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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여우각시별' 종영, 이제훈 얼굴 실종 엔딩의 아쉬움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11-27 08:57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월화극 '여우각시별'이 종영했다.

26일 방송된 '여우각시별'에서는 이수연(이제훈)이 마지막 웨어러블 괴력을 쥐어짜내 형 서인우(이동건)의 목숨을 구해주고 조부장(윤주만)과의 최종 전투를 무사히 마무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12년 동안 애증 관계였던 형제는 화해했지만, 이수연은 일주일도 못 버틸 몸 상태가 되었고 미스터장(박혁권)은 한여름(채수빈)에게 방전기를 쓸 것을 강력 권유했다.

스스로 심각한 컨디션을 인지한 이수연은 사표를 제출했고 한여름에게도 이별을 고했다. 그리고 한여름과의 하룻밤을 보낸 다음날 키스를 하며 자신의 손으로 방전기를 가슴팍에 꽂으며 암전을 맞았다. 1년 후 공항을 지키던 한여름은 미화원 아주머니들이 구부러진 텐스베리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이수연의 귀환을 직감했다. 그리고 입국 여객 사이에서 이수연을 발견,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여우각시별'은 웨어러블이란 특수한 소재를 통해 장애에 대한 또 다른 시선을 보여주며 묵직한 감동과 울림을 안겼다. 이수연이 웨어러블을 차고 정상적으로 생활하기까지의 사건과 과정, 다시 휠체어 신세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절박한 심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가슴 찡한 공감을 자아냈다. 또 이수연의 장애 고백 및 웨어러블 오작동과 부작용에도 변함없는 이수연과 한여름의 직진 사랑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진짜 어른으로 성장하는 두 사람의 모습과 함께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온 이수연과 한여름의 재회는 그래서 더 설레고 애틋하게 다가왔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나무랄 데 없었다. 이제훈은 괴력 딜레마에 빠진 이수연을 디테일하게 그려내며 '역시는 역시'라는 감탄을 자아냈다. 신체의 부자유가 정신적 부자유가 될 수 없다는 메시지와 어떻게든 삶과 사랑을 지켜내고자 고군분투하는 캐릭터의 심경 변화를 눈빛 하나로 담아내며 인생 캐릭터를 경신하는데 성공했다. 채수빈은 사고뭉치 사원에서 몰라보게 성장한 한여름을 사랑스럽게 소화해냈고, 이동건 김지수 또한 최고의 캐릭터 싱크로율을 뽐냈다. 김경남과 이수경은 무심한 로맨스로 감칠맛을 더했고, 로운 이성욱 장현성 홍지민 안상우 정재성 등 공항공사 인물들도 쫀쫀한 케미로 큰 사랑을 받았다.


제작진은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제 몫을 다한 배우들의 연기력과 끝까지 휘몰아치는 '뒷심'을 발휘하며 극을 압도한 강은경 작가-신우철 감독, 마지막으로 모든 장면을 아름답게 구현하기 위해 애쓴 스태프들의 노력 덕분에 '여우각시별'이 특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아름다운 마무리를 맺을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이수연-한여름의 '같 커플' 로맨스에 무한한 지지를 보내주신 시청자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리며, '여우각시별'이 모두에게 가을 향기 가득한 동화 같은 드라마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다만 작품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 일단 엔딩이 여러가지 의미로 '역대급'이었다. 26일 방송된 '여우각시별' 엔딩에서는 이제훈의 얼굴이 등장하지 않았다. 작품의 대미를 장식한 재회 신에서도 이제훈의 뒷모습, 옆모습만 보여졌을 뿐 그의 얼굴은 실종됐다. 남자주인공 캐릭터가 사망했더라도 회상신을 통해 얼굴이 등장했던 게 한국 드라마의 엔딩인데, 남자주인공의 얼굴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엔딩신은 여러모로 파격이라 보는 이들은 고개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역설'이 나돌기도 했으나, 해당 장면은 이제훈 본인이 직접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시청자는 무거운 극의 주제의식과 캐릭터를 하드캐리로 끌어온 이제훈이 엔딩에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강력한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또 하나. '여우각시별'은 한여름과 이수연의 멜로만 조명하다 소위 말하는 '떡밥 회수'에 실패했다. 양서군(김지수)과 최무자(이성욱)의 관계, 서인우 친아버지가 노숙자 행세를 한 사연, 양서군과 이수연의 인연, 인천공항 사람들의 이야기 등 설명해야 할 숙제들이 너무나 많았음에도 이를 풀어내지 못했다. 지지부진한 전개를 이어오다 결국 늘어놓은 사건 사고마저 수습하지 못한 것.


어쨌든 '여우각시별'은 많은 아쉬움 속에서도 지상파 월화극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여우각시별' 후속으로는 유승호 조보아 곽동연 주연의 '복수가 돌아왔다'가 12월 10일 첫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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