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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감금·폭행"vs"거짓말·절도"…더이스트라이트 사건, 새국면 쟁점 셋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12-26 16:14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에 대한 폭행 및 학대를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김창환 회장이 26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더 이스트라이트의 전 멤버 이은성과 정사강이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삼성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2.26/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더 이스트라이트와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이하 미디어라인) 간의 폭행 사건이 새 국면을 맞았다.

더 이스트라이트 이석철 이승현 이우진 김준욱 등은 지난 10월 19일 2015년부터 4년 간 미디어라인 문영일 프로듀서에게 폭언과 감금 폭행을 당했고, 김창환 회장은 이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 방조했다고 폭로했다. 이석철-이승현 형제 측은 22일 서울지방경찰청을 찾아 문PD를 상습 및 특수폭행, 김창환 회장을 폭행 방조, 이정현 대표와 미디어라인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미디어라인 측은 멤버 4인에 대한 전속계약을 해지했다.

그러나 미디어라인 김창환 회장과 이정현 대표, 더 이스트라이트 전 멤버인 이은성과 정사강이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섬유센터빌딩 이벤트홀에서 멤버 4인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표명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서로가 폭행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그 배경과 향후 수습 상황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진흙탕 진실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더 이스트라이트 폭행 사건의 핵심 쟁점을 짚어봤다.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에 대한 폭행 및 학대를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김창환 회장이 26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김창환 회장이 기자회견의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2.26/
폭행vs체벌

더 이스트라이트 이석철-이승현 형제 측과 미디어라인 측 김창환 회장, 이정현 대표, 그리고 이은성과 정사강이 문영일PD를 바라보는 시각은 달랐다.

이석철-이승현 형제는 연습생이었던 2015년부터 4년 간 아무 이유 없이 문PD로부터 폭행을 당했고 심지어는 '부모에게 알리면 죽이겠다'는 협박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기타 줄에 목을 졸리기도 했고, 머리에 피가 나도록 맞기도 했으며 장시간 엎드려 뻗쳐를 하는 등의 가혹행위도 당했다고 했다.

그러나 미디어라인 측의 입장은 정반대였다. 회사 측은 "2017년 6월 13일 이승현이 방송 스케줄을 펑크내고 문제를 일으키자 부친이 급하게 상경하며 처음 체벌에 대한 논의를 했다. 이승현의 부모님도 문PD를 용서하며 이승현에 대해 사과하며 교육을 부탁했다. 회사에서도 문PD의 체벌 행위를 알게된 뒤 질책하는 한편 재발 방지를 위해 여러차례 교육했다"고 밝혔다.

정사강과 이은성은 "문영일 PD님과 김창환 회장님은 선생님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 연습생 시절과 데뷔 초 잘못하면 손바닥 체벌 등을 받은 적은 있지만 이승현 이석철의 말처럼 그런 폭행을 당한 적은 없다. 학교를 같이 다니니까 우리를 만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혼신의 힘을 다해 피하더라. 우리는 사실대로 말하는 거기 때문에 무서운 것도 찔리는 것도 없다. 오히려 그들이 피하는 걸 보고 그들도 알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에 대한 폭행 및 학대를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김창환 회장이 26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이정현 대표가 반박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삼성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2.26/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에 대한 폭행 및 학대를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김창환 회장이 26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이정현 대표가 이석철, 이승현의 어머니와 김창환 회장의 카카오톡 메세지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삼성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2.26/

폭행 교사·방조vs재발방지 노력

두 번째 쟁점은 김창환 회장과 이정현 대표 등 회사 관계자들이 문영일PD의 체벌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느냐는 것이다.

