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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건물주 보다 배우 류준열"…33세 류준열의 인생 재테크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9-03-07 13:00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아직은 돈보다 연기, 관객 만나는 게 더 중요해요!"

범죄 영화 '돈'(박누리 감독, 사나이픽처스·영화사 월광 제작)으로 돌아온 배우 류준열(33). 그가 청춘의 고민과 돈에 대한 경계, 남다른 연기 열정을 털어놨다.

하루 평균 거래 대금 7조원이 오가는 곳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돈이 움직이는 '돈의 메카' 여의도를 배경으로 한 범죄극 다룬 '돈'. 장현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돈'은 열심히 일해 버는 돈이 아닌 돈이 돈을 버는 것이 상식이 된 21세기의 대한민국의 이면을 가감 없이 담아냈다. 돈을 둘러싼 욕망을 다룬 '돈'은 돈이 우선시 되는 이 시대에, 과연 돈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며 여운을 남긴다.

특히 '돈'은 신입 주식 브로커 조일현의 성장기를 다룬 만큼 류준열의 하드캐리한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류준열의 원맨쇼'라 불려도 손색없을 정도. 실제 67회차 중 60회차를 출연하며 영화의 주축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간 류준열은 장르와 시대의 틀을 넘어 지금 오늘의 한국에서 살아가는 보통의 청년을 집약한 캐릭터와 혼연일체 된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공감대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돈' 개봉을 앞둔 류준열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에 있어서 시나리오가 최우선이다. 그건 모든 배우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음이 감독에 대한 신뢰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박누리 감독의 입봉 작품이라 전작을 볼 기회가 없었지만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잘 통했다. '돈'을 제안받을 당시 나 역시 대중에게 막 얼굴을 알리는 시기다 보니 같이 으›X으›X 하면서 만들면 좋을 것 같았다. 촬영하면서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즐거웠다. 영화를 찍으면서 이런 재미로 영화를 찍는구나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선 작품에서는 바쁜 스케줄을 비롯해 고려해야 할 것들이 생갭다 더 많았다. 그런데 이 작품은 온전히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작품을 대할 때 '이렇게 대해야 신나게 작품을 할 수 있구나'라는 걸 느꼈다. 한 선배가 이런 말을 했다. 영화 찍을 때 '하루 일을 마치고 한잔하는 기분으로 영화를 찍는다'고 했는데 그 말이 어떤 느낌으로 한 말인지 공감하게 됐다. 고생한 것도 뿌듯하기도 했고 끝나면 가슴 벅찬 부분이 있었다. 그 기분이 이해가 될 것 같더라"며 "이번 작품의 참여도가 단순히 분량 문제는 아니었다. 한마디로 이 작품에서는 촬영장을 뛰어다녔다.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보통 컷 소리 들으면 모니터 확인하러 가는데 이번 작품은 더 뛰어다니면서 임했던 것 같다. 물리적으로도 뛰어다닌 작품이다"고 덧붙였다.


