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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라디오스타'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국 스포츠의 레전드 선수 박세리, 이종범, 이봉주, 이대훈이 이들의 화려한 업적과 기량에 못지않은 레전드급 입담을 펼치며 시청자들에 웃음과 대박 기운을 동시에 선사했다. 최고시청률 9.4%을 기록한 것은 물론, 시청률 역시 대폭 상승하며 기분 좋은 새해의 시작을 알렸다.
박세리를 대표하는 활약 중 하나는 1998년 US오픈에서 보여주었던 '맨발 투혼'이다. 과거 애국가 단골 영상으로도 사용됐던 맨발투혼은 당시 IMF 이후 실의에 빠졌던 전 국민들에게 큰 용기와 감동을 선사한 바 있다.
박세리는 맨발 투혼 당시를 떠올리며 "그때는 정말 신인이기도 했고 도전 정신밖에 없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무모한 짓"이라며 "내려가서 보면 경사가 있어 벽이 굉장히 높다. 치는 동시에 제가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전혀 가망이 없는 것을 알면서 한 것이다. 성공 가능성이 많이 낮았고 부상의 위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종범은 박세리의 무모한 도전에 대해 "자신감이 빛났다"고 극찬했다.
마지막 18홀에서 너무 힘들었다고 밝힌 박세리는 "그동안 제가 제일 좋아했던 것은 18홀에 들어가면서 팬들의 환호성을 너무 좋아하는데 이제는 다시 들을 수 없으니까. 그리울 것 같아서 아쉬움에 눈물이 많이 났다. 눈물을 안 흘리려고 해도 안 흘릴 수가 없었다"고 눈물의 은퇴식 치렀던 것에 대해 설명했다.
박세리는 사람들로부터 골프가 아닌 성형 질문을 많이 받는 것에 대해 "외모에 대해 고민은 없다. 커 가면서 아기 때 얼굴에서 벗어나는 것 같다"며 "눈썹이 쳐져서 쌍꺼풀 수술을 했다. 수면마취를 하고 할 정도로 무서워한다. 다른 건 할 여유가 없었다"고 답했다.
"요즘에는 정후아빠로 통하고 있는데 밥을 안 먹어도 배부르다"며 아들바보의 면모를 드러낸 이종범은 반대와 아내와 서로 갱년기라며 말하며 "발끝만 닿아도 으르렁댄다. 집에서 계속 부딪혀서 싸운다"며 "최근 아내와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며 감수성을 공유한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종범의 아들은 현재 넥센 히어로즈에서 활약 중인 이정후 선수다. 이정후 선수의 아버지로 불리는 것에 환하게 웃었던 이종범은 아들에 대해 "저와 완전히 다르다. 저는 급해서 볼이 나오려는 순간 치려고 하는데 아들은 차분하다. 외모와 성격은 엄마를 담았다. 타격감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본인 노력이 중요"고 강조했다. 또 이종범 선수는 이정후 선수가 해외 진출을 할 경우에 대해 "메이저리그 보다는 일본 리그"라고 말했다.
이종범은 자신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2006년 WBC 한일전에서의 김칫국 세리머니를 꼽으며 "안타를 치는 순간 두 손을 들었다. 뛰다 보니 이 코스는 무조건 3루에 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으나 두 다리가 예전과 같지 않았다. 공을 치고 나서 홈런이라는 생각이 들어 세리머니를 했는데 홈런이 아니라 안타였다"며 "3루에 슬라이딩해서 아웃되었다. 1점만 더 뽑았으면 일본이 결승에 못 올라왔을 상황이었기에 지금도 술자리에 가면 왜 뛰었냐는 질책을 받는다"고 솔직하게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외에도 이종범은 자신의 은퇴식 날 후배들이 등번호 7번을 달고 경기한 것에 대한 고마움과, 상금을 받아 돈이 생긴 아들에게 장난스럽게 용돈을 받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물오른 입담으로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를 선사했던 이종점은 배우 덕화와 조용필의 수준급 성대모사를 선보이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뛰는 것이 일상인 이봉주는 세계 3대 마라톤 중의 하나인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물론 아시안게임에서 2연패한 마라토너. 그가 세운 2시간 7분 20초의 기록은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은 상황이다. "보통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하는 게 달리기"라고 설명한 이봉주는 "10~15km는 달린다. 안 달리면 생활이 안 된다"고 달리기를 향한 뜨거운 애정을 표현했다.
