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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연극무대에서 알차게 쌓은 패를 들고 우리 앞에 나타난 박호산. 23년간 묵혀온 내공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단숨에 대중들에게 박호산이란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키더니 그 후로는 그야말로 순풍 중이다. 연기가 아직 배고프다는 듯 반가운 다작 행보를 보여주며 대중과 관객의 보는 눈을 정화하는 연기파 배우 박호산을 bnt가 만나봤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탓인지 '슬빵' 이후로 연관검색어로 박호산 혀가 따라다닌다고 털어놓은 그는 "새 작품을 들어갈 때마다 왠지 혀가 짧은 거 같다는 말이 따라다니니까 상심한 적도 있었다. OCN 드라마 '손 더 게스트'에서 만난 (이)원종이 형이 '야, 나는 아직 구마적이야'라고 말하는 걸 듣고 바로 치유가 됐다.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는 말로 호탕하게 웃어버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또 하나의 명품 연기를 보여준 '손 더 게스트'에서는 "빙의 연기로 한을 풀었다. 아무래도 조연이다 보니 주연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내 모습을 보여줘야 했고 파트너 정은채가 무거운 톤으로 연기하니까 자연스럽게 나는 수다스러워졌다"는 설명을 이었다. 동시에 주인공 3인방인 김동욱, 김재욱, 정은채에 대해 "연기와 사생활 모두 칭찬할 만한 후배들이다. 술도 어찌나 잘 사는지. (김)동욱이가 크게 쏜 회식이 인상 깊었다"며 후배들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갔다.
오랜 시간 끝에 연극무대 밖으로 새로운 도전을 한 박호산은 그 이유를 "20년 넘게 연극만 하다보니 약간의 우울함, 고여있단 느낌이 들었다. 그런 내 감정을 치유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것 같다"며 "호산이란 이름도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이유로 바꾸게 된 것 같다.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던 시기에 꿈에서 할아버지 성함인 호산이로 꾸중을 들었는데 그때 뭔가 정신이 번쩍하는 기분이 들더라. 그래서 오래 활동하던 박정환이란 본명을 뒤로하고 이름을 바꿨다"고 말했다.
지금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백발은 예전의 그에겐 그저 단점으로 느껴졌던 시절도 있었다고. "30대 중반에 이미 백발이 됐는데 그러다 보니까 들어오는 역할이 한정된다. 그래서 연극을 할 때는 항상 염색했었다. '슬빵'을 하면서 내 나이보다 연령대가 있는 역할을 하게 되다 보니 내 원래 머리인 백발로 출연했는데 그러면서 백발이 낫다는 소리도 듣고. 단점이 장점으로 승화된 기분이라 좋다. 요즘에는 백발로 그냥 다닌다"며 "역할에 따라서 염색이든 삭발이든 언제나 할 수 있다. 연기라면 뭘 못 하겠나"는 말로 연기에 대한 의지의 한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연기파 배우 박호산은 연기는 혼자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상대 배우와 잘 호흡해서 대사, 캐릭터를 함께 만들어 가야 내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할 때 이선균, 송새벽에게 큰 영감을 받았다. 그들과 호흡을 맞추다 보면 내가 고급 연기를 하는 기분이 들더라"는 말로 동료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의 20년 넘은 팬카페는 박호산에게 팬 그 이상의 의미가 되는 존재. "배우와 팬의 관계라기보다는 편하게 술 한 잔 기울일 수 있는 형제 같은 사이다. 그들이 있어서 나 역시 그들에게 선보이기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말로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앞으로 방송에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묻자 "방송에선 아직 신인이지 않나. 멜로건 사극이건 무엇이든 하고 싶다. 내 목표가 다작이다. 연극배우를 할 때도 다작하는 배우였다. 올해도 대중과 쉬지 않고 만나고 싶다"는 말로 그의 연기에 목마른 대중들에게 기대감을 높였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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