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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정문성(38)이 '해치' 종영 소감을 밝혔다.
정문성은 "길게 6개월을 촬영해서 몸도 지쳤고, 길다 보니 중간에 캐릭터를 하다가 외롭기도 하고 그랬다. 내 편이 없는 캐릭터라 그런 것 때문에 사실 몸과 마음이 지쳤지만 끝나고 나니까 사실 시원한 것 보다는 '조금 더 이렇게 할걸' '이런 면을 더 보여줬어야 하는데'하고 아쉬운 면도 많았다. 작품도 물론 좋지만 이 역할을 하게 된 것이 처음에는 감사했지만, 행복하더라. 할 때는 외로웠다. 사극에서도 그렇지만 현대극에서도 잘 없는 캐릭터 아니냐. 연기하기도 힘들었지만 하고 나서 제가 배우로서 체득하고 배운 것들이 연기적으로 많은 캐릭터라서 감사했고 엄청난 애정이 가는 캐릭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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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성은 이탄의 어떤 면에 끌렸을까. 정문성은 "마지막과 처음이 다르다. 처음에는 이금과 대립하는 인물인데 뭔가 얘 나름의 이유가 있지 않나. 자리를 주장하는 이유가 소현세자의 후손이라는 거다. '사실은 나도 예전엔 정통이었다'는 이유가 있던 거다. 이유가 있는 악당이라면 어떤 악행을 하고 내가 하는 행동에 있어서 명분이 있다면 어떤식으로 펼쳐도 매력있는 악당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그게 제일 매력이 있었다. 나중에는 명분을 생각했는데 저도 인간인지라 연기를 하려면 억지를 쓸 수는 없다. 명분을 찾았는데 결국엔 마지막에 밀풍군 이탄이 보여준 모습까지 가는 과정에서는 명분보다는 인간의 아픔이라든지 인간의 모자라고 부족한 면들, 남들에 비해 상실돼있거나 결여돼있는 면들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보통은 그런 것이 적게 보여지고 훌륭한 면이 많이 보여지는 것이 이야기거리가 많고 좋은 캐릭터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정말 얘는 부족한 면만 계속 보여줬다. 제가 이 캐릭터를 맡은 것에 대한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발혔다.
이탄을 위해 정문성은 어떤 준비를 했을까. 그는 "작가님이 힌트를 주셨다. 총 3단계의 변신을 한다고 하셨다. 구체적으로 얘기 안하시고 대본을 받기로는 처음에는 어린 애다. 아직 성숙하지 못한. 집안의 가정사가 있지 않나. 에피소드가 나오면 아버지는 '왕이 돼야 한다'고 강압적으로 나오고, 구타까지 하고 책도 집어던진다. 아픈 아이에서 멈춰 있는 사회생활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인물이다. 민진헌(이경영)이라는 노론의 수장이 정권을 위해 데려오는 꼭두각시인 거다. 미완의 인간이 권력을 잡았을 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작가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어린 애들에게 힘이란 것이 주어졌을 때 힘을 어느쪽으로 사용할지 모르는 모습에서 다음은 해탈한 모습으로 나아간다. 인간에 대한 공부를 한 모습으로 나오는 거다.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는 상태다"고 밝혔다.
또 "리딩을 하고 작가님이 '마지막 변신은 정말 끝이다. 미친 단계에서의 끝단계'라고 얘기했다. 백성이 하나도 없어도 난 왕이 돼야겠다는 광기까지 간다고 했다. 정말 감사한 것은 광기로 끝난 게 아니라 이 아픔이나 딱함을 인간에 대한 애정을 갈구하지 않는다. 윤영이 나쁜 사람이지만 이탄에게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이런 것들이 중요했다. 어린아이의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했는데 '이렇게 연기하면 좀 오버스러울 수 있겠다'고 했지만, 감독님은 '아이로 돌아간 너의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죽음 신이 준비된 연기가 아니었던 거다. 결국 이 캐릭터를 하면서 반드시 잃지 말아야 했던 것이 아이의 마음이었고, 끊어지지 않게 왔다는 것은 좋은 일이었다. 그걸 준비해준 것은 작가님과 연출님이었다"고 했다.
'조선시대 연쇄살인마'라는 설명은 그동안 시청자들이 쉽게 볼 수 없던 것. 정문성은 "저는 사실 1회 역할이 크고 부담스러운 것 보다는 1회에 내가 보여줘야 하는 면들이 너무 많았다. 그냥 대사를 외우고 대본을 분석해서 연기하는 것 외에도 말도 타야 하고 춤도 춰야 하고 반야심경도 외워야 했다. 전혀 한 번도 못 들어본 외국말을 외우는 것과 같았다. 1회에 그런 게 다 나왔으니 힘들었다. 얼굴에 피를 묻히고 사람을 죽이고 그런 거는 나도 안해보고 시청자도 안해봤을 것이기에 어렵지 않다. 상상력으로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런데 춤은 나도 춰봤고 시청자도 춰봤고, 반야심경을 아는 분들도 있고 말도 탈 줄 아는 사람이 있지 않나. 다행히 설정이 시골에 살다가 말도 배우고 신나서 사냥도 하고 춤도 어설프게 배워서 하는 설명이었다. 어떻게 보였을지 모르지만 잘 추는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못 추네'하면 실패였고, 혼자만 신난 느낌을 줬어야 했다. 반야심경도 도움을 줬다. 작가님이 마지막 선택한 거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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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성은 "부상에서는 이제 괜찮아졌다. 다 나았다"며 "저는 보호장비를 하는 것도 모르고 청바지를 입고 가서 쓸렸다. 그래서 재생 테이프 두개를 붙이고 다녔다"고 밝히며 부상에 대해 다시 밝혔다.
정문성은 밀풍군 역을 통해 뭐를 배웠을까. 그는 "겉과 속이 다른 연기를 해야 하는 것이 많았다. 단색이 아니라 항상 복합적이었다. 칼을 들이밀면서도 두려워했고, 웃으면서도 그 사람을 미워하는 역할이었다. 여러 감정을 갖고 있는데 표현은 완전히 단색으로 해야 하는 역할이었다. 단색이라는 것이 여러 단색이 있어서 표면적으로 봐도 복합적이고 다채로운 인물로 보여지지만 한 컷 한 컷 한 신 한 신이 어떻게 해서든 표현하는 것이 숙제였다. 나중에 드라마가 6개월 동안 이어지면서 그 안에 있는 감정들이 표현되더라. 훌륭한 배우라면 24부가 돼서 표현할 수 있어진 감정을 훨씬 더 앞쪽에서 표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정답이 뭔지는 이제 알았으니, 그걸 제가 연습할 수 있고 고민할 수 있는 거리가 생긴 거다. 아주 큰 공부가 됐다"고 했다.
'해치'는 정일우, 권율, 고아라, 정문성 등이 열연한 드라마로, 자체 최고 시청률은 32회가 기록했던 8.4%(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이었다. 정문성은 '해치'를 마친 후 차기작을 검토한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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