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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송강호(51)가 "'마약왕'을 찍으면서 너무 외로웠다"고 말했다.
특히 송강호는 '마약왕'을 통해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강렬하고 파격적인 인물에 도전,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경신해 화제를 모았다. 1970년대라는 찬란한 암흑기 그 자체를 형상화한 송강호는 송강호이기에 가능한 캐릭터이자, 송강호이기에 더욱 놀라운 유일무이한 캐릭터 이두삼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특히 영화의 후반 클라이맥스로 치닫으며 몰아치는 송강호의 연기는 좌중을 압도하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송강호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것. '장르가 곧 송강호'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마약왕'이 탄생했다.
이날 송강호는 "사회적으로 금기시됐던, 사회 악을 다룬 소재로 대중 문화로 소통하려고 하니 그만큼 벅차기도 하고 어렵기도 했다. 마약이라는 소재는 일종의 액션, 폭력을 뛰어 넘는 강렬한 소재이지 않나? 우리나라와는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그런 지점이 오히려 더 매력적이었다. 도전해보고 싶었다. 이두삼이라는 인물은 가공된 인물이긴 하지만 배경은 실제 일어난 사건이다. 호기심도 강하게 생기고 도전적인 마음도 들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송강호는 마약에 파멸되는 연기를 펼치는데 어려움이 컸다고. 이와 관련해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었다. 미국이나 유럽은 이런 소재가 흔하다. 한국영화에서는 이렇게 전면적으로 마약을 다룬 작품이 드물다. 그런 지점이 어렵기도 했다. 물론 자료도 있었지만 활자화된 자료라 연기적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체화시키는데 힘들었고 그런 부분에서 딜레마가 있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미국드라마에서 흔하게 나오는 작품이라고 접근을 하다보면 창의력 같은 부분이 갇혀있는 것 같다. 오히려 마약왕이라는 소재, 집중, 다른 촤별화된 부분을 해내자라는 부분보다는 이두삼이라는 인물에 집중을 하자고 했다. 그렇게 연기하면 생명력있는 작품이 될 것 같았다. 실제로 그 시대에 일어났던 사건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보니 거짓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는 지점에서 힘을 얻었다"고 답했다.
송강호는 "배우들은 참 외로운 존재다. 우민호 감독도 어떻게 연기해달라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본인이 마약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없었다. 카메라가 돌아갈 때 정말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편, '마약왕'은 1970년대 대한민국을 뒤흔든 마약 유통사건의 배후이며 마약계의 최고 권력자로 시대를 풍미했던 이두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송강호, 조정석, 배두나, 이성민, 김대명, 김소진, 이희준, 조우진이 가세했고 '내부자들' '간첩' '파괴된 사나이'의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9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