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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박찬욱 감독이 가장 애정하는 '박쥐'에 대한 모든 것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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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김옥빈의 캐스팅에 대해 "많은 여배우들에게 거절당했다"라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송강호와의 심한 나이차이, 당시 22살이었던 김옥빈은 유부녀와는 거리가 먼 이미지였다"고. 하지만 촬영감독의 추천으로 만난 김옥빈을 보자마자 캐스팅을 확신했었다고 덧붙였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 유독 '가위'가 많이 등장한다. '박쥐'에서도 '쪽가위'가 등장하는데 "가만히 보고 있으면 섬뜩하다. 칼날이 두개니까"라며 "캐릭터 일부나 다름없는 일상적인 소품을 다른 용도로 전환시키는 순간이 흥미롭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극 중 '상현(송강호 분)이 잠깐의 허기를 채우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김옥빈 분)의 피를 빨아먹는' 장면을 최고의 장면으로 입을 모았다. "연기, 촬영, 음악 모든게 잘 어우러진 최고의 장면이다"라고 밝혔다.
류성희 미술감독은 태주 역의 파란 원피스에 박찬욱 감독과 반대에 부딪혔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반대가 무색할 만큼 훌륭했다"는 박찬욱 감독의 칭찬에 "기존의 뱀파이어 공식을 깬 태주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에 적합했던 색이었다. 강렬하면서도 새로워진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올드보이'부터 '아가씨'까지 남다른 벽지 디자인의 철학을 밝힌 박찬욱 감독은 단연 박쥐를 1위로 꼽았다.
또한 박찬욱 감독은 '박쥐'의 엔딩 장면을 언급하며 "'태주'가 굳이 신발을 신고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은 상현과의 좋았던 기억을 간직하고 싶은, 사랑에 모든 걸 걸었던 태주에게 알맞았던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영화 중간에 신발이 몇 번씩 조명되는 것 역시 엔딩의 로맨틱함과 최후를 극대화시켜 표현하기 위함이었다"라며 애정이 깃든 '박쥐' 속 장면들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정서경 작가와 류성희 감독의 공방전으로 이어져 웃음을 더했다.
한편 박찬욱 감독의 첫 할리우드 프로젝트인 '스토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미국 작가가 쓴 초고를 제가 많이 갱했다"라며 혈통에 내제된 악마성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이어 첫 할리우드 프로젝트로 '스토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올드보이' 이후로 많은 제안을 받았다. 특히 액션 영화가 많았다. 심사 숙고 끝에 취향에 맞는 '스토커'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쥐'와 '스토커'의 여성 주인공이 "욕망을 모르고 살다가 욕망을 발견하고 거침없이 추구하는 캐릭터다. 또한 처음 성장을 돕는 건 남자였다"고 닮은 점을 언급했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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