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파이가 된 배우와 그녀를 둘러싼 비밀 요원간의 치열한 심리전과 아슬아슬한 로맨스를 그려내며 TV 방영 당시 "박찬욱의 놀라운 TV데뷔" "모든 것이 아름답고 찬란하다"라는 극찬까지 이끌어 냈다. 그런 '리틀 드러머 걸'이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플레이와 채널A를 통해 공개돼 드디어 한국 관객을 만난다. 오늘 29일 VOD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플레이에 방송 심의 기준과 상영시간 제한에 따라 제외된 다수의 장면을 포함한 감독판이 공개되고 같은 날 오후 채널A를 통해 방송판이 전파를 탄다.
|
박 감독은 감독판과 방송판의 핵심적 차이를 묻자 "찰리의 시계 달린 라디오가 있는데 배터리와 관련된 신이 나오다. 그 신이 굉장히 중요한 신이다. 그런데 그 장면에 대한 차이가 결정적으로 다르다. 감독판은 플래쉬백으로 편집하고 방송판에서는 현재 시제로 편집을 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그서 로맨스 장면을 더 많이 만들려고 노력했다. 두 남녀 사이의 장면이 원작 보다 더 유머와 따뜻한 감정을 넣었다. 찰리(플로렌스 퓨)와 어떤 남자 사이에 정사 장면이 있는데 그것을 지켜보는 베커(알렉산더 스카스가드)의 장면이 영화 클라이막스이기도 하다. 찰리와 다른 장면의 그 정사 장면은 베커가 의도해서 환경이다. 찰 리가 그렇게 하길 바란 장면인 것이다. 하지만 연인으로서는 베커의 마음이 찢어지는 순간일 것이다. 그런 건 원작에는 아예 없는 장면이다"고 설명했다.
|
'친절한 금자씨' '박쥐' '스토커' '아가씨' 등 여성 배우를 내세우는 작품을 주로 해온 박찬욱 감독. 그는 플로렌스 퓨를 '리틀 드러머 걸'의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에 대해 "용기와 모험심을 가진 사람이 필요했다"고 답했다. 이어 "플로렌스 퓨를 캐스팅하고 처음 만났을 때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며 역시 저 친구라면 모험심에 대한 의문을 품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작품 속에서도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으로 보일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언제나 작품에서 돋보이는 미술을 보여주는 박찬욱 감독.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영화 미술에 대해 "배우가 놓인 환경 전체를 디자인하는 일 아닌가. 미술은 있는 장소를 선택하는 것과 그것을 꾸미고 세트를 짓는 것 두가지가 있다. 그리고 메이크업과 의상에게도 컨셉트를 제공하고 결국에는 영화 속 화면의 전체를 디자인한다. 그걸 아주 인공적으로 꾸며진 세계라고 상상하기 쉽겠지만 굉장히 자연주의 영화 조차도 또 그런 과정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
또한 박찬욱 감독은 "충무로의 대표 감독" "무조건 믿고 보는 감독"이라는 대중의 큰 기대가 부담이 되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그런 기대감 때문에 감독판을 어떻게 해서든지 만들겠다고 나섰던 것이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방송판으로만 내놨으면 아쉬움을 컸을 거다. 사실 방송판이 많이 아쉽긴 했다. 감독판과 방송판은 차이가 크다. 빙송판은 예술적인 면도 있지만 후반 편집 시간이 너무 적었다. 제작진과 의견차이가 없었더라도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감독판으로 편집을 꼭 다시 하고 싶었다. 감독판을 하면서 엄청난 개선이 이뤄졌다. 계속 외국에서 촬영하면서 빨리 냉면 먹으로 한국에 들어오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았는데 계속 매달려야 했다. 그럼에도 꾹 참고 했던 이유가 바로 그런 대중의 기대감 때문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
'아가씨'에서는 가상의 판을 짜는 코우즈키, '리틀 드러머 걸'에서는 마이클 섀넌. 가상의 세상을 창조해 거짓 역할을 원하는 일종의 '영화 감독'처럼 보이는 캐릭터들을 악랄하게 그리는 이유를 묻자 "실제로 영화 감독들이 그러하다는 생각에서 나온건 아니다.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고 인물을 움직이게 하는 감독들이 하는 일이 어떤 면에서는 '신'(神)적인 존재로 보이기도 하지 않나. 그런 비유라 생각한다. 실제로 감독이 신적인 존재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런 비유로 비춰질 때에 그들의 잔인한 면도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
마지막으로 박찬욱은 차기작에 대해 귀띔했다. 앞서 외신 보도를 박찬욱 감독이 아마존에서 제작하는 서부극 '브리건드 오브 래틀클릭'의 연출을 맡는다고 알려진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투자가 확정된 작품이 아니다. 투자가 확정된다며 연출을 맡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국내 작품 계획을 묻자 "한국 작품도 개발중이다. 한국 작품은 형사가 주인공되는 미스터리 수사물이 될 거다. 남녀주인공을 내세울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은 3월 29일 오후 왓챠플레이에서 6편이 전편 공개된다. 방송판은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6주간 채널A에서 방송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주)왓챠
무료로 보는 명품 커플 궁합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