다른 작품보다 '돈'에 대한 애정이 유독 많다는 류준열. 그는 왜 '돈'에 매료됐을까. "사회 풍조가 흔히들 이야기하는 돈이 사람 위에 있다고 말하지 않나. 그런 사건과 뉴스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그런 사건에 대해서도 무뎌진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경계하고 작품을 본 것 같다. 자신의 생각을 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오락 영화의 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겁지 않게 표현하려고 했다. 이 작품을 통해 '나는 어떻게 살고 있나?'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될 것 같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그는 "사실 나는 '어떻게 살고 있나?'라는 질문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겠다'라는 부분에 집중하게 됐다. 돈보다 사람이 위에 있어야 하고 내 삶이 돈에 좌지우지 당하기보다는 내가 돈과 별개로 내 삶을 움직여야 한다는 소신을 갖게 됐다. 나는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일찍부터 경계했다. 물론 부자가 되면 좋다. 하지만 데뷔 전부터 그런 부분을 경계하기도 했고 데뷔 초 팬들이 사인 부탁할 때 '성공하세요' '대박 나세요' '부자 되세요'라는 말을 써달라고 하면 그런 문구 대신 '행복하세요'라는 문구를 써 드리기도 했다. 내 사인에 그런 강요가 포함된 건 원치 않았다. 굳이 나까지 그렇게 강요해서 써야 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삶 자체에서 돈이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는 것 같다. 영화에서는 더 쉽게 다가가기 위해 라이트하게 다루려고 했고 어떤 부분은 노골적으로 표현하기도 했지만 결론은 하나다. 돈보다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실제 재테크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밝힌 류준열. 그는 "'돈'을 준비하면서 여러 곳에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재테크로 돈을 벌고 수익을 얻는 게 많으면 많을수록 그쪽에 일을 해야한다고 하더라. 그걸 업으로 삼는 분들이 있다고 한다. 다만 나는 그쪽보다 아직은 연기하고 관객을 만나는 부분에 더 집중하고 싶고 관심이 있다. 돈 관리는 크게 관심이 없다. 장담은 못 하겠지만 앞으로도 건물주가 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영화 속 가장 큰 소재로 사용된 주식에 대해 "주식 공부를 많이 하려고 하기보다는 주식으로 일하는 분들의 분위기를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다. 데뷔 전부터 알고 지낸 주식을 하는 형들이 있었는데 그때 만나서 했던 이야기들이 기억나더라. 클릭 몇 번으로 돈을 벌고 잃은 분들이기 때문에 돈에 무감각해진다고 하더라. 그런 부분을 캐릭터에 투영하려고 했다"며 "영화를 준비하면서 주식을 공부하는 과정에 실제로 주식을 도전해보기도 했다. 돈을 벌었는지 손해를 봤는지는 비밀로 하겠다. 아마 내 표정을 보면 그리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고 보이진 않을 것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류준열은 "'돈'을 촬영하면서 연기했던 캐릭터 조일현에게 스스로 물어보기도 했다. 지금 이 시대의 청춘을 대표하는 캐릭터인데 결과적으로 돈을 쉽게 벌면 돈을 우습게 보게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또 미래를 위한 돈을 생각하는 청춘도 많지 않나? 그 예로 결혼이 있는데 극 중 조일현도 그런 부분을 많이 생각한 것 같다. 돈을 앞에 두고 가족들을 생각, 마음을 표현했다. 청춘들의 모습을 많이 표현한 것 같다. 모든 게 변한다. 사람도 변하고 사랑도 변하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캐릭터에 많이 투영됐고 한편으로는 그런 현실이 아쉽기도 하다"고 고백했다.

현재 그룹 걸스데이의 멤버 혜리와 공개연애 중인 류준열은 결혼 계획에 대해 "지금 당장 결혼을 앞두고 있지 않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지만 주변 지인들의 모습을 통해 현실적인 고민을 많이 듣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인 시간에 함께 축구를 하는 축구팀 형들이 있다. 다들 결혼하고 또 결혼을 준비하는 형들이 요즘 많아졌는데 전셋집 걱정하고 결혼 준비에 드는 비용을 걱정하더라. 내 또래 청춘들의 고민이었다. 물론 나는 지금 당장 결혼을 앞두고 있지 않지만 조금이나마 이런 청춘들의 고민이 캐릭터에 표현되길 바랐고 그런 부분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류준열은 영화 속 대사 중 절친이자 세계적인 축구선수 손흥민을 언급한 것에 대한 에피소드도 밝혔다. 그는 "내 아이디어와 박누리 감독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장면이다. 박누리 감독과 계속 이야기를 하면서 작품을 만들었기 때문에 지금은 누구의 아이디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다. 팬심에서 시작된 손흥민과 친분인데 어느 순간 '손흥민의 아이콘'이 된 것 같다. 좀 더 손흥민 선수가 축구에 집중할 수 있게 응원하고 싶은데 나 때문에 괜히 다른 쪽으로 관심을 받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손흥민 선수를 활용이라고 말하기엔 부담스럽다. 이번 작품은 내가 하면서 더 집중하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축구가 아닐까 싶어 '돈'에서 녹여낸 것 같다. 실제로 박누리 감독에게 손흥민을 언급하는 장면을 물어보기도 했다. 나에게 시나리오 제안을 하기 전부터 있었던 장면이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한편, '돈'은 부자가 되고 싶었던 신입 주식 브로커가 여의도 최고의 작전 설계자를 만나게 된 후 엄청난 거액을 건 작전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영화다.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 김재영, 원진아 등이 가세했고 '남자가 사랑할 때' '베를린' '부당거래' 조감독 출신인 박누리 감독의 첫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20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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