이봉주는 자신의 달리기 사랑에 대해 "술을 한잔하면, 차를 갖고 가지 않나. 올 때는 안 갖고 온다. 다음날 뛰어서 가지러 간다. 10km는 거뜬하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뿐 아니라 이봉주는 화성, 수원, 용인을 잇는 이른바 봉주 코스도 언급하며, 운동 삼아 세 지역을 달린다고 고백했다.
선수 시절 연습 도중 죽을 고비를 넘긴 적이 있다고 운을 띄운 이봉주는 "강원도 대관령 전지훈련을 갔을 때였다. 새벽 훈련 중 갑자기 100m 앞에서 시커먼 물체가 보였다. 엄청 컸다. 송아지만 멧돼지가 버티고 있었다. 정면으로 마주쳤고, 머리가 쭈뼛쭈뼛 서면서 그대로 얼음이 됐다"며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뒤돌아서 우사인볼트처럼 막 뛰었다. 멧돼지도 같은 방향으로 뛰었다. 가까스로 탈출 성공했다"고 아찔한 순간을 회상했다.
이봉주는 달리기 외에 방송으로 제2의 인생을 펼치고 싶은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예능과 연기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 이봉주는 카메오로 아침드라마 '역류'와 영화 '페이스 메이커' 출연 사실을 밝혀 웃음을 선사했다.
이 뿐 아니라 이봉주는 속풀이 송에서 보스턴 마라톤 우승한 후에 회식자리에서 부른 노래였던 황규영의 '나는 문제없어'를 부르며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출연자 중 유일하게 현역 선수인 이대훈은 레전드 선수들과 함께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소감에 대해 "같이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영광이고 감사하지만 있어도 될까 싶었다"라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이대훈은 오는 5월에 결혼할 예정이라고 깜짝 발표하면서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시합 일정이 많아 약혼을 먼저 했다고 고백한 이대훈은 여자친구와의 러브스토리에 대해 언급했다. 소개팅 후 4년의 시간이 흐르고 연애를 시작하게 됐다고 털어놓은 이대훈은 "처음 소개받을 당시 나도 여자친구도 연애를 잘 몰라서 연락이 끊겼다"며 "이후 친구끼리 이야기하다가 생각이 나서 용기 있게 연락을 했는데 잘 됐다. 다시 만난 지 2년 정도 됐고, 여자친구는 승무원"이라고 밝혀 출연진들 모두의 축하를 받았다.
이렇듯 대한민국의 전설로 통하는 네 사람의 운동 이야기, 에피소드를 듣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깊었던 '라디오스타'. 오랜 시간 동안 노력해 얻은 '레전드'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들의 아직 변함없이 굳건한 모습, 그리고 재치 있는 레전드 입담까지 완벽했고 제대로 시청자들에게 대박 기운을 불어 넣으며 큰 호평을 받았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국민적 영웅들~", "이렇게 웃길 줄 몰랐다", "역시 한 분야의 장인들은 달라" 등 큰 호평을 쏟아냈다.
시청률 역시 대폭 상승하며 2019년의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3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라디오스타'는 수도권 기준 1부 6.1%, 2부 7.5%를 기록했고 최고 시청률은 9.4%를 기록했다. 이날 최고의 1분은 예능과 연기에 욕심을 내고 있는 이봉주가 드라마와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한 얘기를 꺼내며 연기를 시전, MC들과 게스트들을 제대로 사로잡은 장면(24:31)이 차지했다.
한편, '라디오스타'는 김국진-윤종신-김구라-차태현 4MC들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촌철살인의 입담으로 게스트들을 무장해제 시켜 진짜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독보적 토크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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