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대화의 희열2' 유시민은 신념을 지키며 자신도 지켜왔다.
이날 유시민은 글을 쓰게 된 계기부터 민주화 운동에 몸담을 때 심경, 징역살이 중 그를 유명하게 만든 '항소이유서' 작성 배경, 책을 낸 이후 드라마 작가로도 활동한 사연까지 다양하게 들려줬다.
유시민은 서울대학교 재학시절인 1980년 5월 17일 학생회관을 지키다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로 잡혀갔다. 당시를 떠올리며 유시민은 "다른 대학 총학생회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서울대학교 총학생회로 전화를 하기 때문에 끝까지 지키고 있었던 것일 뿐"이라며 "계엄군이 닥치면 도망가려 했지만 못 도망친 것"이라고 유쾌한 너스레를 떨었다.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서 그는 글의 재능을 발견했다. 진술서를 쓰고 있을 땐 수사관들이 때리지 않았기에 진술서를 길게 쓰다가 글 잘 쓴다는 칭찬을 받은 것. 유시민은 공소기각 판정을 받고 풀려났지만 바로 신체검사통지서를 받았고, 입영통지서를 받은 뒤 36시간 만에 군에 입대했다.
군 제대 후 복학한 유시민은 바로 서울대 프락치 사건에 연루, 유죄 선고를 받아 징역살이를 했다. 당시 유시민이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울분을 풀기 위해 쓴 것이 그 유명한 항소이유서다. 아직도 회자되는 글이지만 유시민은 "문장이 길고, 고색창연한 글"이라고 평가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고문, 입대, 징역살이 등. 힘든 시간을 겪었던 유시민은 당시를 회상하며 "공포심이 제일 크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면 민주화운동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그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존엄이기 때문이다. 유시민은 "나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시작하면, 실패해도 나의 존엄은 지킬 수 있어서 괜찮다"며 뚜렷한 소신을 밝혔다.
많은 사람들이 유시민을 강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 속 유시민, 그의 동지들은 두려움에 떨던 평범한 청년들이었다. 그럼에도 청년 유시민은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신념을 고수해온 것이다. 공포의 시대, 신념을 지키며 살아온 유시민 이야기가 뜻 깊게 와 닿은 시간이었다.
한편 유시민의 파란만장한 정치 인생부터, 정치를 그만둔 이유까지 더욱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대화의 희열2' 유시민 편 두 번째 이야기는 4월 27일 토요일 밤 10시 45분 방송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