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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방구석1열' 박찬욱 감독이 가장 사랑하는 '박쥐'의 모든 것

이지현 기자

기사입력 2019-03-22 19:35



[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박찬욱 감독이 가장 애정하는 '박쥐'에 대한 모든 것을 밝혔다.

22일 방송된 JTBC '방구석1열'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박찬욱 감독이 자신의 영화 중 최고로 꼽는 영화 '박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에 박찬욱 감독의 영화세계에서 내러티브와 미장센을 담당하는 정서경 작가와 류성희 미술 감독 그리고 박찬욱 감독의 최측근 임필성 감독이 함께했다.

이날 박찬욱 감독은 영화 속 '여성 캐릭터'의 독특한 스타일에 대해 "스타일이 캐릭터를 구축한다. 남자는 옷이 너무 단조로운데 비해 여자 캐릭터는 재미있고 할게 많다. 옷이 어떻게 한 영화 안에서 색이 바뀌느냐, 머리 모양이 바뀌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우는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도 있다. 캐릭터에 대해 논의하고 싶은 의도다. 외모에 관한 질문이 아닌 거다"라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은 "사실 내가 만든 영화 중 '박쥐'를 가장 아낀다. '영화는 이래야 한다'라는 내 기준에 가장 근접한 작품이고 가장 오랫동안 머릿속에서 키워온 이야기이기 때문이다"라며 '박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오마주가 된 소설 '테레즈 라캥'을 이야기하며 "테레즈가 욕망을 쫓는 과정이 무시무시하면서도 통쾌했다. 공감이 많이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찬욱은 송강호가 연기한 '상현' 역에 대해 "'상현'에게는 나의 모습이 많이 투영돼 있다. 특히 화장실에서 태주에게 이상한 궤변을 늘어놓는 상현의 모습은 부부싸움 할 때 자기합리화 하는 나의 모습인데 시나리오를 쓸 때 '상현'에게 빙의해서 썼다"라며 비화를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또한 김옥빈의 캐스팅에 대해 "많은 여배우들에게 거절당했다"라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송강호와의 심한 나이차이, 당시 22살이었던 김옥빈은 유부녀와는 거리가 먼 이미지였다"고. 하지만 촬영감독의 추천으로 만난 김옥빈을 보자마자 캐스팅을 확신했었다고 덧붙였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 유독 '가위'가 많이 등장한다. '박쥐'에서도 '쪽가위'가 등장하는데 "가만히 보고 있으면 섬뜩하다. 칼날이 두개니까"라며 "캐릭터 일부나 다름없는 일상적인 소품을 다른 용도로 전환시키는 순간이 흥미롭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극 중 '상현(송강호 분)이 잠깐의 허기를 채우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김옥빈 분)의 피를 빨아먹는' 장면을 최고의 장면으로 입을 모았다. "연기, 촬영, 음악 모든게 잘 어우러진 최고의 장면이다"라고 밝혔다.

류성희 미술감독은 태주 역의 파란 원피스에 박찬욱 감독과 반대에 부딪혔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반대가 무색할 만큼 훌륭했다"는 박찬욱 감독의 칭찬에 "기존의 뱀파이어 공식을 깬 태주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에 적합했던 색이었다. 강렬하면서도 새로워진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올드보이'부터 '아가씨'까지 남다른 벽지 디자인의 철학을 밝힌 박찬욱 감독은 단연 박쥐를 1위로 꼽았다.

또한 박찬욱 감독은 '박쥐'의 엔딩 장면을 언급하며 "'태주'가 굳이 신발을 신고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은 상현과의 좋았던 기억을 간직하고 싶은, 사랑에 모든 걸 걸었던 태주에게 알맞았던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영화 중간에 신발이 몇 번씩 조명되는 것 역시 엔딩의 로맨틱함과 최후를 극대화시켜 표현하기 위함이었다"라며 애정이 깃든 '박쥐' 속 장면들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정서경 작가와 류성희 감독의 공방전으로 이어져 웃음을 더했다.

한편 박찬욱 감독의 첫 할리우드 프로젝트인 '스토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미국 작가가 쓴 초고를 제가 많이 갱했다"라며 혈통에 내제된 악마성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이어 첫 할리우드 프로젝트로 '스토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올드보이' 이후로 많은 제안을 받았다. 특히 액션 영화가 많았다. 심사 숙고 끝에 취향에 맞는 '스토커'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쥐'와 '스토커'의 여성 주인공이 "욕망을 모르고 살다가 욕망을 발견하고 거침없이 추구하는 캐릭터다. 또한 처음 성장을 돕는 건 남자였다"고 닮은 점을 언급했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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