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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나영희가 '붉은 달 푸른 해'에서 서늘한 연기로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 중이다.
드라마 초반 허진옥(나영희)은 우경의 딸을 돌봐주고 식물인간이 된 둘째 차세경(오혜원)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는 등 '평범한 엄마'로 보였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우경에게 날을 세우는 진옥의 냉정한 면모가 도드라져 이목을 집중시켰다. 더욱이 진옥이 계모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세 모녀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의문점이 생겨났다.
그동안 진옥은 우경의 아픔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밀어내는 모습을 보여왔다. 민석과 헤어진 우경이 괴로운 심정을 호소하자 도리어 화를 내고,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추억을 꺼낼 때면 굳은 표정으로 무시하는 진옥이었다. 잘 키워줘서 고맙다는 우경의 말에도 "진심으로 하는 말이니? 난 가끔 네 속을 모르겠다. 무슨 생각 하는지"라며 쌀쌀맞게 대답했다.
이러한 진옥의 냉소적인 성격은 사실 첫 회부터 암시되었다. 진옥은 아이 학대치사 관련 뉴스를 보며 열을 올리는 우경과 달리 "인간이란 동물이 그래. 지 목숨줄 앞에서는 부모고 자식이고 없는 거야"라는 무심한 반응을 보였던 바. 나영희는 감정의 큰 기복 없이도 묘한 긴장감을 형성했다.
'뷰티 인사이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나영희의 싸늘한 얼굴과 표독스러운 눈빛, 밀도 높은 연기가 안방극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가운데, 알면 알수록 비정하게 느껴지는 '허진옥'이라는 인물에 궁금증이 커져간다. MBC '붉은 달 푸른 해'는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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