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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승리+마약→미성년자"…이낙연 총리, '버닝썬 의혹'에 "경찰 명운 걸고 수사"(종합)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9-03-05 14:55


클럽 버닝썬. 사진|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경찰의 명운을 걸고 수사하라. 의혹이 해소되지 못한다면 각오하라."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의혹이 해소되기는 커녕 점점 커지고 있다. 마침내 이낙연 국무총리까지 나서 우려를 표시했다.

이낙연 총리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서울 강남구 유흥업소(클럽 버닝썬)에서 발생한 폭행사건이 마약 유통과 성범죄, 업주와 경찰의 유착 등 여러 의혹을 드러내고 있다. 일반인도 SNS, 인터넷, 또는 해외직구를 통해 마약이나 향정신성의약품을 구매하고 있다 또는 구매할 수 있다"면서 "검찰, 경찰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약류의 제조·반입·유통·소비 등 모든 단계의 범죄를 뿌리뽑고 강력히 처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낙연 총리는 "경찰의 유착 의혹에 대해 경찰의 명운을 걸고 철저히 수사해 의법처리하기 바란다"면서 "혹시라도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못한다면, 어떤 사태가 닥쳐올지 비상하게 각오하고 수사에 임하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총리가 이렇게까지 강도높은 입장을 밝힌 이유는 이번 버닝썬 사태가 경찰과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버닝썬 측은 지난해 2월 개장 이래 경찰에 100여차례 신고가 들어갔지만, 단 한차례의 어떤 처분도 받지 않았다. 그야말로 강남 한복판의 '무법지대'였던 셈.


국무회의에서 버닝썬 논란을 언급하는 이낙연 총리. 사진|연합뉴스
버닝썬 측은 지난해 7월 미성년자 A군 클럽 출입 사건 당시에도 허위 진술 강요 및 협박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A군은 하루에 술값 2000만원 이상을 소비하는 VIP 손님인 만큼 신분증 검사를 받지 않았다. 버닝썬 측은 A군 어머니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자 '허위 신고'와 '영업 방해'라며 경찰을 클럽 문앞에서 돌려보낼 정도의 위세를 과시했다.

이어 영업사장 H씨는 A군에게 "영업정지 당하면 손해가 40억이다. 고소하겠다"고 협박하며 "형 신분증을 보여주고 들어갔다"는 거짓 진술을 요구했다는 것. 사건 뒷처리도 "경찰 조사는 없다. 전화만 받으면 된다. CCTV는 다 지웠다"던 H사장의 약속대로 무혐의로 종결됐다. 강남구청은 영업정지 포함 어떤 처분도 내리지 않았고, 버닝썬이 이 사태를 해결한 방법은 '돈'이었다. 이성현 공동대표가 이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경찰에 2000만 원을 건넨 정황도 공개됐다.


5일 경찰 조사에 출석하는 이문호 대표. 사진|연합뉴스
반면 유착 고리로 지목된 전직 경찰관 강모씨의 부하직원 이모씨는 "경찰에 금품을 전달했다"던 기존 입장을 바꿔 식지 않는 논란을 부르고 있다. 경찰은 이씨의 계좌에서 거액의 현금이 총 6개의 계좌로 송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씨는 4일 경찰 출석 당시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이다. 경찰에 간 돈도 아니고, 버닝썬에서 돈을 지급한 사실도 없다. 전 조폭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낙연 총리의 일갈을 전후해 경찰의 수사도 활기를 띄고 있다. 경찰은 앞서 지난달 27일 승리를 소환해 성접대와 마약 투약 여부에 대해 조사한데 이어 4일에는 버닝썬 이문호 대표를 비롯한 관계자 10여명을 입건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클럽 관계자 6-7명, 대마초 흡연 추정 손님 3-4명"이라며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버닝썬 관계자가 아니라 출입 손님까지 수사 범위를 넓힌 것.

경찰은 5일 오후 1시 55분경 이문호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마약 투약 및 유통 관련 의혹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문호 대표는 "마약 유통 혐의를 인정하느냐. 몇번이나 투약했냐" "(빅뱅의) 승리와는 무슨 관계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경찰은 마약 유통책으로 지목된 중국인 여성 애나 역시 재소환할 예정이다. 마약 투약 및 소지 혐의로 구속된 버닝썬 직원 조모씨가 성형외과 브로커 활동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경찰 조사에 출두한 승리. 사진|연합뉴스
앞서 승리는 배우 박한별의 남편이자 유리홀딩스 대표인 유모씨 등과 함께 서울 모 클럽에서 외국인 투자자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승리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와 유리홀딩스 측은 "조작된 메시지"라며 부인했지만, 최초 제보자는 4일 문제의 메신저 대화 원본을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 서울 사무소에 제출했다. "원본을 확인하지 못했다"던 서울지방경찰청은 해당 내용에 대해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빅뱅 승리는 버닝썬에 대해 "홍보와 DJ섭외 역할을 맡았을 뿐 실제 운영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며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엄연히 '클럽 버닝썬'의 사내이사였던 승리가 각종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승리는 각종 방송을 통해 "난 바지사장이 아니라 직접 운영에 참여한다"며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고, 이문호 대표부터 유리홀딩스 유모 대표까지 버닝썬 주요 관계자는 모두 승리를 중심으로 엮여있는 관계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한 시민의 폭행 논란과 경찰 유착 의혹 주장에서 시작된 버닝썬 논란은 클럽 문화 전반과 성범죄, 마약, 정재계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가 나날이 커져만 간다. '버닝썬 게이트'의 파문은 어디까지일지, 그 끝은 어디로 향할지 궁금해진다.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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