이석철-이승현 형제 측은 "2017년 6월 13일 이석철-이승현 형제의 부친이 서울을 방문했다 우연히 이승현의 상처를 보게 됐고, 머리와 엉덩이에 심한 상처가 발생했음에도 치료조차 해주지 않고 방지했다는 것을 알고 사측에 항의해 재발 방지 및 문PD 사퇴를 약속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승현은 퇴출됐고 김창환 회장을 비롯한 회사도 문PD의 폭행을 교사 내지 방조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폭행 및 폭언 재발 방지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사측의 입장은 엇갈렸다. "2017년 8월 13일 문PD가 방송 태도 문제로 엎드려 뻗쳐를 3~5분간 시켰다. 이승현은 이를 바로 아버지에게 알렸고 연락을 받은 아버지가 태도를 완전히 바꿔 문PD를 심하게 질책했다. 이에 문PD가 멤버들에게 화를 내자 이승현은 이 상황을 녹취해 아버지에게 전달, 아버지가 2017년 8월 20일 이정현 대표에게 문PD의 해임을 요청했다. 이정현 대표는 문PD를 불러 한시간 가까이 교육하고 문PD는 스스로 자숙의 시간을 요청, 일주일 간 자숙기간을 받았다. 이후 회사도 이승현과 문영일PD를 집중 관리하며 교육했고, 이승현 또한 일이 있을 때마다 녹취 등을 해 아버지에게 전달했던 상황이라 추가적인 체벌과 가혹행위는 있을 수 없었다"고 맞섰다.

이와 함께 이승현 부친의 추가 폭행 의혹도 제기했다. 다른 멤버들의 증언, 그리고 이승현-이석철 형제 측에서 제시한 증거 사진이 사건 발생 후 수일이 지나 촬영됐다는 점, 고려대학교 법의학연구소 감정결과 등에 기대어 볼 때 이승현 부친이 새벽까지 아들을 추가 폭행했을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에 대한 폭행 및 학대를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김창환 회장이 26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이정현 대표가 이석철, 이승현의 어머니와 김창환 회장의 카카오톡 메세지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삼성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2.26/
부당 퇴출vs태도불량

마지막 쟁점은 이승현-이석철 형제에 관한 것이다. 형제는 "지난 10월 문PD가 복귀, 멤버들이 공포에 떨며 전전긍긍했다. 이에 이승현이 10월 4일 김창환 회장에게 문PD의 복귀에 대해 항의하자 퇴출시켰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측은 "문PD의 복귀를 누구보다 강력하게 바란 것은 이석철이었다. 이승현 또한 자발적으로 생일 축하를 해줄 만큼 문PD와의 관계가 회복됐다. 그러나 평소 문제가 많았던 이승현이 10월 4일 김창환 회장이 악기라인 3명을 교육하는 과정에서 씩씩거리며 대들어 더이상 감당할 수 없겠다는 판단에서 제외시키기로 했다. 이승현은 연습생 시절부터 수차례 거짓말을 했다. 2016년 형 이석철을 때리기도 했고, 김준욱과 말싸움을 하다 계단 난간에서 밀치며 목을 졸랐다. 2017년 이은성을 때리고 얼굴을 머리로 박았고 2017년 7월 멤버들과 갈등으로 그만두겠다고 했다. 2018년 5월 스케줄 픽업을 하려는데 이승현이 모친에게 해서는 안될 욕을 하고 이를 말리던 이석철과 주먹다툼을 하기도 했다. 이런 사례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승현-이석철 형제와 그 부친의 절도 혐의를 묻겠다고도 했다. 이승현-이석철 형제와 그의 부친이 회사 5층 스튜디오에서 회사 소유의 전자드럼 세트와 DJ 런치패드 세트 등 고가의 장비를 무단으로 가지고 나가는 모습이 담긴 CCTV 화면도 공개했다. 이 대표는 "꾸준히 면담을 진행하는 등 이승현을 집중 관리했다. 또 멤버들이 연습생 시절에도 수련회를 가거나 부모와 함께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고 건강 관리를 하는 등 기본 인권과 학습권 등을 보장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회사는 멤버들이 서로를 사랑하며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갖는 아티스트, 건강한 사회인으로 키우고자 하는 모토를 갖고 열심히 노력했다. 더 이상 참지 않겠다. 절도죄로 고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 이스트라이트 사건의 핵심 쟁점 속 진흙탕 싸움은 불가피해 보인다. 진실을 말하고 있는 쪽은 과연 누구일까.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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