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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달 푸른 해' 미친 엔딩이 아닐 수 없다.
전수영(남규리 분)은 방송 전까지 철저하게 비밀에 붙여졌던 인물. 전수영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첫 등장할지 관심이 집중돼 있었다. 극이 아동학대 피의자 살인사건을 그리며 치열하게 쫓아가던 중 누구도 예상 못한 상황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모습으로 등장한 전수영은 충격 그 자체였다.
형사 강지헌(이이경 분)이 살인사건 용의자의 집에 들이닥친 순간 그 곳에 전수영이 있었다. 전수영의 손에는 칼이 들려 있었으며, 그녀 앞에는 살인사건 용의자가 배에서 피를 흘리며 서 있었다. 흡사 살인현장을 포착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는 상황. 다음 회차에서 전수영의 정체는 강지헌과 함께 일하는 형사임이 밝혀졌지만, 전수영의 충격적인 등장은 안방극장을 발칵 뒤집기에 충분했다.
차우경(김선아 분)은 실제인지 환영인지 모를 녹색 원피스 소녀 때문에 힘겨워했다. 도로 위에 뛰어든 그 소녀 때문에 교통사고를 내고, 정체불명 소년까지 치어 죽였다. 뿐만 아니라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됐고, 뱃속 아이까지 잃었다. 처절하게 무너진 차우경이 손에 칼을 쥔 순간, 그 소녀가 또 나타났다. 소녀는 차우경의 볼을 어루만지며, 그녀의 폭주를 막았다.
화면은 차우경과 함께 사망자의 아내 동숙(김여진 분)을 비췄다. 동숙은 남편이 죽었다는데 현장에서 발견된 현금에만 눈독을 들이는 등 수상한 모습을 보였다. 집으로 돌아가 보험증서를 찾은 뒤 웃음인지 울음인지 알 수 없는 기묘한 탄성을 지르기까지 했다. 교차되는 화면 속 차우경과 동숙의 상황은 손 끝까지 떨려올 만큼 긴장감을 더했다. 물론 두 배우의 열연 역시 폭발했다.
충격의 미라 발견, 또 다른 사건의 시작 (5~6회 엔딩)
실제인지 환영인지 알 수 없지만 차우경 곁을 자꾸만 맴도는 녹색 원피스 소녀. 그 소녀는 마치 알려주기라도 하는 듯 한울센터 상담실 천장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문득 그 모습이 떠오른 차우경은 퇴근 전 홀로 소녀가 가리켰던 곳을 향해 층계를 걸어 올라갔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금방이라도 심장이 터질 듯 조여오는 긴장감 속에서 차우경이 발견한 것은 여자 미라였다.
의자에 앉은 자세로 사망한 뒤 굳어버린 여자 미라. 그녀의 뒤쪽 벽면에는 '썩어 허물어진 살, 그 죄의 무게'라는 붉은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이는 천상병 시인의 시 '무명전사'의 일부분으로, 원래 시의 '그 살의 무게'가 '그 죄의 무게'로 바뀐 것이었다. 이 사건은 이후 차우경과 강지헌이 죽음, 시(詩), 아이의 연결고리를 파악하게 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 다시 발견된 서정주의 '문둥이', 그리고 정체불명의 소녀 (7~8회)
"시(詩)가 있는 죽음에는 항상 아이가 있다"는 차우경의 말을 유일하게 믿어준 강지헌. 그렇게 두 사람은 다른 시점에서 사건들을 추적하기 시작했고 덕분에 미라로 발견된 여성에게 딸이 있었음을, 그 아이가 한 보육원에서 보호되고 있음을 알아냈다. 또 다른 죽음, 아동학대를 막아낸 것이다.
그러나 '붉은 달 푸른 해'는 여기서 또 하나의 단서를 남겼다. 두 사람이 아이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보육원에 '문둥이' 시화가 있었던 것. 앞선 사건들과 보육원 사이 연결고리가 있는지 혼란스러운 가운데 미라 여인의 딸로 밝혀진 소녀가 나타났다. 그 소녀가 차우경 눈에 보이는 녹색 원피스 소녀인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채 방송이 끝났다. 다음 방송이 미치도록 궁금해지는 엔딩이었다.
'붉은 달 푸른 해'는 의문의 아이, 의문의 사건과 마주한 한 여자가 시(詩)를 단서로 진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매회 안방극장을 충격의 도가니로 빠뜨리는 '붉은 달 푸른 해'는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