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제이에스픽쳐스 제공

후반부 반전의 주인공이 됐던 것도 그다. 그러나 '계산된 연기'를 할 수 없었다는 설명. 박은석은 "사실 떡밥을 깔 수는 없었다. 처음 대본이 4회가 나와있었고, 후반부로 갈수록 대본이 늦게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주어진 대본 안에서 전에 했던 것들에 대해 개연성을 만들어간 것은 있지만, 미리 준비해내지는 못했다"며 "감방에서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결국 못 나오고 제가 코미디를 하고 있는 모습을 대본으로 보는데 재미가 있었다. 초반엔 힘들었다가 감옥에 들어가 쉬는 타이밍이 왔고, 병이 들고 아파지면서 화가 조금 동정으로 갔다. 시청자들이 '쟤는 그래도 불쌍하니 용서해주자'고 하더라. 나중에는 응원을 받게 돼서 정말 다행이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은석은 후반부 촬영을 위해 일주일 만에 3kg을 감량했다. 박은석은 "병에 걸린 모습을 표현해야 하는 장면이라 제작진에게 미리 연락을 받기는 했다. 앞으로의 대본을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제작진이 '살을 빼면 좋겠다'고 하더라. 일주일이 남은 상황이었는데 '어떻게 빼지'하면서도 알겠다고 했고, 대본이 나오기 4일 전에 알았으니 그때부터 저녁을 안 먹고 운동을 최대한 해서 3kg을 뺐다. 그 속에는 분장의 힘도 있지만, 워낙 제가 고무줄 체질이기도 하다"고 에피소드를 밝혔다.


사진=제이에스픽쳐스 제공
촬영 내내 선배들의 연기에 압도를 당했다는 그다. 박은석은 "아무래도 캐스팅을 보고 '뭔가 묵직한 것 하나가 나오겠다' 싶었다. 그래서 걱정도 했다. 제 캐릭터가 악역이고 중요한 장치가 아니냐. 그런데 남궁민 형과 너무 수월하게 촬영을 했고, 조언도 많이 해줬다. 서로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하면서 맞춰본 것도 있었다. 최원영 선배는 함께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섬뜩했다. 연기인 것은 알았지만, 연기모드로 들어갔을 때의 눈빛을 보면 '진짜연기인가' 싶을 정도였다. 마치 진짜로 나를 죽여버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 바늘이 없는 주사기인 것을 아는데도 '바늘 뺀 것 맞죠?'라고 되물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악역'을 제대로 표현해본 그는 앞으로 남궁민이 연기했던 '리멤버-아들의 전쟁' 속 남규만처럼 '악의 정점'을 찍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조금 더 남궁민 형처럼 악역의 정점을 찍어도 좋을 거 같다. 완전 코믹과 허당 연기도 잘 맞는 거 같다. 그리고 로맨스도 해봐야 하는데 삶 자체에 로맨스가 없다. 그로코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그 전에 올해 안에 진짜 연애를 하는 것도 꿈이다."

박은석은 '닥터 프리즈너'를 마친 후 연극 '어나더 컨트리' 무대에 오른다. 또한 MBC '검법남녀2'에 특별출연한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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