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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세계 영화인들이 주목하는 아카데미 시상식. 91주년을 맞이한 아카데미가 최고의 스타들과 영화인들과 함께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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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평론가들의 엄청난 극찬을 이끈 '로마'(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작품상 수상 불발은 올해 아카데미 최대 이변이다. 10개 부문 최다노미네이트 된 '로마'의 작품상 수상과 이를 연출한 알폰소 쿠아론의 감독상은 시상식 전부터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로마'는 작품상을 제외한 감독상과 촬영상, 외국어영화상을 받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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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대신 작품상을 들어올린 '그린북'은 올해 갱상과 남우조연상(마허샬라 알리)을 받으며 3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그린북'의 수상을 바라보는 영화 팬들과 관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단순히 '그린북'이 '로마'를 누르고 작품상을 받았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 전설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돈 셜리와 그의 운전기사 토니 발레롱가의 진한 우정을 그린 실화 베이스인 '그린북'이 돈 셜리 유가족의 동의 없이 제작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영화 개봉 이후 돈 셜리의 유가족은 "토니 발레롱가는 돈 셜리의 운전 기사 그 이상도 아니었으며 오히려 토니 발레롱가의 태만한 근무 태도로 인해 돈 셜리가 고통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돈 셜리의 유가족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그린북'의 갱을 써 제작사에 판매한 토니 발레롱가의 아들 닉 발레롱가가 갱상까지 수상해 더욱 큰 비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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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올해 아카데미는 줄곧 지적을 받아왔던 보수적이고 인종차별적 색깔을 지우기 위한 노력이 상당히 묻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흑인들의 선전이다. '그린북'의 마허샬라 알리와 '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의 레지나 킹이 남녀조연상을 휩쓸며 흑인 배우들의 저력을 보여줬다.
스태프상에서도 흑인들의 선전이 빛났다. 히어로 영화로는 최초로 작품상 후보에 올라 화제를 모은 '블랙 팬서'(라이언 쿠글러 감독)는 미술상, 의상상, 음악상까지 3관왕에 올랐다. 흑인 히어로를 전면에 내세운 '블랙 팬서'는 감독과 주연은 물론, 80%이상의 스태프들이 모두 흑인으로 구성돼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또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단에 잠입한 흑인 형사 론 스툴워스의 에세이를 기반으로 한 '블랙클랜스 맨'이 각색상을 받았다. 각색상 수상 후 무대에 올른 스파이크 리 감독은 2월이 아프리카계 흑인의 달임을 언급하며 영화의 의미를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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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크리스탈, 우피 골드버그, 닉 패트릭 해리스. 엘렌 드제너러스, 지미 키멜 등 당대 최고의 엔터테이너를 사회자로 내세웠던 아카데미는 올해 30년 만에 사회자 없는 시상식을 선언했다. 앞서 사회자로 나서기로 했던 코미디언 케빈 하트가 성소수자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면서 하차했기 때문이다.
올해 아카데미는 가수 제니퍼 로페즈를 비롯해 아콰피나도, 티나 페이, 브리 라슨, 대니얼 크레이그, 크리스 에반스, 에이미 폴러, 마야 루돌프, 샤를리즈 테론, 아만다 스텐버그, 콘스탄스 우, 테사 톰슨, 줄리아 로버츠 등 13명의 셀러브리티들이 돌아가며 진행에 나섰다. 사회자 라인업에 여성의 비율을 높이며 남성 위주의 구성을 벗어났을 뿐 아니라 백인과 흑인을 비롯해 아시아인 셀러브리티까지 포함시키며 '다양성'이라는 올해의 키워드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연합뉴스
◇제91회 아카데미 수상자(작)
작품상=그린북
감독상=알폰소 쿠아론 (로마)
남우주연상=라미 말렉 (보헤미안 랩소디)
여우주연상=올리비아 콜맨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남우조연상=마허샬라 알리 (그린북)
여우조연상=레지나 킹 (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
갱상=그린북
각색상=블랙클랜스 맨
촬영상=로마
편집상=보헤미안 랩소디
미술상=블랙 팬서
의상상=블랙 팬서
분장상=바이스
주제가=섈로우·Shallow(스타 이즈 본)
음악상=블랙팬서
음향편집상=보헤미안 랩소디
음향효과상=보헤미안 랩소디
시각효과상=퍼스트맨
외국어영화상=로마
다큐멘터리상=프리 솔로
단편 다큐멘터리상=피리어드, 엔드 오브 센텐스
애니메이션상=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단편애니메이션 작품상=바오
단편영화작품상=스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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