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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이종석이 울분 연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다음 날 윤심덕은 극단 단원들과 함께 김우진의 집을 찾았다 그의 아내 정점효(박선임)의 존재를 알고 큰 상처를 받았다. 김우진의 부친 김성규(김명수)는 돌아온 김우진을 "문학이니 독립이니 그런 거에 관심두지 말고 아비 뒤를 이을 생각만 하거라"라고 나무랐다.
윤심덕과 김우진은 네 달 뒤 동경에서 재회했다. 두 사람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을 비관하며 동반자살을 한 한 커플의 소식을 접했다. 김우진은 "이별 후 평생 견뎌야 할 그리움이 두려웠겠죠"라고 감상에 젖었으나 윤심덕은 "잊지 못할 그리움 따윈 없다"며 차갑게 돌아섰다.
그리고 김우진은 문학지에 글을 쓴다는 이유로 화 내는 김성규에게 처음으로 반항했다. 그는 "지금까지 아버지께서 하라신 일은 다 하며 살았다. 결혼하라 해서 했고 회사 일을 하라 해서 했다. 저도 사람이다. 생각이 있고 의지가 있는 사람이다. 제발 숨 좀 쉬게 해달라. 남들은 조국 독립을 위해 투신하고 있을 때 글로나마 그 부끄러움을 고백하고 싶었다. 이런 알량한 글로 숨통을 쉬는 제게 글을 쓰지 말라니. 아버진 제가 살라는 것입니까 죽으라는 것입니까"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종석은 김우진의 폭넓은 감정 변화를 매끄럽게 그려내며 몰입을 높였다. 윤심덕과 재회한 뒤 행복과 설렘에 젖은 모습부터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에 가슴 아파하며 홀로 눈물을 삼키고, 마침내 자신의 인생을 쥐고 흔드는 부친에 대한 울분을 토해내는 모습까지. 점차 증폭되는 감정선을 디테일하게 표현하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단 6부작 내에 감정의 기승전결을 완성한다는 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이종석은 기-승까지 완벽한 성공을 보여주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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