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그림은 중요하지 않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림 밖의 모든 것들에 존재하고 있다."
'명제형식(命題形式)'은 이태량 작가가 수년간 추구해온 추상화 시리즈이다. 추상적인 화면 위로 숫자, 알파벳, 기호, 인체가 함께 자유롭게 노니는 듯한 콜라주 작품들은 언뜻 보기에는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는 것처럼 어렵게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보이고 읽히는 것은 오로지 관객에 달려 있다. 이태량 작가만의 아이러니한 유쾌함이다.
이번 신작들은 '현대미술은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라는 선입견과 함께 거부반응을 가지고 있는 일반 대중들과의 소통을 우선시했다. 보는 즉시 빠르게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보는 이로 하여금 작품과 쉽게 동화될 수 있도록 화려한 색상과 '인체' 라는 소재를 자주 사용했다. 더불어 작업 하나하나의 탄생에 담긴 그의 고뇌와 작가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작업 노트 또한 볼 수 있다.
작가는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침묵하라'라는 비트겐슈타인의 사상을 기저로 하여, 작가의 향기가 무의미하거나 너무 짙게 스며들지 않도록 경계하며 '무(無)' 와 '유(有)', 그리고 '존재'에 대한 논제를 깊이 파고든다. 관객들에게 조용히 질문을 던지고 있는 그의 작품들과 자유롭게 상상의 토론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유소년 스키육성캠프'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