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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날 발견해준韓"…'미래의미라이', 재패니메이션 신드롬 이을까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8-12-27 13:1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12년 전 '시간을 달리는 소녀'로 처음 해외 초청을 받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환영해준 나라가 한국이다."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쿤이 여동생 미라이가 생긴 후 달라진 변화 속에서 미래에서 온 동생 미라이를 만나게 되고, 그 후 시공간을 초월한 아주 특별한 여행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 '미래의 미라이'(호소다 마모루 감독). 27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미래의 미라이'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시사회에는 지난 26일 내한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애니메이션 거장으로 손꼽히고 있는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신작으로 일찍이 화제를 모은 '미래의 미라이'는 올해 5월 열린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 부문 초청에 이어 같은 달 열린 제34회 함부르크영화제 최우수 애니메이션상 후보 지명, 10월 열린 제51회 시체스영화제 최우수 애니메이션상 수상, 11월 열린 제29회 스톡홀름영화제 등 전 세계 유수 영화제를 휩쓴 애니메이션이다.

최근 아시아 영화 최초로 제76회 골든글로브시상식 장편애니메이션 후보로 지목되며 작품성을 입증한 '미래의 미라이'. 국내에서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첫 공개된 이후 내년 1월 관객을 찾게됐다. '미래의 미라이'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와 사랑스러운 캐릭터, 환상적인 영상미와 음악으로 채워진 재패니메이션으로, 국내에서 무려 누적 관객수 371만2597명을 동원, 실사와 애니메이션 포함 역대 일본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한 '너의 이름은.'(17,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드롬을 '미래의 미라이'가 이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미래의 미라이'는 나와 나의 아이들을 모델로 만든 작품이다. 첫째가 동생이 태어난 후 어떤 식으로 가족과 동생을 받아들이는지 흥미로워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게 됐다. 아이들이 주인공이고 가족이 등장해서 작은 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영화 속에 큰 이야기가 나온다. 가족의 인생과 시간이 연결돼 있는 것을 느낄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 속 쿤 캐릭터는 실제 내 첫째 아들의 모습이 많이 들어 있다. 아들도 내 작품을 봤는데 처음에는 부끄러워하면 어쩌지 걱정했지만 오히려 다른 아이들처럼 즐겁게 봐줘서 기뻤다. 아내 역시 '당신이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알게 됐다'고 하더라"고 고백했다.

이어 "늘 젊은이들의 시각을 생각하는 편이다. 지금 젊은 세대는 억압 받으며 산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영화 속 판타지를 더욱 재미있게 느끼는 것 같다. 화려한 세계를 동경하며 살고 있는데 '미래의 미라이'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한다. 일상의 대단함과 소중함을 말하고 싶었다. 젊은 세대에겐 이 사회가 절망적일 수 있지만 일상은 멋진 모습이 가득하다. 젊은 관객이 이 영화를 꼭 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미래의 미라이'에 나오는 부모는 완벽한 부모의 모습이 아니다. 우리의 인생 과정을 밟고 있는 존재들이다. 우리는 계속 성장하고 있고 그 성장을 돕는게 미래의 미라이라 생각한다. 미라이는 길잡이를 하는 천사다"고 덧붙였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영화를 만들 때 주로 하는 생각은 인간이 어떤 상태에 이르면 어떻게 변화할까라는 걸 궁금해한다. 주로 아이들을 보면 정말 빠르게 성장하고 변화하지 않나? 어른은 영혼이 경직돼 있어서 작은 일로는 변화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하루하루 새롭게 변해가는데 그런 변화가 사회에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그는 올해 칸영화제 초청에 이어 내년 1월 열리는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애니메이션 부문에 후보로 오른 것에 대해 "이 영화의 월드프리미어 첫 무대가 칸영화제 감독주간이었다. 초청을 받고 정말 많이 놀랐는데 내년에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까지 후보에 올라 놀랐다. 일본은 물론 아시아에서 최초 후보라고 들었다. 특히 '미래의 미라이'는 미국과 정반대의 지점에 있는 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작품인데 그럼에도 후보에 올라 더욱 놀랐다. '미래의 미라이'는 할리우드 영화와 달리 큰 모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재해나 사건이 일어나지도 않는다. 가족과 아이의 일상을 이야기 했을 뿐인데 골든글로브에서 우리 작품의 가치관을 알아주고 선택했다는 것만으로 기쁘다. 할리우드도 영화의 다양한 가치를 알아보고 찾아보는 것 같다.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며 내년에 열리는 시상식에 즐거운 마음으로 다녀오겠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사실 내 작품 중 처음으로 월드프리미어를 간 곳이 한국, 부산국제영화제다. 12년 전 '시간을 달리는 소녀'로 처음 해외 초청을 받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환영해준 나라가 한국이다. 일본 이외의 나라에서 내 영화를 발견해준 나라기도 하다. 이후에도 한국 관객이 계속해서 응원을 해줬고 신작을 다시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차기작에 대해 "새 작품을 여러가지 구상하고 있다. 주로 나는 가족을 모티브로 영화를 만드는데 가족의 형태에 있어 변화가 있으면 영화로 그려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족이 전통적인 형태로 있다면 새로움이 없어 영화를 만들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다음 작품에는 아이가 나오지 않을 수 있고 또 가족이 나오는 영화가 아닐 수도 있다. '미래의 미라이'와는 전혀 다른 영화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다이내믹한 변화를 가지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한편, '미래의 미라이'는 카미시라이시 모카, 쿠로키 하루, 호시노 겐, 아소 구미코, 야쿠쇼 코지, 미야자키 요시코,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목소리 연기에 참여했고 '괴물의 아이' '늑대아이'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내년 1월 16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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